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황씨 아저씨 이야기를 통해 생각난,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기에 받은 내 깊은 상처
황 뭐시기 아저씨가 아주 전형적인 기독교인의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되어 지금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네요.
저도 몇 개 댓글을 달았습니다만, 전 기독교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입장이거든요.
이런 입장을 밝히면, '그래도 제대로 믿는 소수는 존재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꼭 있어요. 아주 당황스러워요.
그들이 믿는 그 믿음의 뿌리라는 성경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사상의 집결판인데, 그걸 믿는다는 것 자체가 정신이 나갔다는 거죠.
제 인생에 정말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지만, 일단 한 가지만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이건 우리 엄마 얘기인데요, 우리 엄마는 정말 아주 아주 아주 독실한 기독교 신자입니다.
하루는 엄마한테, 이렇게 물어봤어요.
'엄마, 하나님이 시켜서 아브라함은 자기 아들을 정말 죽이려고 했잖아.
자기 아들을 정말 죽이려고 했기 때문에, 그만큼 하나님에게 순종했기에, 믿음의 조상이니, 열국의 아버지니 하는 수식어가 붙잖아.
엄만, 만약 하나님이 날 죽이라고 하면, 날 죽일 수 있어?'
엄마는 이 질문에 '그래'라는 답변을 하지는 않았지만, 엄청 끙끙대면서 답변을 두리뭉실하게 넘기더라고요.
그런 엄마의 모습에 전 솔직히 충격을 먹었고, 지금까지도 전 그걸 잊지를 못해요.
아니, 자기 자식 앞에서, 자신을 죽이겠냐는 질문에 저렇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까?
이게 정신병자가 아니면 뭐겠냐는 생각이 번쩍 들더군요.
꿈에서라도 날 죽이는 영상을 보거나 한다면, 그걸 하나님의 메시지로 착각하고 언제든 내게 칼을 들이댈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러고선 제 시체 위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겠지요. 맙소사.
그런데, 어떻게 보면 엄마가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만약 저의 질문에 '아니'라고 곧장 대답했다면, 그건 '좋은 엄마'가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좋은 기독교인'은 결코 될 수가 없었을 테니까요.
믿음을 통해 천국을 간다잖아요.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는 신자에게 하나님이 어떤 무시무시한 처벌을 내렸는지는 성경에 아주 잘 기록되어 있지요.
구약부터 신약까지 쭈욱 그런 예시, 교회 안 다니는 사람도 다 알지 않나요, 어느 정도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기독교(다른 종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경험한 게 별로 없어서 일단 기독교로 한정)는 광기예요.
위선이고, 악이고, 공포고, 죽음입니다.
'제대로 믿는 신자'니 '엉터리 신자'니, 뭐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전 어안이 벙벙해져요.
다시 황 씨 아저씨 사태로 돌아가자면...
그 사람은 아주 제대로 된 기독교인이에요.
그런 평범한 기독교인이 공권력을 잡은 거고요.
단지 그거라고 전 생각해요.
'저런 정교분리의 원칙도 모르는 사이비 기독교인!!' 뭐 이렇게 욕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 욕하고 싶다면 뒤에 '사이비(似而非)'라는 말은 빼셔야죠. 그게 바로 순수한 기독교 자체인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