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고양이가 있어 다행이예요.

인터넷에 넘쳐나는 고양이 찬양글에 하나 더 보태려는 것은 아니고-

계속해서 울적하고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무척 피로했습니다.

좀 그만! 그만 하라고! 같은 느낌이랄까요.

반복해서 떠오르는 나쁜 생각들, 눈만 뜨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회의적인 관계에 대한 상념들 등등

이 모든 것들이 제 자의대로 멈춰지질 않으니 아 징글징글 신물이 난다고, 제발 날 좀 내버려둬! 하는 심정이었죠.

덕분에 안피우던 담배를 주구장창 피우게 되었지요. 물론 예전엔 비흡연자였고...

 

예전 글에 적었지만 저는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아요.

저보다 체구도 작고 무엇보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면서 흡연하는 일은 그들에게 너무 잔인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참아왔는데

요며칠은 그런 배려나 인내심을 발휘할 여유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나름은 신경 쓴다고 고양이들을 한 방에 넣어두고 모든 창을 열고 환풍기까지 켜두고서 겨우 피우고

손도 재빨리 씻고 양치도 곧장 하지만 이게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닌거예요.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담배를 왜 피우는거야;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들어서 웃음이 났습니다.

 

예전에 저희집 고양이들이 서로 장난을 치다가 한 녀석이 머리에 상처를 입은 적이 있는데

응급처치로 성분이 유해하지 않는 사람 연고를 발라주었더니 몇시간도 되지 않아서 상처가 하얗게 없어지더라구요.

눈으로 매일 보면서도 고양이들이 정말 작고 약한 존재라는 걸 새삼 알았어요. (보통 사람이라면 상처연고를 발라도 며칠은 가니까...)

담배도 마찬가지겠죠. 사람한테도 해로운데 그 작은 동물에게는 더 역하고 나쁠텐데,

고양이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담배는 영영 안녕해야겠어요.

 

부족한 저한테, 게다가 요즘처럼 휘청거릴 때 감당해야 할 다른 생이 있다는 건 좀 버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안도가 되네요.  고양이들이 있어서 다행이예요.   

    • 네 냥품님 기분이 조금 나아보이셔서 다행이예요. 담배는 저도 폈다 끊었다 반복하고있지만, 가끔 마음이 불편하고 답답할땐 느슨하게 한대씩 피셔도 나쁘지않을꺼같아요. 저도 요새 안좋은 기분이 안가셔서 죽겠네요. 내일은 툴툴 털어내야지... 라면서 듀게에서 퀴즈 맞추던 중이었어요...ㅋㅋ 안주무실꺼면 같이 해요. :)
      • 오...밤은 샐 것 같으니 글 보는 걸로 동참해야겠네요. 네 답답하고 불편할 때는 그럴게요.
        • 저도 비흡연자인데 우울하고 자괴감이 심할땐 담배가 피고싶더군요 아직 시도는 안해봤지만...
          고양이 집사로서 공감되는 글입니다. 전 8살짜리 한마리인데요 요즘 외로워서 한마리 더 키우고 싶어요 힝
    • 닉네임은 냥이의 품인 건가요?
      한창 스트레스 받을 땐 털어놓거나 기댈 누군가가 필요하더라고요. 사람이든, 고양이든. 베개라도.ㅠㅜ
      • 맞아요. 뭔가 깔깔거리고 이야기하고 잊어버릴 수 있는 부담 없는 상대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인터넷에 이렇게 두리뭉실한 글을 적는지도 모르겠구요. 냥품은 고양이 하품, 혹은 고양이 품 이라는 뜻이예요.
      • 잘 만든 닉네임이다보니 다들 궁금해하네요ㅋ
      • 베개에 인형도 추가요. 인형 취미 전연 없는데 기분이 바닥인 날 안고 자면 확실히 좀 낫더라구요.
        해서 솜들은 동물인형이 일단 이불 속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 그냥 나가서 피고 들어오시면 되지 않나요? 전 냄새 배는게 싫어서 집 안에서는 안 피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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