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잡상

개인적인 사견이 들어간 글입니다. 

불편하신 분께는 늘 그렇듯 스킵을 부탁이하생략.




1.

일본에 있으면서 느낀 것 중 한 가지.

일본 사람들은 정말 귀여운 걸 좋아하는구나, 하는 것입니다.


한국이었으면 그냥 좀 딱딱하거나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것 같은 쇼윈도라든지 상품 진열대에, 깜짝 선물마냥 귀여운 캐릭터 상품이 놓여있거나 그래요.

좀 어른스러운 컨셉의 상품 같은 거에도 귀여운 마스코트가 있거나.


조금 다르지만 '힘내라(자), 일본!'같은 현수막을 보면서 음... 일본은 꿈이 있는 나라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왠지 귀여워서요. 

힘내자, 우리나라. 좋잖아요.

'힘내자, 쿠마모토', '힘내자, 아소' 같은 자매품도 있습니다. 



이런 것도 국민성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요.



여담이지만 쿠마모토의 지역 마스코트인 쿠마몬은 꽤 인기인 것 같습니다. 쿠마몬 상품들은 꽤나 가격이 비싸더군요. 

하긴 귀여워서 저도 하나쯤 가지고 싶었어요. 선뜻 집어들기엔 비싸서 포기했지만.




2.

뜬금없지만 관심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그냥, 누군가의 관심이 받고 싶은 것 같아요.

관심병에 걸린 찌질이들을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만 지금은 좀 이해가 가려하네요. 



요즘 자꾸 스트레스를 받는 탓일까요. 

고립되어 있다는 생각이나, 슬프다거나 짓눌린다는 생각에 빠지지만... 이야기할 상대도 별로 없지요. 


하긴 사람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늘 그래서 누군가와 있어도 어색하기만 했지요.

누군가가 했던 말이 떠오르는군요. 사회화가 덜 되어서 그렇다던가요.

언제나 누구나 그렇겠지만, 인간관계란 어려워요.


다른 사람을 보는 시선은 늘 자기 자신의 투영이 아닌가 합니다.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도 불쌍했던 자기 자신의 경험이 반영되어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도 자기 자신이 사랑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하니 좀 쓸쓸해졌습니다.



소통이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참 미묘해요. 

옛날에는 그랬어요. 정작 학교를 다닐 때, 주변에 늘 누군가 사람이 있었을 때에는 아무 할 말이 없어서 입을 닫고 있거나 했죠.

혹은 친구들과 쓰잘데없는 내 사소한 이야기를 주절거리려다가도 친구들이 싫어할까봐 그만두곤 했죠.


전 사람들과 잘 대화하는 법이나 잘 지내는 법 같은 건 모르겠습니다.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좋은지도, 어떤 말을 꺼내야 좋은지도.

왜냐면 제가 솔직한 생각을 꺼내거나 하면, 십중팔구는 불쾌해하거나 입을 다물었거든요.

그러다보니 늘 누군가의 눈치만 살피게 되고,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힘들어지곤 하네요.

지금도 뭔가 이야기하다보면 앗, 하고 생각이 들어요. 또 듣기 싫은 이야기를 꺼내버렸구나 하는 번뜩임이.


어렵군요.




3.

만화왕국 일본이죠.

음식점에 가면 만화책이 있더군요.(패밀리 레스토랑에는 없었지만요)

오뎅집이나, 오코노미야키점, 병원이나 약국에 가도 만화책이 꽂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하하하. 


요즘은 순정만화에 빠져 있어요. 

달달한 게 보고 싶구만, 하는 생각에요. 

순정만화에도 여러 가지가 있네요.


참 고전적인 클리셰입니다만 순진하고 눈물 많지만 활발하고 씩씩한 아가씨는 정말 좋습니다. 

순정만화의 주인공인 아가씨들은 대체로 위의 조건을 만족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도움이 되고 싶어서 분발합니다.

참 씩씩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들이 휘말리는 러브 코미디에 피식피식 웃곤 합니다.


빨리 다음 권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절대 완결난 만화책 아니면 안 본다는 사람의 마음이 이해될락말락.





4.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입니다만 꼬박 앓았던 이틀 새 냉장고 안의 닭고기는 썩었던 모양입니다.

냉장고에 넣어뒀는데(냉동실에 넣었지만 전혀 얼지를 않았습니다. 근성있다고 해야하나) 뭔가 굉장히 냄새가 난다 싶어 그걸 덜어내봤더니 아니나다를까 냄새가 가셨어요...

이런.

아까운데 버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 와서는 자유롭게 장을 보러 갈 처지가 못되다보니 유통기한이 넘어가도 대충 먹곤 했었는데... 

이번엔 귀한 고기가 손도 못 대고 버려야 하게 되어버려서 씁쓸하군요. 


그러고보니 누군가 적어두셨던데 저도 야채는 싫어하는지라 어지간해선 안 먹네요. 

양상추를 사두고 대충 드레싱 뿌려 먹든지 하곤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 파나 양파지만... 간혹 그 파나 양파도 썩히곤 합니다. 쯧쯧;




5.

좋은 밤 되세요.

    • 많이들 그래요 괜한 이야기를 괜이 많이 하는거 같다는
      아깝지만 떼고 먹을 수도 없고 할수 없죠.
      • 그러게요 이야기는 참 어디 한 부분만 잘라낼 수도 없고.
    • 1.은 후쿠시마 때문에 대대적인 캠페인이 벌어진 거랑 상관 있을 거 같아요. 한창 이것저것 한정판도 나오고 그랬지요.
      삼보마스터 Rock`n Roll Is Not Dead 5번 곡 I love you & I need you ふくしま가 그런 곡인데 국내 발매 음원에는 빠져 있는 거 보니 재밌더군요.
      • 근래에 들어 일본을 덮친 재해가 많으니 저러한 포스터나 문구가 나오는 것이지요. 하지만 같은 재해가 우리나랄 덮쳤더라면 아마 '일어서라 한국!' 같은 멘트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네요. 힘내자 한국 같은 건 아닐 것 같고.
    • 2. 어떤 사람이 까닭 없이 싫을 때 곰곰 생각해보면 그 사람 안에 내 모습이 들어있어서 혐오스러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은 자기 인식과 맞닿아있지요. 쓸쓸한 일일까요? 저는 에아렌딜님의 글 안에서 제 모습을 찾기도 하고 말을 건네며 스스로 위로받기도 해요.
      3. 뜬금없지만 혹시 주위에서 히카와 쿄우코의 '저편에서'란 만화책이 눈에 띈다면 보시기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여주인공이 말씀하신 것처럼 밝고 정말 씩씩한 아가씨거든요. 그저 긍정적이고 씩씩한 만화 주인공들에겐 감정이입이 안 되고 짜증날 때가 많은데 걘 드물게 맘에 드는 주인공이었어요.
      • 역시 보는 사람의 관점의 문제겠지요. 저도 여러 사람의 글을 보면서 위안을 얻기도 하고 때로 울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혹시 한국에서 '바람의 저편'이란 제목으로 정발된 만화인가요. 그거라면 저도 봤는데 재밌었네요. 흑막이 좀 추상적이랄지 그래서 조금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주인공 아가씨가 너무나 긍정적이면서도 또 평범한 소녀다워서 좋았었어요.
        • 바람의 저편 맞아요! 남주인공 매력이 떨어진다거나 다소 지루한 전개, 지금 생각해보니 전혀 기억도 안 나는 흑막(?) 등 결점도 많았지만 주인공 하나로 다 커버치는 만화였죠. 걔처럼 긍정이 넘치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 1.2. 일본 상품 귀여운거 많지요. 캐릭터 상품이나 아이디어 상품 이런거 보면 그들은 상품 만드는데 귀재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귀엽긴한데 그걸 가와이 가와이 연발하면서 오버스러운 일본 사람들은 도통 적응이 안되더군요.
      헐 스러웠다고 할까요? 하긴 그때 저는 십년전의 시니컬하던 이십대 초반의 여자였으니까요.

      생각해보니 당시 사귀었던 일본인 남자친구가 그런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뭘 해줘도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라 도통 알수 없다고.
      그래도 그친구를 사귀면서 소소한 즐거움중에 하나는 내가 하루 학교에서 겪은일이나 아르바이트에서 있었던 일들을
      짧은 일본어로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 할수 있었다는 거였어요. 집도 가까웠었거든요
      그친구가 유년을 미국에서 보낸 친구여서 비교적 역사 인식이 제대로 박힌 친구라서 좀 편한것도 있었어요.
      지금까지 만난 일본인중에 제일 개념 있었던건 사실이니까요.
      나는 일본인인데 일본이라는 나라가 참 싫어. 일제 시대때 태어났다면 아마 나는 무정부주의자였을거 같아.
      가끔 그친구가 했던 말입니다.
      아마도 외로웠던 일본 생활을 견딜수 있었던건 그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거라는 생각이 들곤합니다.
      결국 장거리 커플들이 그랬듯이 우리도 서서히 멀어져 갔지만..

      4.오늘 냉장고 청소를 했는데 결국 안에 있던것 반을 버렸어요. 쉬어빠진 두부조림에 곰팡이 핀 감..
      지금 와인한잔에 토마토를 먹고 있는데 토마토도 얼었어요. 상태가 온전한게 없네요.
      저는 요즘 그냥 끼니끼니 먹을것만 사옵니다. 마트에서 990원하는 채소 이런거요. 근데 이것도 남아서 버려요 ㅡ.ㅡ;;;;
      혼자살면 참 음식 처리 곤란한 경우가 많은듯 싶습니다. 사먹기는 돈 아깝고

      5. 에아렌딜님도 평온한 하루 되시길.
      에아렌딜님이 쓰신 태그가 딱 지금 제 마음이에요. 저도 그래요
      • ㅎㅎ 저도 좀 냉소적이랄지 삐딱한 면이 있긴 한데...
        오히려 아픔을 겪고, 고통스러워 한 후에 사랑스러운 것들을 보면서 귀여워하는 마음이 생겨나는군요.
        될 수 있으면 피하려 하는 주제입니다만 일본인들의 역사관은 정말 꽤 비틀려있는 것 같아요. 제대로 된 역사를 학교에서 안 가르치기 때문이겠지요...
        정말이지 혼자 살면 음식처리가 곤란해요. 저도 상해서 버린 게 얼만지, 유통기한 지났어도 바득바득 먹은 것도 많지만 참 식비 많이 날렸습니다...;
        루시드블루 님께도 평온한 하루가 되길. 저 노래 참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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