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남친,비스트,몬스터 호텔,더 헌트,다이하드5

이번 구정 연휴 때 하루에 한두편씩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관에서 신선한 느낌 좀 갖고 싶어서

매일매일 다른 영화관만 찾아다녔어요. 자꾸 동네 영화관에서만 보다보니 이제는 집에서 영화 보는 느낌이 들 정도라서요.

 

여친남친 - 대만 영화는 제가 본 영화만 이런건지 아니면 원래 이런건지 특유의 화면톤이 있네요. 처음엔 산뜻해서 좋았는데

요즘은 간결한 문체의 일본 소설을 읽는 느낌이에요. 대만 현대사가 한국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영화도 10여년간의 세월 속에

세명의 남녀 인물을 배치하고 그 속에서 민주화 운동과 사랑과 우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인물 관계도나 내용 전개나

진부하기 짝이 없었고 그냥 철지난 386 후일담 소설 읽는 기분이었어요.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 뒷북 느낌이 강하죠. 게이 캐릭터를 대하는 너무나도 전형적인 태도, 왕년에 왈패였지만

나이 먹으면서 요조숙녀로 변하는 여주인공 캐릭터도 그렇고 민주화 운동을 하는 과정도 낡았더군요.

하지원을 닮은 여주인공과 최민수를 닯은 남자주인공 때문에 종종 대만어로 더빙된 한국 영화 보는 느낌...

 

비스트 - 무비꼴라주에선 그래도 다 상영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고 개봉관 찾기가 힘들어서 간신히 봤어요.

연휴 때라 현장에서 다른 영화 자리 못구한 사람들이 대거 이 작품에 몰린 바람에 극장은 만석이었죠.

영화가 시간도 짧고 12세 관람가고 애들이 보기에도 유익할거라고 판단했는지 아이 동반 관객들이 꽤 많았는데

대체 무비꼴라주관이라고 써있는 개봉관인데 무슨 생각으로 애들을 데리고 온건지.

이건 뭐 애들도 지루해하고 어른들도 지루해 합니다. 영화가 90분 조금 넘지만 체감 시간은 거의 그 두배입니다.

테렌스 맬릭 영화 보는 느낌이에요. 그런데 상당히 괜찮습니다. 보고 나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여주인공 아이가 아카데미 역대 최연소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랐는데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릴 필요까진 없어 보이지만

연기는 잘 했습니다. 디렉션의 도움을 크게 받았겠죠. 실제로 연기라고 할 만한건 그렇게 많이 보여주진 않거든요.

테렌스 맬릭 영화들처럼 과도한 나레이션이 대사 연기의 대부분입니다. 현재의 루이지애나 상황이 이렇구나 싶어서

안타까웠고 판타지 요소는 흔히들 마술적 리얼리즘이라 불리는 남미 문학의 한 토막을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몬스터 호텔 - 재미없었습니다.

 

더 헌트 - 덴마크에서 우유 다음으로 유명하다는 남주의 열연이 빛났고 남일같지 않아서 어찌나 긴장하며 봤던지요.

생각보다 묘사 강도가 세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그래도 슈퍼마켓 장면은 두번은 못 볼것같네요.  

 

다이하드5 - 완성도는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딸리긴 한데 확실히 재미는 있어요. 숨돌릴틈도 없이 액션의 연속입니다.

다이하드만의 매력이 밀폐된 공간에서 아날로그 형사 존 맥클레인이 적들과 두뇌게임 하는거지만 사실 이건 2편 까지만 유지된 설정이었죠.

3편부터는 다른 식으로 전개됐으니까요. 이번 시리즈는 테이큰 부자판+본 시리즈를 적당히 벤치마킹하여 다이하드로 갈아 입힌것 같았습니다.

3편부터 이어지는 버디 액션 무비로써의 성격도 그래도 유지되고요. 브루스 윌리스는 많이 노쇠하였지만 그래도 멋있고 다행이 존 맥클레인의

캐릭터는 살아 있습니다. 유머러스한 부분도 많고 부자간의 티격태격하는 설정은 보기에 따라서 오그라들만한데도 세월을 25년이나 먹은 시리즈가 그러니까

뭉쿨해지게 만드네요. 또한 브루스 윌리스란 배우 자체가 부성애가 강하다보니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 부자관의 관계를 묘사하는

연기가 더욱 실감나게 느껴졌습니다.

 

1편에 대한 오마주고 있고 이번에서 명대사 이피케이예이 머더퍼커도 나옵니다. 시리즈마다 번역이 다 달랐는데

이번에도 국내식으로 재해석했습니다. 6편이 나온다면 그때는 그냥 원제를 그대로 살렸으면 좋겠네요.

정교함과는 거리가 멀고 그야말로 돈지랄의 향연이지만 자동차 추격씬을 비롯해 큼직큼직한 액션씬을 보면 이것이아먈로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명절용 액션 영화가 아닌가 싶었어요. 다이하드를 그런 식으로 소모시킨다는게 아깝긴 했지만 존 맥클레인 캐릭터는 유지됐으니

다행이었죠. 재미는 있었지만 3편이 입은 불명예는 이제 18년 만에 벗을 수 있겠습니다.

 

여름에만 개봉하다가 처음으로 비수기 시즌에 개봉하게 돼서 이번엔 중간급 규모로 만들어진건가 싶었는데

영화 보니까 제작비 많이 들었을것같아요. 3,4편의 미국내 성적이 그저 그랬는데 5편의 성적은 어떨지.

 

그래도 존 맥클레인이 그렇게 불쌍한 삶을 산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4편에서 반항아 딸과는 화해해서 5편에선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5편에서도 반항아 아들과 화해하니까요. 존 맥클레인 아내만 지못미.

    • 다이하드5의 경우 국내에서 15세 관람가 받으려고 1분 짤라낸것은 티가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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