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성듀나인] 두 직장 중에서 고민 중입니다.
평소에 결정장애가 거의 오지 않는 성격인데...
이번 일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네요.
이틀 사흘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가 결국 듀게에 문을 두드립니다. 그로기 상태에요. 흑흑.
새로운 지방에 남편따라 내려와서 구직활동을 하는 중입니다.
구직자의 특징부터 설명드리자면....(;)
아이 (28개월)이 있는 워킹맘(이런 단어 싫어하지만;;)이자 주부에요.
월요일 화요일 면접을 봤는데 월요일에 봤던 A사는 필망, 시망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화요일에 다른 곳을 본거 였어요.
화요일에 봤던 B사에서 제시한 일이 나름 맘에 든다고 생각했고, 재미있겠다고 느끼며 맘을 굳힌지 3일째 되는 날에 A사에서 전화가 또 왔어요.
A사는 좁은 저희 지역에서 나름 잘 나가는 큰 회삽니다. 그치만 면접은 시망이었고....;
그쪽에서도 얘기하길 "당신의 능력은 부족하나...열정만은 높게 삼. 그니까 우리가 주는 일을 파트타임부터 시작해서 열심히 해보고 트레이닝도 받으면 좋은 대우 받을수도..있을껄?" 이라고 했습니다.
B사는 작은규모지만 내실있고, 무엇보다 boss가 되실분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할 일도 제가 꼭 하고 싶었던 분야구요.
이렇게 얘기드리면 헷갈리니까....딱 둘 나눠서 보기좋게 요즘 유행하는 음슴체로 세줄요약 해보자면;;
A사
-크고 아름다운 회사. 동네에서 이름 날림. 연봉도 높음. 안정적인 사업체.
-본인을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하지 않음. 급하니까 쓰는 느낌임.
-일이 내가 즐겨할 수 있는 일이 아님. suck up하고 견디면 나중엔 좋은 대접 받을지도 모르겠다라는 느낌임.
-무엇보다 본인의 능력이 딸림.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분명 있음. 그렇기 때문에 면접에서 시망했다 느낀 것.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달가워 하지 않음. 만약 입사하면 피치못 할 사정이 생기면 눈치봐야 될 것 같음.
B사
-작고 내실있는 회사. 업계에서 평가도 좋음. 다만 기본급에 인센티브가 붙는 제도임. 열심히만 하면 상한선 없이 받을 수도 있음. 하지만 매우 큰 risk가 따르고 시간도 걸릴 것 같음.
-본인을 최선의 선택이자 기회라고 봄. 본인과 손을 잡고 새로운 시장개척까지 가능하다고 보며 밀어 주고 싶어함. 그렇기에 대우가 아주 좋음.
-일 자체가 본인이 원하던 일임. 열심히 해보고 싶다! 재밌겠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고 기대가 많이 됨. 원래 도전해 보고 싶었던 분야.
-아이가 있다, 가정이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받아들임. 근무 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워 아이를 케어하기에 유리함. 눈치 안봐도 됨.
-상사가 매우 인간성이 좋고 employee로서 존중받는 느낌이 듬. 같이 일해보고 싶은 스타일임.
연봉 때문에 A사에 많이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이거저거 다 떠나서 많이 주면 욕심 나기 마련이 잖아요!
하지만 면접과 심층면접 두 번 보러 다니면서 회사의 바이브가 저와는 맞지 않다고 많이 느꼈어요. 뭔가 주눅들고 불안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아마도 제가 능력이 딸린다는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사 되실 분도 차가운 인상에 무섭기까지;;;;아무튼 어렵드라고요.
그래서 거의 맘에서 놓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연락이 왔습니다. 근데 썩 맘에드는 눈치도 아니었고, 높은 연봉 받을 때까지 넘어야 될 산도 한두가지가 아닐 거 같고요. 무엇보다 제가 동등한 직원 개념이 아닌 꼭 을이 된 느낌이었어요.
니가 가진 능력을 나한테 달라는게 아니라 우리가 널 키워야 되는 입장이란 식....또 역시나 주눅들었어요.
하지만 그런거 저런거 참고 견디면 분명히 미래에 잘 될 가능성이 있긴 있습니다. 다만 그 때까지 정말 참고 어려워도 이겨내야 되는 식입니다. 일을 즐기며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친정엄마와 남편은 그저 연봉 높다니까 여기 가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저도 돈 생각하면 그까이꺼 눈 딱 감고 다 받아 들이는게 맞겠지요.....정말 말그대로 suck up! 해야 합니다.
그에 반에 B사는 면접 보자마자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와 잘 맞고 하고 싶은 일입니다. 좋아하는 일이고요.
헌데 리스크가 좀 큽니다. 상사와 손잡고 새로 시작해야 되고요. 급여도 인센티브제라 넋놓고 한가롭게 지내다간 큰일 날지도....;; 근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열심히 해서 잘되면....*ㅂ*!!
그리고 상사분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아이 문제도 맘이 좀 편해요.
마음은 거의 B사 쪽으로 기울었는데...왜 일케 확신이 안서는지 너무 괴롭습니다! ㅠㅠ
이게 괴로워 할 문제가 아니라고 주변에선 다들 그러는데...오히려 신나야 되는 문제 아니냐 이런 식..
아무래도 기회비용 때문일까요. 사람 맘이 간사한게 버릴게 없다고 생각했을 때는 각오가 막 되있다가 뭔가 하나를 포기한다고 생각하니까 왜이리 결정하기가 힘든지...
둘다 정말 좋은 기회이긴 한데요. 후회하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 B사같은 모험을 해봐도 될까 싶어져요. 저는 이 분야에선 경험도 많이 없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안정적인 곳에서 시작하는게 낫지 않냐 그러는데 적성과 일의 만족도가 그래도 직업선택에선 제일 큰 비율로 고려해 봐야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자꾸 들어서 이렇게나 고민이 되나봐요.
이렇게 적고 보니까 마치 결혼같네요. ㅋㅋㅋ
연봉높고 안정적인 직업보다는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 더 낫지 않을까요?? ㅠㅠ 이런 느낌??? ㅎㅎㅎ
그리고 상사분도 꽤 큰 요소에요. A사 분은 무서운데 반해 B사 분은 시아버님이라도 삼고 싶을 만큼 마성의.....중년분;;;;; 예의바르고 점잖으면서도 카리스마 있고 무엇보다 일을 많이 사랑하시는 거 같았어요.
결혼할 때 처럼 뒤도 안돌아보고 그냥 결정해 버렸으면 좋겠습니다만......왜 이게 더 어렵게 느껴지는지. 하하하하...
듀게분들이 결정해 주시는 건 아니지만 어쨋든 주절주절 떠들어 보고 싶어서 그만 이렇게 긴 글을 써버렸네요.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또 해봐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