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를 다시 읽었습니다.

슬램덩크야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도하고 SBS에서의 방영까지 더해져서 90년대에 청소년 시절을 통과한 분들에겐 전설급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만화책 기준으로 이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기억은 없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전에 완전판을 붙잡고 정주행을 완료 했습니다.

제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본격적 팬이 된건 '리얼'덕분이라 일반인 기준으로는 역주행을 한 셈이죠.

 

리얼에서 보여지는 따뜻하고 에너지 넘치는 인간관(?)에 매료된 저로써는 '승부'에 포커싱이 된 작품이 아닐까하고 약간의 우려도 가진채 읽었습니다.

하지만 '명불허전'이라는 생각밖엔 들지 않더군요.  

 

경기 도중 채치수가 '난 틀리지 않았다'라고 포효하는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군요.

만화가 초년병 시절부터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작업에 임했다고 보여집니다.

이러한 이해는 리얼에서 만개하게 되는데 리얼은 문광부 청소년 추천 도서로 선정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 권마다 적어두고 곱씹을만한 명대사가 넘쳐나죠.

 

이런 감동을 다시 곱씹고 싶어서 OVA버전 후반기만 따로 구해서 봤는데 책보다 못하더군요.

산왕전은 나오지 않고 일종의 드림팀과 경기하는 장면이 나오던데 정대만의 명대사나 강백호의 투지 넘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랄까요. 초-중 시절의 기억에 남아있는 슬램덩크는 그냥 '멋있는' 농구만화인데 나이가 들어보는 지금은 다른 부분에서 감동을 느낍니다.

당시엔 채치수의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대사를 보고도 아무 감흥이 들지 않았을거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선 후루야 미노루도 탁월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나중 탁구부는 초창기엔 끝간데 모르는 미친 감성의 개그로 사람들을 사로잡았지만

후반부에는 어두운 감정이나 사람들의 고민, 세상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손대기 시작하더군요.

이러한 움직임은 심해어, 낮비, 시가테라등을 통해서  만개하게 되구요.

(바이크를 늘 등장시킨다는 점도 참 마음에 듭니다. 문득 듀게엔 2종소형면허 보유자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궁금해지네요. 듀게 2소 모임 만들어도 재밌을듯)

 

지난 일본 원전 사태에도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신문 지면 광고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수반된 작품을 그려온 사람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슬램덩크는 후속작을 만들지 않고 그냥 이대로 두는게 더 나을것 같습니다. 이유는 단순하구요. 그게 더 멋있으니까.

 

 

    • 백번을 읽어도 아깝지않은 수작중에 수작이죠. 마지막 산왕전에서의 대사하나없는 하이파이브 장면은 보고 또봐도 부르르 떨립니다. 제 개인적으론 드래곤볼보다, 데즈카 오사무의 아톰보다 일본만화를 대표하는 만화라고 생각해요. 인기작과 수작이 있다면 전 후자쪽을 손들어주고싶거든요... 아 정주행 또하고싶어지네요 ㅎㅎㅎ
      • 하이파이브 장면은 워낙 우려먹기가 심해서 감안하고 봤지만 그래도 여전히 감동적이더라구요 ㅠ
    • 이미 10일 후 같은 후속작이 나왔으니, 이런 단편을 한 번 더 내줬으면 싶기도 합니다.
      • 10일 후도 예전에 봤었는데 다시 구해봐야겠어요.
    • 안경선배가 참 멋졌었는데;;;
      • 어릴땐 제일 매력없는 캐릭터라 생각했는데 커서 보니 매력이 많은 캐릭터더라구요.
    • 크고나서 다시보니 풍전고교 애들이 참 짠하더라구요
      • 기대되는 일전이었는데 말이죠 ㅋ
    • 완전판보다 예전 오리지널판(?)이 전 더 좋았어요. 동그란 그림도 있고. 완전판은 그걸 왜 없앴는지ㅠㅠ
      전 오히려 어릴때는 '난 틀리지 않았다'에 감동했었는데, 지금은 그 부분 너무 싫어해요. 채치수같은 사람 싫어졌어요;
      • 저는 아마 요즘의 제 기분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더 그런거 같아요. 신념으로만 똘똘 뭉친 사람 싫어하는 감정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 아마 ova판의 드림팀이란게 상양+능남의 전국대회 못나가는 두 팀의 연합이였을거에요. 그 팀이랑 북산이랑 붙죠.
      물론 만화책에는 그런건 없고요. 하지만 그 비스므리한 그림은 있죠. 해남+상양+능남+북산의 선수를 다 합쳐서 둘로 나눈 그림.



      보면서 저 팀들을 실제 대결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리고 그걸 실행해주는 게임. SFC판 슬램덩크

      • 왼쪽팀이 이길거 같은 구성이네요. 제일 오른쪽은 누군가요. 정대만인가
      • 인간 vs 짐승인가요.
        • 전 냉정 vs 열혈로 봅니다.
    • 한국판 이름들이 너무 맘에 들어요. 서태웅, 강백호, 채치수, 정대만, 송태섭, 윤대협. 하나같이 멋져요.
      • 아, 이 이야기를 쓴다는 것도 깜빡했네요. 작명 센스가 이토록 좋은 작품이 또 있나 싶어요. 캐릭터들의 특성을 이름으로 정말 잘 표현한거 같아요. 한글 작명 퀄리티 때문에 일본판 이름은 도저히 달라붙지가 않더라구요. 이 미친 솜씨의 장본인에 대한 인터뷰나 정보 같은건 없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 http://blog.naver.com/korra_co/130145455660

          있습죠. 여기. 강백호의 이름은 백호기라는 기자님의 어린 시절 친구의 이름에서 왔대요.
          • ㅎㄷㄷ 역시 덕중의 덕은 듀덕이라...

            좋은 링크 감사합니다 ^^
          • 감사합니다 잘읽었어요. 옛기억이 새록새록.
        • 엇 저도 궁금해요 찾으시면 듀게에 공유좀!!!부탁해요 저도 좀여리저리 물어봐야겠어요
    • 슬램덩크 애장판 사두고 생각날 때마다 읽어요.
      • 소장까지는 못했는데 한수위십니다.
    • 이나중도 슬램덩크도 모두 좋아하는 만화네요.
      엔젤전설도 출판된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는데 @_@
      • 엔젤전설 완전판을 얼핏 본듯도 하네요. 참고하겠습니다
    • 전 십년쯤 전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슬램덩크를 봤는데(이때도 매우 뒷북이었어요) 그 후 몇번을 다시 읽어도 늘 감동적이에요. 스포츠에 전혀 관심 없고 승부욕도 없는 인간이지만 그래도 정말정말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 승부욕도 없는 인간이지만 좋아하신다는 표현이 묘하게 좋네요.
    • 후루야 미노루의 대표작는 시가테라라고 생각합니다.
      • 시가테라는 결말이 좋았어요.
    • 저도 슬램덩크 정말 좋아했는데요..

      저는 항상 좋은 작품을 접했을 때마다 그 작품에 대한 비평이나 리뷰를 꼭 찾아보곤 해요. 영화나 음악이나 문학은 평이 많은데 비해서 다른 분야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슬램덩크를 처음 완독했을 때 이 흥분과 전율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감상했는지 너무나 궁금하더라구요. 한줄로 "재밌었네.." "감동적이었네"하는 식의 짧은 감상 말고 좀 구체적인 분석을 담은 글을 봤으면 이 감동이 좀 오래갈 것 같아서 여러 글을 뒤졌는데 그 중에 이런 글을 발견 했었더랬죠. 구글링하니 아직도 있군요..

      http://www.nomad21.com/bbs/uboard.asp?id=nomad_gisa&skin=board_nomad_hanbbs&color=Gray&code=&page=2&page_num=&s1=on&s2=off&s3=off&sn=0&find_word=%C6%C4%C5%E4&order1=u_date&order2=asc&u_no=684

      지금은 좀 유명하신 분인데.. 파토님이 쓰신 슬램덩크에 관한 글입니다. 슬램덩크에 대한 나름 분석적인 리뷰이면서 차분하게 슬램덩크가 선사한 감동의 층위를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이 글을 나누고 싶었어요.^^
      • 첫문장은 이영돈PD 오마주인가요 ㅋ 덕분에 파토님 글 잘 읽었어요. 예전 딴지 중흥기도 생각나고 그렇네요. 얼마전엔 벙커에서 특강도 하시더라구요. 따뜻한 댓글 감사해요 ^^
    • 요새 농구 보면서도 예전 슬램덩크 생각을 하게 돼요.

      연재 당시엔 없었던 르브론 제임스를 보면 이정환 생각이 나고, 르브론의 어시를 받은 레이 알렌의 깨끗한 슛폼 보면 신준섭도 생각나고요. (신준섭은 레지 밀러였던가요?)

      요새 난사한다고 욕 엄청 먹다 갑자기 각성해서 패스도 하게 된 코비 보면, 서태웅 생각도 좀 나네요.( 서태웅은 당연 조던이겠죠?)
      • 그러고보면 강백호는 청출어람인거 같아요. 로드맨의 만행이란 정말 ㅋ
    • 동생 덕에 슬램덩크, 드래곤볼 등등 가지고 있어요. 동생 말로는 중,고딩 때 간식 안 사먹고 한 권씩 구입했다고 하더라고요ㅎ(근데 언니는 눙물나..ㅠ)
      • 그 알뜰함이 안쓰러워 눈물이 나는건지 간식 셔틀 안해줘서 눈물이 나는건지 애매하네요 ㅋ
    • 저는 매회를 마음 졸이며 기다려서 연재를 봤던. 슬램덩크 팬으로서는 행복한 시기를 보낸 쪽이라..

      '나는 그것이 없다.'라는 대사가 있어요. 검은 바탕에 그냥 글만 그렇게 되어있는데..
      재능과 컴플렉스와 갈등과 욕망에 대해 이렇게 매력적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많은 남자들이 그렇겠지만. 저는 정대만에 그렇게 이입이 됩니다. '포기를 모르는 남자. 정대만'
      아마. 너무 자주, 많이 포기하며 살아서 그런 모양이예요.

      다시 한번 읽어야겠군요.
    • 슬램덩크 정말 추억의 책이에요. 한국이름도 일본이름도 모두 좋아한답니다.
      끊이지 않던 후속작루머가 생각나네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1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3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8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29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5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6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3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49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2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