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외국생활 중간에 짐싸서 서울로 들어갈까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나는 대로 마구잡이로 연락을 했었어요. 돌아보면 의외로 매정하게 굴어서 상처를 준 사람도 있고, 별로 친분도 없었는데 마음에서 우러난 격려를 해줘서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때 황망한 기분이 생각나면서 마음이 아파요.
이직을 해서 버티는것도 장학금타는데 무리가 되는건가요? 이런말하기엔 타이밍이 좀 이상하지만 에아렌딜님보면 대단다하고 여겼어요. 일본가계신것도 부럽고 어쨌든 에아렌딜님한텐 휴식이 필요한건 분명한 '사실'인것 같아요. 너무 스스로를 몰아부치지 마시고 정 귀국이 어려우면 '심한 몸살'이라고 하고 이틀정도 휴가는 안되려나요? 음... 학교 때려치고 싶을때 제 마음같아 아프네요 그리고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당장 해야할일 이외엔 의식적으로 아무생각마시기를... 자기자신에 대한것 조차두요 단기간으로는 도움이 되더라구요(생각을 시간단위, 하루단위로만)
이직이라도 하고 싶지만... 하루종일 여기에 매여있어요. 직장에서 숙식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니 어디 다른 데 알아보거나 면접을 보러 갈 수조차 없죠.. 아무 생각을 안 해야 하는데... 자꾸만 안 좋은 생각이 들어요. 오늘도 괜히 노성을 듣고 나니까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기억이 떠올라서 계속 눈물이 그치질 않더라고요,,,
돌아오지 말고 다른 길을 알아보세요. 지금의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때 그 상황을 버리는 것도 결단이고 용기예요. 집을 버리고 일본으로 간 에아님이잖아요. 한번 해봤다고 쉬워지는 간단한 일이 아닌건 알지만 적어도 힘들지언정 해낼 수 있는 거란 경험치가 +1은 됐잖아요. 그걸 크게 생각하고 일본에서 다른 일을 알아보세요. 지원금 시스템이 어찌 되는진 잘 모르겠지만 다른 곳으로 이직시 아예 받을 수 없는거라면 과감히 포기하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내가 처리할수 있는 스트레스량이 10밖에 안되는데 그보다 많은 노력을 필요로하는 자리에 있지 마요. 그럴땐 환경이 바뀌는 스트레스를 감수하고라도 내게 맞는 자리를 찾는게 맞아요. 살다보면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수치는 점점 높아져요. 지금 10 밖에 안된다고 한탄할 필요 없어요. 계속 버티지 말고 집으로 돌아오지도 마세요. 중간의 무언가를 찾으세요.. 교수님들께도 본인의 사정을 알리며 문의하고 일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물어보세요. 생각 그만하고 움직여야해요. 밥 달라고 입 벌리는 새끼새들 중에서 가장 크게 외치고 가장 크게 입 벌리는 녀석에게 많은 먹이가 돌아가는게 당연한 순리예요. 조용히 있어도 알아줄거라 생각하면 안되요. 엎드려 절 받잔 말도 해봐 버릇해야하고 엎드려 받은 절을 가치 있게 여기는 마음도 배워야해요. 투정이나 푸념이 아니라 상대가 나를 위해 해줄수 있는 선의 도움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합니다. 인간관계는 결국 주고 받는거예요. 받을 줄 알아야 줄 수도 있어요. 도와달라고 손을 내미세요. 열명한테 요청해서 아홉에게 거절당하더라도, 한사람이라도 필요한 도움을 준다면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거예요. 그런 과정을 거쳐야 다음이 있어요..
아, 그리고 가족에게 위로나 보상을 바라지 마세요. 해보니까.. 내가 역으로 용서와 위로를 줄 수 있을때 내 가족도 비로소 날 위로해줬어요. 지금껏 에아렌딜님의 마음을 감싸주지 못했던 어머니가 어느날 갑자기 그걸 할 수 있을거라 기대하지 마세요. 도와줄거라고도요. 대신 에아렌딜님이 어머니를 감싸 안아줄 수 있게 됐을때 그땐 받을 수 있을거예요.
사실 가족이, 어머니가 절 위로해주거나 한 일은 거의 없었죠... 알고는 있지만 자꾸 비겁하게 기대를 갖곤 해요. 날 받아주지 않을까 하면서. 그래도 가족이니까, 엄마니까 날 위안해주지 않을까 하면서...... 가족도 부모도 날 받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비참해서... 자꾸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 하네요... 도와달라고 요청할 사람이 있긴 있을지 모르겠네요...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데 여기에 머물 수 있는 자금이 너무 없어요.. 돈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이 막연히 남으려니 그것 또한 걱정의 근원입니다... 노숙이라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겨울밤에 얼어죽겠다고 뛰쳐나갔던 기억이 따라오네요...
그러니까 교수님들께 도와달라고 요청하세요.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주실 수 있다면 도와달란 진심을 담아 메일을 써보세요. 지금과 비슷한 다른 곳을 소개해 줄 수 있는지를요, 혹은 전혀 다른 일이라도 숙식이 제공되면 상관 없고 열심히 할 의향이 있다고요. 지금까지 에아렌딜님이 살아온 패턴 대로라면 도움을 요청할 사람 없죠. 기껏해야 가장 가깝고 함께 살았던 가족 정도일테지만 안돼요. 내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또 그 사람에게 그 호의가 어느 정도 노력을 수반하는지를 따져보세요.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에아렌딜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임엔 분명하지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녜요. 반면에 관련 커넥션이나 생리를 그나마 잘 알고 있는 교수님이나 같이 일 하고 있는 현지인들은 에아렌딜님과 가깝진 않을 지언정 에아님이 필요로하는 도움을 (운대가 맞아 떨어진다면) 큰 노력 없이 줄 수 있는 사람들이죠. 어필을 해야 기회가 생겨요. 그리고 그런 도움을 받는데 성공하면 그 사람과 그걸 계기로 친분이 생기고요. 단순히 같이 일해선, 무수히 많은 스승과 제자일땐 절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이란건 계기가 있어야 생기는거예요. 그런 계기를 만드는 것에 아직 에아님이 익숙치 않은 것 뿐이고요. 만약 일자리를 소개 받았고 면접을 봐야하는 상황이라면 당일 아침 아프다 핑계를 대서라도 움직이세요. 꼭 면접 보러가야하니 쉬겠습니다. 말아지 않아도 되요. 물론 도의적으로 바른 행동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탄받을 만큼의 위악도 아닙니다. 자꾸 생각의 울타리를 넘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야 세계가 늘어요. 거기서 멈추지 마세요.
교수님께 종종 메시지를 보내지만 답신이 거의 오지 않거나 오더라도 한 사나흘 넘어서 오곤 해요. 교수님이 바쁘신 걸 아니까 딱히 뭐라고 할 순 없지만 제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실 수 있을지 기대하긴 애매해요... 이곳은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으로, 저는 차량도 없고 혼자서는 다닐 수가 없어요. 지금 일손이 많이 달리다보니 저 하나 빠지면 다른 사람들이 배로 바빠지겠죠. 오너는 감기로 쉬는 사람한테까지 '왜 그렇게 많이 쉬냐'는 둥 도끼눈을 치켜뜨는 사람이고요.. 문안한애긔님의 조언은 정말 감사합니다만 계속 생각하다보면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들어요..... 눈이 침침해지네요. 현실적인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어찌됐건 머리가 좀 맑아지면 교수님께 뭔가 메시지를 보내 보겠어요.
뭔가 메시지를 보내지 마시고 절박하게 매달려서 보내보세요. 저 사람이 날 도와줄 하등 이유가 없는데 왜 날 위해 그런 일을 하겠어? 이런 의구심이 들어도 그래도 누군가는 도와줘요. 정말 나와 아무런 상관 없는 사람이 말이죠. 제목도 간절하게 달아서 한번 보내보세요. 가볍게 쓰지 마시구요. 문안한애긔님의 팁을 놓치지 마세요.
다른 분 글에서 감히 엉뚱하게 댓글 답니다만 한말씀 남기고싶어서요. 닉네임보다 글이나 댓글 먼저 확인하는데 아 참 따뜻한 격려다 또는 진짜 큰 도움이 될 조언이다 라고 하고 보면 늘 문안한애긔 님이세요. 나이먹을 만큼 먹었어도 별 뾰족한 조언해줄 능력도 없고 한마디라도 다정하게 건네주는데 인색한 편인 제가 반성하게 되네요. 지금도 에아렌딜님께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조언을 해주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에아렌딜님이 보시고 고민을 잘 해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가지 메시지와 조언 감사합니다. 내내 울었더니 눈이 따끔따끔하네요. 병원을 정기적으로 갈 수 있는 환경만 되어도 좀 나을 것 같지만 지금 현황으로는 어렵겠지요... 잘 모르겠어요. 고작 1년도 못 버티는 자신에 대한 실망, 타인이 보내는 실망이 뒤죽박죽이 되어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자꾸만 거칠어지고, 짜증을 내는 제 모습이 예전 모습 그대로라... 너무나 두려워요. 여기 와서는 정말 열심히 웃고 힘들어도 의연하려고 했는데.... 모든 게 다 뒤틀려버리고 제가 애썼던 모습은 구겨진 종잇장마냥 간단히 없어져 버렸어요...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겁이 납니다... 그래서 빨리 그만두고 싶지만... 부디 내일은 조금이라도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게 적절한 말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부모에게 지지받지 못한다고 해서 비참함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도 사람일 뿐이니까요. 부모님께 너무 기대하지도 실망하지도 마세요. 부모님이 안 도와주신다고 남들이 날 도와줄리 없는 것도 아니에요.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요청하시고...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거나 다른 사람이 더 잘하고, 더 환대받는다거나 하는 일에는 일부러라도 마음쓰지 마세요.
실례되는 말이지만 어머니는 에아렌딜님을 감싸주고 위로해줄 '능력'이 안되는 분일 뿐입니다. 님이 그걸 받을만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요. 그냥 내가 갖고 싶어하는 물건들을 사줄 돈이 없는 것과 같아요. 어린시절 내가 비싼 장난감을 갖지 못했던 것 같은. 지금 받으시는 스트레스와 비참함의 강도에 너무 공감이 되어요. 나중에 생각해보면 사실 아무 일도 아니지만 고립된 곳에서 받는 비참함은 일상적인 것과는 전혀 달라요. 그런데 정말 나중에 그곳에서 나와 생각하면 아무 일도 아닙니다. 진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