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네 아빠를 꼭 닮았어" 부녀관계의 클리셰 - 내 딸 서영이, 작품 추천 바랍니다!

1. 갑자기 암이 발병하는 것 보다는 과거에 사고가 있었고 그 때 장파열이 있었던 게 심각해졌다, 라고 하는 게 좀 더 개연성 있는 겁니까? 의학적으로든 드라마 작법으로든 간에요.

차라리 암이 낫겠다 라는 생각을 한 건 서영이 때문이에요. 뭐랄까, 자책하지 말라는 위로를 듣지만 자책을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잖아요?

한 번 내뱉은 말이 이렇게 눈덩이처럼 커지고커지고커지고 또 커져서 이런 상황이 된다면, 전 솔직히 세상 살기 싫어질 것 같거든요. -_- (제가 멘탈이 좀 허약합니;;)

 

2. 상우가 서영이한테 "그러고보니까 너 아빠 닮았다"라고 하니, 서영이가 "응, 엄마가 예전에 나더러 아빠 닮았다고 했어"라고 응수하죠.

부녀관계를 다룬 작품에서 이 말은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 같아요. 특히나 이런 말은 사이가 별로 안 좋은 혹은 안 좋았던 딸에게 꼭 합니다.

 

저도 엄마한테 저 말 들어봤어요.ㅋㅋㅋㅋ

예전에는 엄마가 저 말씀을 하시면 싫어서 도끼눈을 뜨고 닮긴 어디가 닮았냐며 다시는 그런 말 하시지 말라고 버럭 화도 내보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부인하지 않아요. 외모는 물론이거니와 까다로운 식성, 예민하면서 이것저것 호기심 많은 성격, 위가 약한 체질까지 다 닮았다는 걸 이제는 알거든요.

아, 전 못봐서 모르지만 등산을 가면 아빠-저-엄마 순으로 올라가는데(가족이지만 같이 올라가지 않음;) 엄마가 뒤에서 보면 저랑 아빠가 산에 오르는 걸음걸이도 같대요.

여튼 알고 있어서 부인하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썩 유쾌하지는 않아요. ㅋㅋ

 

3. 그런데 이 말은 부녀관계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제가 문화적 지식이 일천해서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요.

간혹 엄마가 아들에게 '지 애비를 닮아 저 모양이지' 같은 투로 하는 말은 본 것 같은데

아빠가 아들에게 '지 엄마를 닮았어'하는 건 잘 모르겠어요.

간혹 아련아련 모드로 아빠가 딸을 보면서 '죽은 제 엄마를 닮아서 예쁘고 다정하고 2%$^%&^' 이런 류는 또 흔하게 있을 것 같고요.

 

4. 이런 클리셰가 범벅인 것도 좋고 아닌 것도 좋고, 좌우지간 부녀관계를 그린 문학이나 영화 추천 부탁드립니다.

제가 얼핏 생각나는 건 부녀는 아니지만 좋았던 '잘 자요, 엄마'(연극)랑 친부녀는 아니지만 밀리언달러베이비 정도 밖에 없어요.

가급적 친부녀가 핵심이면 좋지만 모녀도 좋고 유사가족(?)도 좋아요.

 

 

덧. 서영이 잡담 하나만 더 하자면, 선우 애가 참 착하네요. 끝.

    • 현실에서도 사이가 나쁜 부모를 많이 닮았다고 말하죠 그게 욕이니까
      • 2222 우리 엄마 아빠랑 싸우면 꼭 나한테 "넌 네 아빠랑 똑같아" 그래요.
    •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에서 주인공이 아들을 보고 이혼한 아내를 닮았다고 속으로 언짢아하는 게 나가요.
    • 영혼의 집은 할아버지와 손녀딸의 관계를 비중 있게 다뤄요. 딸(엄마)도 나오지만 한켠 빗나간 모습.
    • 영화에서 생각나는 부녀얘기는 딥 임팩트 가 있네요. (그러고보니 비슷한 소재의 아마겟돈도 부녀관계...)



      영화나 문학은 아니지만 워킹 데드 게임판의 유사 부녀관계가 최근에 본 것 중에서는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 김연수의 "달로 간 코미디언" 좋아요.
    •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요.
    •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요. 부녀관계의 미묘한 신경전하며 지 애비를 꼭 닮았어; 하는 클리쉐 요소까지 들어가 있어요.
    • 시게마츠 키요시의 비타민F요. 단편집인데 모두 어떤 가정의 아버지들이 주인공이에요. 날라리들과 어울리며 마침내 도둑질까지 하는 딸의 방 문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우물거리는 아버지, 왕따이면서 부모님께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는 딸내미를 둔 아버지 등이 나옵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