이제 거의 통과될 것이 확실시 되니까 반대쪽에서 막판 총 공세를 피는 분위기인거 아닌가요? 찬성하는 사람들은 저것보다 훨씬 더 많겠죠. 그래도 생각보다 프랑스에서 이렇게 비교적 늦게 동성결혼이 합법화된다는 건 좀 생각해볼만합니다. (물론 pacs로 사실혼 관계는 오래전부터 인정이 되었지만...)
프랑스가 동성결혼을 반대한다고 하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정확히는 동성부부의 입양을 반대하는 거죠. 동성결혼법은 이미 2월 초에 프랑스 하원을 통과했고 곧 상원의 동의가 있으면 통과될 예정입니다. 상원 동의가 없어도 법제정은 가능하구요. 프랑스인 국민의 2/3 가량은 동성결혼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동성부부에게 이성부부와 동등한 입양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고 (여기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쪽이 50퍼센트를 조금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또한 일부에서는 지금까지 금지된 온 대리모가 허용되는 결과를 가져올까봐 반대한다고 합니다.
하원에서 꽤 높은 비율로 통과되었습니다. 사르코지도 지지하고 있으니. (물론 중도우파당은 반대가 다수입니다만). 물론 프랑스가 안락사라든지 이런 쪽 이슈에서 꽤 보수적인 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만 게이결혼은 사실 2002년 이후 10년 동안 우파가 집권하면서 그만큼 늦어진 거죠. 이런 건 그냥 밀어붙이고 기정사실로 만들어야 하는 일이니까요. 98년 사회당 때 동성커플에게 거의 결혼에 준하는 권리를 인정해주는 PACS(시민결합)가 통과될 때도 꽤 시끄러웠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다 그러려니 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백년 이상 동네북 신세였던 가톨릭 세력이 마지막 발악을 하는 거라고 봅니다. (여기에 극우파까지 가세했고요.) 무엇보다 그런 결집이 가능한 사안이고요. 근데 이런 짓을 벌이면 역풍을 맞게 되어있죠. (프랑스는 통상적으로 가톨릭 신자가 50-60%선입니다. 근데 자기가 가톨릭이라고 말하는 사람 중 약 20%는 무신론자이고(!) 30%는 불가지론자이지요. 신자라는 사람 중 믿는 사람은 절반인 겁니다. 근데 프랑스 성직자들 말로는 진짜 믿는 사람은 전국민의 10%도 안 될거라고 하죠. 한국의 불교신자 숫자에 허수가 많은 식인 거죠. 그냥 습관적으로 가톨릭이라고 대답하고 믿냐고 물어보면 '아니' 내지는 '별로'라고 대답하는 ㅎㅎ 반면 단체, 제도로서 프랑스 가톨릭은 꼴통입니다. 고다르의 몇몇 영화나 스콜세지의 예수 영화, 몇몇 광고 등에 대해 소송을 걸어 제동을 거는 짓을 밥먹듯이 하고 있죠. 공중파에서 '감각의 제국'을 무삭제로 방영하는 나라인데 예수 이미지가 희화화된 광고는 툭하면 금지되거든요. 자국의 통상적 상식과는 백만광년 괴리된 작자들인데 이자들이 법률은 또 잘 알아가지고..)
계몽주의 이래로 이삼백년에 걸쳐 '종교 있다고 하면 머리 나쁜 사람 취급하는' 풍토를 만들어놨으니 가톨릭들이 악에 받칠 수밖에 없죠. 80년대에 나온 소설 하나를 보면 가톨릭 신자였던 가방끈 긴 젊은이가 죽은 뒤 장례식 때 신부가 '공부를 많이 했으면서도 신자였다는 것'을 특별히 치하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백년 전에 길이름에 붙은 성인이름을 죄다 뜯어낸 나라이고요. (일부는 나중에 다시 붙었습니다만). 그러니 한편으로는 교양을 쌓고 세련되고 지적이고 현대인 척 하면서 속으로는 이를 갈고 있는 거죠. 평소에는 찌그러져 있다가, 비굴하게 현대적 흐름을 이해하는 척 하다가, 이런 일이 있으면 튀어나와 본색을 드러내고 발악을 하는 것이고요. 이럴 땐 차라리 대놓고 무식한 개신교가 낫죠. 미국 개신교처럼 '게이**들은 지옥에 갈 거야'라고 하면 상대하기 편한데 이쪽 애들은 괜히 이런저런 논리(꼭 신을 들먹이지는 않는)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