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udelka 님의 여자 얘기 만선-_- 글을 읽고 그냥 잡설.

참고로 저는 남자입니다. Koudelka 님의 본문 수정 추가 전에 읽고, 조금 전에(=수정 추가 후)에 다시 한 번 읽어봤는데요..

저는 본문 글에 동감하는 바이고, 댓글 세례를 읽고 놀라서.. 그냥 잡설을 갈깁니다.


음.. 본문 글에 끄덕끄덕하며 읽고는 댓글의 날선 반응들에 꽤 놀랐는데요..

솔직히 말해서는.. Koudelka님께서 좀 짧게 쓰신 감도 있는 것 같고..

제 개인적 느낌으로는 오독하신 분들이 꽤 있지 않나 싶습니다.

모든 글은 읽고 싶은 대로 읽는 거죠 사실.

어찌 보면 저조차도 Koudelka 님의 글을 오독해놓고는, 제 멋대로 읽고는 쓰는 글일 지도요.

사실 그냥 완전히 다른 글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제가 보기에도 여자가 원하는 것의 궁극적인 본질은.. 소통과 이해받음, 대화의 차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남녀 차이 문제랄지 여자가 수동적이랄지로 폄하하는 것도 아니고..음.. 뭐라 해야 하나.. 힘드네요..

어쨌든 저는 그 욕망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바이고,

많은 남자들은 충족시켜주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이유로요.

제가 조금은 희귀하게.. 그런 면에 굶주린(?) 남자여서인지도 모르죠. 그 욕망이 어쩌면 성욕보다도 앞선?;;


결혼한 여자가 남편의 퇴근 후에.. 아니 각자의 퇴근 후로 하죠. 차별은 없습니다;

오늘 하루의 소소한 일상에 대해 대화를 시도합니다. 하고 싶기도 하고, 듣고 싶기도 하죠.

그것의 본질은 위에 말한.. 뭔가 소통과 이해(함 and 받음)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은 TV를 틀었고 소파에 앉아있습니다.

주절주절 이야기를 하고 묻고, 남편은 ㅇㅇ 그랬구나..의 추임새나 단답형 대답 등등.. 어쨌든 응답을 합니다.

아내는 대화를 하지 못했다고, 소통 실패라고 생각하고, 남편은 대화를 해줬다고, 성공적으로 미션-_-을 완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아닐까요? 또는 Koudelka 님이 생각하는 차이(차별이 아닌) 아닐까요.


사귀고 나면, 또는 잠자리를 함께 하고 나면.. 남자는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는 걸까요?

진지한 질문입니다. 남자가 궁금해하는 여자의 심리는 '그 이전'까지만인 걸까요?

고 장진영 배우의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명대사(?)로 꼽히는 그건 진실일까요?

뭐 정확히는 모르겠고.. 그X(여자)이랑 자는 걸 상상하는 건 괜찮은데 그X과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걸 상상하는 게 미칠 것 같다는 거 말입니다.


저는 별로 연애에 흥미가 강하지 않고, 딱히 소질이 없고;; 자주 하지도 않는데 계속 연애 상담을 받는 남자입니다.

고딩 때부터 계속 그랬는데 30대 중반이 되어서도 그러네요-_-;; 그냥 시간 많은 한량이라 그런가?

나이가 들어갈 수록, 남자들에게는 줄어들어가는데 여자들에게는 줄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느끼는 점들이.. 뭔가 Koudelka 님의 의도와 일치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읽으며 끄덕끄덕하게 된 계기일 지도요.


음.. 제 주변은 학벌이나 조건이 좋은 사람이 많습니다. 여자도 남자도.

친했던 친구들이나 후배들조차 이제 나이가 30 전후입니다.


얼굴도 객관적으로 매우 예쁘고, 학벌도, 직장도 좋고..

된장녀라든지 성격 이상한 애도 아닌 여자 후배가 있습니다.

오히려 성격도, 얼굴이나 조건에 비해서(음?-_-) 매우 좋은 사람입니다.

그녀는 보기와는 다르게(?) 그런 남자를 원해왔더라고요.

위에 말해온.. 소소한 대화들.. 소소한 행복들을 주는 남자요.

그런데 대쉬해온 남자들은.. 얼굴, 키 등등이든 학벌과 연봉이든 어마어마한 사람들이었으나..

그런 면에서 좀 부족한 사람들이었다고 하더군요.

그 아이를 쉴드 치는 건 아니에요. 현명하지 못하게 살아오긴 한 거죠.

늘 대쉬를 받았고(꽤 예쁩니다;;) 먼저 대쉬하지는 않아본 것 같아요.

뭐 물론, 외모나 조건이 좀 떨어지는 편이면 안 쳐다보긴 했겠지요-_-;;

그러다 30대 초반이 되어서는 뭔가 당황하고 있더군요. 뭔가의 괴리에?

그런 남자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더군요.


제 대답은, 그런 남자는 흔치 않다..는 거였습니다.

고딩 때부터, 20대 대학 시절에도 계속 들어온 여자 지인들의 연애 상담으로 쌓여온 대답입니다-_-

우선 그런 남자는 흔하지 않고.. 게다가 그런 남자 중 외모나 연봉 등의 조건까지도 좋은 남자라면..

대부분 이미 품절남이다. 라는 게 제 대답이었습니다 -_-;;;;;;;;;;;;;;;;;;;;;;;;;

20대 중반 즈음에 상담받을 때에도 여러 여자 지인들에게, 이런 질문에는 제 대답이 비슷했어요.

그런 남자 자체가 흔치 않고, 외모, 학벌이 괜찮으면, 오래 사귄(이거 중요합니다;;) 여친이 있다고. 아니면 게이라고-_-;;;;;;;


뭐 포기하라는 의도는 아니었고, 힘들 거다..란 느낌?

그러나 포기하지는 말아라, 그 점이 정말 네게 중요하다면 외모나 연봉 등등에 대한 하한선-_-;;을 내리거나..

그 하한선을 내리기 힘들면 어느 정도 '그 점'의 부재를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솔직히는.. 결혼 후의 '삶'에 있어서는 연애와 달리 '그 점'은 많이 낮추기에는 힘든 선이다. 아예 그 소통이 안 되면 불행해진다..

외모 연봉 다 뛰어나서 그냥 결혼했는데, 그 점이 없어서 불행해하는 외로워하는 여자 많이 봤다.. 뭐 이런 얘기들이었죠.

(네, 저 사실 결혼 후의 여자 지인들의 상담도 많이 받았습니다-_-;;; 문제 케이스뿐 아니라 외부 시선에 비해 본인들은 행복한 케이스도 많이 들었고요.)

외모는 내리고, 연봉은 일정 이상 내리기는 무리고;;;; '그 점'은 그래도 포기 말고 꿋꿋이 버텨봐라.. 이런 얘기가 결론이었던 듯.


그런데.. 이미 '그 점'에 아쉬움을 가진 사람이라면, 포기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부부 케이스는.. 서로가 그냥 조건이 맞아서 결혼했습니다.

물론.. 돈이나 지위, 명예 관련이 얽힌 문제지요. 그러나 그들은 행복합니다. 제게 그리 보여요. 불만이 없달까?

기대하는 게 없습니다. 원하는 것-_-을 주고 받았어요. 서로 그래서 '그 점' 같은 건 기대하지 않아요.

그들을 전혀 저는 쯧쯧하지 않게 되더군요. 물론 한쪽만 그리 생각하는 부부면 안 될 문제지만.. 그들은 서로가 그래요.

어떤 의미로는.. 부럽기까지 합니다. 맞는 사람들을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들이 서로 주고받은 그것들이 부러운 게 아니라, '그 점'이나 등등에 대해.. 서로 기대하는 것이 없는 깔끔한 본인들의 심정이.


흠.. 하여간.. 남자는 사귄 후에.. 아니 결혼 후에 상대방에게 바라는 건 무엇일까요?

뭐에 섭섭한지, 뭘 원하는지, 지금 진짜 심정이 뭔지, 궁금함은 사라지는 걸까요?

상대방이 화가 나면 미안미안 빌기에 이어 면세점 쇼핑 선물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좀 오버 인정. 네네;;)


제 주변에 '그 점'이 괜찮은 남자들.. 많지는 않아도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 말했듯이, 오래된 여자친구가 있거나, 일찍(30 전후? 빠르면 20대 후반?) 결혼을 했거나..

외모나 연봉에 문제가 있거나;;;;;;;;; 또는 쑥맥이랄지 뭐랄까 연애 시작 시에 필요한 언변, 스킬이 부족합니다-_-

(물론 외모와 쑥맥 문제가 동시에 있는 비율도 좀 큽니다만...헉)


결론은 뭐라 맺어야 하는지 모르겠네..;; 이미 Koudelka 님의 글에서는 멀어진 것 같고;;;;;;;;;;;;

남자는 그냥 ㅇㅇ 대답이나, 미안미안 화풀어 대답 말고.. 진심의 교감과 이해를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여자는.. 그런 남자를 잘 고르거나.. 잘 키우거나(음?;;) 해야 한다?

여러 조건의 평균 이상 남자를 찾는 게 사실 제일 어려우니, 뭔가는 좀 기준선을 내려야 하는데.. '그 점'은 내리지 말아라????

오래 사귄 여친과 헤어진 남자를 타이밍 좋게 낚아채라???? 오랜 여친 있는 남자를 뺏어라????? -_-;;;;;;;;;;;;;;;;;;;;;;;;;;;


아 몰라요. 그냥 잡설입니다. 살짝 술 마시고 들어오다가 폰으로 Koudelka 님 글 봤는데..

이런저런 생각하며 기나긴 귀가한 뒤에 갑자기 컴 켜서 앉아서 주절주절했네요-_-

술 많이 먹지는 않긴 한데, 술이 다 깼습니다ㅋ 배 터지는 안주 먹고 왔는데, 허기가 지는 순간임;;

대충 등록 누르고 라면이나 먹어야겠;;;; 뭔가 너무 언급 많이 해서 Koudelka 님께 죄송하네요 흐익.

    • 이 글 읽으니 술고파 지네요. 한잔주십쇼.(기분좋게)
      • 헤헤. 튕클 님 건배!
    • 라면 드시고 나서도 지우지 마시죠. 'ㅅ'
      저도 그 글에 댓글을 달았지만, 성별을 굳이 따지지 않으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고, 쿠델카님이 대댓글로 설명 달아주신 거 보고는 마음도 아프고 그랬습니다. 성별을 따지지 않으면, 이렇게 쓰는 이유는 저는 여성이지만 체홉님이나 쿠델카님이 쓰신 소통문제와 관련된 비난(비판)을 들어본 적이 있어서 말이죠 (긁적긁적). 소통 문제가 어려운 부분은 서로 바라는 커뮤니케이션의 양상이 다른 데에도 기인하는 것 같아요.
      • 먹고 있어요ㅎㅎ

        음 저도 뭔가.. 놀란 것도 놀란 건데 마음이 좀 아팠던 것 같아요. 수십 개 달린 상태에서 처음 보긴 했거든요. 글 안에서 말한 남녀의 소통 문제와 더불어, 글과 날선 댓글 간의 소통도 좀 덜 된 것 같고.. 정말 언급하신 대로 남과 여는 다른 곳을 바라보는 건가 슬퍼지기도 했고..흠..
    • 지우지 마세요. 잘 읽었습니다.
      • 으앗. 지우는 건 초큼; 유보해볼래요. 장황하고 난삽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꾸벅.
    • 남자는 결혼 후 어떤 남편이 될지 대충 보이지만 여자는 잘 안 보이죠. 결혼 후 그녀가 어떻게 변할지. 그 만선 이룬 글에 저도 나름대로 공감했습니다.
    • 소통과 이해를 구하시는 여자분들이 찌질/비겁하고, 철없고, 바람기, 폭력성을 가진 남자들의 함정에 빠진다라는 관찰이 길게 이야기된걸로 이해됩니다. 소통과 이해를 바라는 남자가 빠지기 쉬운 여자의 함정은 어떤게 있나요? 여자분이 오랜 솔로 생활로 약간의 우울증도 있을거고 독특한 방어기제도 있을거고 변화의 어려움도 겪을테니까요. 제 자신의 교육을 위해서 여쭈어보는겁니다.
      • 보통 남자는 취향이 맞는 걸 소통이 잘 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심지어 알고 보면 취향도 달랐음. 대충 여자가 맞춰주는 식. 똑똑한 남자들한테 가끔 보입니다. 공대생인데 예술을 좋아한다거나... 주변엔 알아주는 이도 없고 답답하다가 대화 주제가 맞으면 아 이 여자다.
        • 이거 정말 맞는 말ㅎㅎ
      • 맞아요. 본인이 원하는 조건이 명확하다면 다른 욕심은 접는 게 마땅하죠. 하한선을 높게 그어놓고 이래서 징징 저래서 징징대면 어쩌자는 건가 싶어요.
      • 원문에 나온 여자분이라고 하셨으니 혹시 저를 염두에 두고 쓴 댓글인 지 여쭤봐도 될까요? 설사 제가 아니라고 하셔도, 제가 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공감능력이 높고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남자' 를 만나신 건 정말 님의 행운인 것이 맞겠고 또한 제 글을 비롯한 이 글에 묘사된 일군의 사람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이미 획득하신 그 기준에서 타인이 호소하는 고통에 대해서 '징징거린다' 라고 쉽게 말씀하실 수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바보가 아닌 바에야, 누구나 다 모든 것을 가질 수도 없고 그런 것을 바라는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무엇을 잃든 얻든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포기해야 했던 순간이 님에게만 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혹여 제가 쓴 글이 징징대는 것처럼 읽히셨다면 그거야 어쩌겠습니까만, 말씀하신 조건이 정확히 뭔지는 몰라도 (통념상의 조건으로 누군가를 선택해 본 적이 저는 없지만), 쓰신 글대로 '조건을 봤으면 그거에 만족해야지 다른 거 안 된다고 징징거'리면 안 된다는 듯한 뉘앙스도 조금은 편협한 시선으로 느껴집니다... 누구나, 어떤 부분이 힘들면 힘들다고 말도 못하는 건가요. 그리고 한 마리 토끼를 쫓든 여러 마리 토끼를 쫓든 달릴 기력을 스스로 가늠하는 사람이라면 그것도 본인들이 선택할 문제겠고요.
    • 어쩌면 상대에게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도 훈련 비슷한 게 가능한 능력 아닐까 생각합니다. 많은 여성들이 '공감력'을 타고나는 것 같지만 전 그렇지 못했어요. 예전부터 타인의 어둡고 힘든 얘길 듣는다고 기가 빨리는 느낌을 받은 적이 별로 없고 대부분의 경우 일정한 거리 두기가 쉽게 됐지요.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그럴 듯하게 가공해놓으면 감동을 받으니 감정이 결여된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도 일단 열심히 들어주다 보니 상담 상대로선 그럭저럭 무난한 편이에요. 들어줄 땐 그리 와닿지 않더라도 살다 보면 삶의 길목마다 그 때 그 사람이 어떤 기분이었을지 깨닫게 되는 일도 있더군요. 요지는 들어주고 감정을 나누는 것도 일종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란 거예요.

      무말랭님의 댓글을 보니 공대 나왔고 예술을 좋아하는 가까운 분이 떠오르는데요. 취향이 잘 맞는 여성을 만나 잘 삽니다만 초반엔 부딪히는 일도 많았죠. 이젠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도란도란 이야기하느라 밤을 지새곤 한답니다. 물론 지금도 여자분이 먼저 들어주고 감정을 이해해주길 바랄 때 그러지 못해 가볍게 투닥거리긴 하지만요. 지금의 성과(?)는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끊임없는 소통을 이루어낸 결과랍니다. 막말로 배우자 분에게 훈련을 많이 받았죠. 소통의 부재가 파국을 불러오는 걸까요, 애초에 사랑이 부족해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게 되는 걸까요? 일단 소통이 거북하고 버거운 관계를 과연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적다 보니 스스로의 말에 얽매여 지나치게 이상적인 결론으로 가고 있지만 걍 저도 등록 누르렵니다.;;
    • 아니면 게이라고...아니면 게이라고...ㅠㅠ
    • 이 글에 굉장히 공감하는게 저도 여자들에게 상담 이런거 굉장히 많이 받고 잘 들어주는 편인데.. 그분들에게 저는 결국 그냥 친구더라구요. 공감하고 대화를 잘 풀어내는 것도 하나의 조건이고 능력인데 그걸 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 보스가 출장 중인 틈을 타, 아침부터 댓글을 답니다. 제가 잠든 사이 올려주신 글 같은데, 새벽에 이 글을 봤다면 좀 더 눅진한 댓글을 달았을 것 같은데 아침이라 다행이에요^^.

      먼저 감사합니다. 혹자들에겐 얼토당토 않게 읽혔을 제 글을 관심있게, 그것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해하고 공감해 주신다니요. 길고 성의있게 써주신 댓글의 내용에 저도 십분 공감하고, 제 본문과 다른 방향으로 가지 치셨다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죄송해 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그렇지요, 제가 말한 소통이 남자들한테 짜증 유발제인 "오빤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 "뭐가 미안한데?" 같은 것은 결코 아니고, 누가 먼저 퇴근하든 된장찌개 끓여놓고 그날 하루 있었던 일을 도란도란 나누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꼭 그것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네, 제가 이상향이 높고 까다롭기도 한 것이 문제겠지요. 말씀하신 대로 취향이 비슷하다고 소통이 잘 된다는 착각을 저도 숱하게 범해왔음을 고백해요. 알고보니 취향 또한 너무 확연히 달랐음을. 쓰신 글과 댓글들 보고 제가 얼마나 착각하고 살았는지를 깨닫기도 했고요. 살면서 정말 그것만이 절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 나이 되도록 모르고 있기도 했네요. 오버라고 하셨지만, 마치 사춘기 아들의 불뚝증을 달래는 엄마가 돈까스를 튀기는 심정으로,(여자)상대방에게 면세품 쇼핑을 선물하는 패턴도 저는 그나마 재화와 성의가 들어간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질이면 다 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나마의 노력이나 최소한의 눈치보기조차 안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테니까요. 아주 예전에, 이젠 **동영상과 소송으로 얼룩졌지만 한 때 우리나라 최고의 미인이었던 동갑내기 여자가 모 그룹 아들과 결혼했다가 파국을 맞았을 때, 내리막길로 치닫는 자동차에 결국 조약돌 하나로 버틴 셈이었겠지만, 진정을 다해 상대방에게 물었답니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더 노력하면 좋아질까요?" 그러자 상대방 남자에게 들은 말은 "아무 노력도 하지마." 전 그때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렸고 예나 지금이나 그니와 일면식도 없는 채로, 그 기사를 미용실에 읽었을 뿐이지만, 뭔가 가슴 한 가운데를 찔린 것처럼 뭔가 예견되는 삶의 한자락을 본 것 같은 절망감을 느꼈음을 이제와 얘기하네요. 제가 본질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내용이 기실 그니의 것과 하등 상관없는 것이라 해도요.

      하아, 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어쩌면 제가 타인의 말을 타인이 제 말을 영원히 알아들을 수 없고 닿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보내는 제 타전소리가 누구의 가슴을 울릴 수 있기를 바라는 허망한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인지도요.

      어쨌든, 이해하고 동감하신다는 말씀에 ㅂㄱㅎ 당선자의 손을 잡고 도통 놔주질 않는 영남권 어느 할머니처럼(못마땅하지만 이 비유가 지금 상황에선 가장 적당한 듯;;), 제가 아침부터 덥썩 댓글을 달았네요. 님 덕분에 조금 소통이 되었습니다^^.
      • 아니 이것은 커플신고해도 되는 댓글입니까.
        • 앞날 창창하고 영민한 체홉님께 누가 되지 않겠습니까. 연이어 무거운 글(댓)들에 웃음 주셔서 감사ㅎ ㅎ.
      • 어쩌면 제가 오해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만 그냥 생각나는 얘기가 있어서 씁니다.

        저도 쿠델카님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하시는 지 알것같아요. 어쩌면 무심함과 얼마나 소통을 바라느냐 공감을 바라느냐, 합일을 원하느냐의 차이가 남성 여성 간의 평균치에 있어 의미할만한 수치가 있다, 정도로 말해도 되는걸까요? 하지만 전 이건 남자 여자 차이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소통을 원하는 사람들의 수가 여성쪽에 더 많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이건 그냥 인간 성격 개인의 문제에요

        모든 감정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느끼고 그렇기때문에 더 본질적으로 외롭고 괴로운 사람들 있습니다. 항상 비어있는 곳을 남보다 더 크게 느끼죠. 그래서 타인에게 기대하는 것도 커집니다. 거부당하면 영혼까지 슬퍼집니다. 이런 여성들 저도 몇명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성들은 항상 아무것도 아닌 작은 무관심에도 배로 타격을 받고 슬퍼하지요. 제 친구가 이런 사람인데, 상대적으로 무심한 저에게 상처받았다며 토로한 적이 몇번 있었죠. 너는 나를 케어해주지 않는다고.. 그 친구는 새벽에 제가 힘들다는 문자만 보내도 저의 집으로 차를 몰고 찾아오는 사람입니다. 아마 저에게도 그런 종류의 케어를 바랄거에요.
        하지만 제가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있는 사람이기도 하구요. 그 친구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너는 아마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보다 나를 덜 좋아하겠지.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내가 너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너는 내가 너를 만날때 내가 느끼는 기쁨의 총량에 대해서는 아마 짐작하지도 못할꺼야. 내가 아마 훨씬 더 기쁠 테니까. 그러니까 난 괜찮아.
        그런 말을 들으니 쓸쓸해졌어요. 아마 그 친구는 나와 있기 때문에 정말 행복하겠죠. 하지만 저는 건조한 마음의 작은 즐거움 정도밖에 느낄 수 없겠죠.

        더 사랑하고 더 소통을 갈구하는 나약함 때문에 자신을 싫어하고 보호하려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가 더 사랑하기에 더 기쁜거다, 내가 더 사랑하기에 내가 이긴거다, 라고 생각하세요. 아마 소통을 원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게 어떤 마음인지 이해하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 '모든 감정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느끼고 그렇기때문에 더 본질적으로 외롭고 괴로운 사람들 있습니다. 항상 비어있는 곳을 남보다 더 크게 느끼죠' 네, 여기까지는 제가 가진 성정에 부합되는 데가 있습니다. 다만, 예로 드신 친구분의 상황을 만들기엔 저는 또 타인에 대한 의존성이 크지 않다는 차이가 있네요. 뭐랄까...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꾸려나가는 단정하고 단조로운 (사)생활에 엄청난 의미를 두고, 또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큼 노력하니까요. 더 사랑하고 더 소통을 갈구하는 것이 나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저를 싫어하는 면이야 있을 수 있지만, 저 자신을 보호 하기 위해 비겁해 진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요.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뭔가 감사하게 읽힙니다.
        • 비어있는 곳을 남보다 크게 느낀다는 것과 타인 의존도가 높다는 것과는 별 상관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섬세할 수록 받아들이는 정보량이 많아서 사고 수준이 높아져, 본태?! 외로움을 평생의 동반자로 일찍 긍정하지 않나요?
          그런 걸 아마 성숙이라고 부르죠.
          타인 의존도가 높은 건 자존감과 연관지어야 할 것 같아요. 예민하고 사랑능력치가 높은 사람과는 과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 음. 제가 인터넷으로 의사소통에 대한 수많은 여자(미혼, 기혼)분들의 고민을 읽고 느낀 건데요. 마찰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가 대화의 방법이 남녀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사실 제가 느낀 바로는 남자들이 자기의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여자들처럼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구요. 간결하고 명쾌하게 원인부터 결과까지 이야기를 해줘야 합니다. 제가 보기엔 의사소통의 방법이 틀려서 그렇다는 결론이 나와요. 가끔 고민글을 보면 혼자서 재단하고 혼자서 배려심 많다고 생각하고 그러면서 불만에 대해 이야기를 안하더라구요. 불만 있으면 불만 있다고 이야기하란 말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물론 남자도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대화에 적극적인 남자는 드물어요. 남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애인이 뭐가 불만인지 몰라서 걍 무조건 미안하다고만 한다고 합니다. 정작 원인이 뭔지는 모르지만 저 미안하다는 말이 일단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알거든요. 그러다가 너무 자주 써먹으면 그래? 그럼 뭐가 미안한데?라는 역공을 당할 수도 있죠. 게다가 너무 감정적인 위안을 애인에게서 얻으려고 하는 경우도 많아서요. 어떤 분의 블로그에 그런 말이 있었죠. 사랑이 님을 구원해주지 않아요.
      • 이미 알고 있기도 하고, 익숙한 류의 댓글이네요. 그런데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는 근본이 조금 다를 수도 있는 ^^. 사랑을 하고 받는 것에 대한 열망은 늘 갖고 있지만, 구원으로써는 아닙니다. 당연하게도요.
    • 근데 체홉님께서 쓰신 글에 제가 계속 답글을 달고 있으니 뭔가 조금 미안하고 민망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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