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권위
* 직급을 예로들자면, 어떤 직급이 존재하는 이유나 목적, 그리고 그 직급이 가질 수 있는 권한의 크기와 한계라는게 있을겁니다. 적어도 개념상으론.
문제가 되는건, 그게 그렇게 명확하지가 않다는 겁니다. 그냥 '높은 사람'이 까라면 까야되는게 전부에요.
권한의 크기와 한계 같은 것들이 분명하게 메뉴얼화 되어있고 그와 관련된 규제가 제대로 집행되거나, 구성원들에게 개념자체가 깊게 인식되어 있다면 좀 덜하지만 말입니다.
기술자체나 경험자체에 권위가 부여되어 관련분야나 사건에서 제한적으로 존중받는게 아니라, 그냥 인간자체에게 폭넓게 권위가 부여됩니다.
거기에 저항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면 조직문화를 거스르는게 되죠. 사회생활하기도 곤란해지고요.
직급을 예로 들었지만 학년에 대입하건 어떤 관계건 마찬가지입니다.
중고등학교 다닐때 그랬어요. 선도부 형들이 복도 돌아다니면서 복장불량한 애들 보이면 싸대기때리거나 빳따를 쳤죠.
그땐 '왜'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어릴적부터 그런 이야기들;나이많은 사람들 말 잘들어야한다 같은 것들에 세뇌되었으니까요. 1-2살도 나이는 나이잖아요.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학교에서 준 완장을 차고 있으니 말을 듣고 저항하지 말아야하나보다...라고 생각했어요.
교사가 수업중에 애들 때리면 뉴스에 오르내리는 요즘 같은 세상을 생각하면 기가차는 일이죠.
아이들이 학교에서 사고를 쳐요. 관념적으로 생각한다면 교칙이나 규정으로 아이들에게 이런짓을 하지 말아야지...라는 동기를 줄만한게 있고 그게 엄격하게 집행되어야하죠.
그런데 메피스토가 학생이던 시절엔 그냥 선생이나 선도부애들에게 맞고 땡이었어요. 이런 것들이 몸에 익숙해지죠.
심지어 규정이나 규칙에 따라 공식적인 처벌이 이뤄지는 것보다 이런 것들에 '인간적이다'라는 태그를 붙이기까지.
아예 철저하게 아무런 동기도 없이 행동하고 의지하는 친구사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무언가를 해야하는데 분명한 이유나 구체적인 근거, 혹은 동기가 없어요. 따지면 삭막한 사람이 됩니다.
단지 어떤 직급이나 계급자체, 나이많은 개인에게 포커스가 맞춰지죠.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기준이고 법이됩니다.
이게 어떤 한 정신나간 개인의 케이스면 그냥 넘어가도 그만이지만 사회 전박적으로 깔려있다면..어휴.
아무튼, 그렇게 형성된 부당한 권위가 도전받으면 반사적으로 "요즘 애들 싸가지가 없다, 예의가 없다"같은 말들이 튀어나오게 됩니다.
여기서 예의, 싸가지라는게 인간이 관계를 맺는데 필요한 상호존중이냐면,그것도 아니에요. 그냥 높은사람 비위맞춰주는게 전부죠.
그래서 메피스토는 최근 화제가 되었던 '집합'사건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요.
일자체는 분명 조롱받을 일이 맞지만, 그 뿌리자체가 그렇게 낯선 일은 아니라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