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운전하면서 무심결에 범 하는 위험한 행동들 있지않습니까.
뭐 운전 중에 한 손으로 전화를 한다거나, 문자를 보낸다거나, 대시보드 수납함을 뒤적거린다거나, 운전에 집중 못 하고 딴 생각을 한다거나, 조수석에 앉은 애인과 싸운다거나 애무를 한다거나(...)
아무튼 운전 중 딴 짓이란 딴 짓은 죄다 여기에 해당될 터인데, 저는 오늘 그런 모든 운전 중 위험한 짓 중에서 으뜸을 목격하였습니다.
...운전 하면서 독서하는 사람을 보셨습니까?
그 초인은 불과 한 시간 전에 제 차 바로 앞에서 은색 뉴 카렌스를 몰면서, 실내등을 있는대로 다 켜 놓고는 아주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봤어요!
제 옆에 앉았던 직원도 봤어요!
그는 정말로 운전을 하면서 책을 읽으며, 마치 제 방 침대에 누워 독서하듯 깊은 사색에 잠긴 눈빛을 룸밀러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었고, 차분한 손놀림으로 책장을 넘기는 뒷 모습으로 독서에 빠진 사람 특유의 여유로움을 한껏 과시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모습에 커다란 감동을 느낀 우리는 이런 감격어린 깊은 탄식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킨들을 아니지만 저도 신호대기 중일 때마다 잡지를 꺼내서 읽는 버스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위험하게 저게 뭐야, 라고 언짢았는데 얼굴을 보니 호리호리하고 내성적으로 생긴 젊은 훈남. 거기다 잡지는 미술관련. 혹시 미술 전공을 하고 지금은 생계를 위해 버스 운전을 하고 있는걸까. 상상의 날개를 펼치다보니 화가 누그러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