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한테 매를 들었습니다.

키즈카페 다녀왔는데 너무 졸린지 양치도 안하고 씻지도 않고 자려다가 깨우는 엄마한테 발길질을 하길래..

울던 말던 일단 깨워서 늘 방패가 되어주는 할머니한테 도망가려는 걸 잡아 놓고 먼지 털이개로 때려줬습니다.

 

집이 떠나가라 울더니.. 매 한대 맞고는 울음을 뚝 그치더군요. 자식자랑 같지만.. 똑똑한 녀석입니다. 맞아도 왜 맞는지 모르거나..

분위기 파악 못하는 애들도 분명 있을텐데 말이죠. 어른들 말 잘듣고 자기전에 양치하고 세수 하겠다는 다짐을 받은후에..

양치도 시키고 세수도 시킨후에 재웠습니다. 엉덩이 까보니 맞은 자리가 빨갛게 붓고 있더군요. 내일쯤에는 멍이 올라올겁니다.

 

새해에 다섯살이 되었고 몸부림치면 지 엄마도 감당이 안되는 덩치가 되기도 했고.. 늘 자상하던 아빠가 모진 면이 있다는 걸

보여줄때도 된 것 같아 매를 들기는 했지만 맘은 개운치가 않네요. 해야만 하는 일을 했다라고 생각하지만 애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른들의 편의를 위해서 혹은 기분이 나빠서 그러지는 않았나 돌이켜보는 중입니다.

 

내일은 목욕탕이라도 데려가서 목욕 한번 하고 나오는 길에 바나나 우유라도 사줘야겠습니다. 애때리면 부모 맘이 더 아프다고 하던데..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안쓰럽고 좀 불편하긴 하지만 아프기야 맞은 녀석이 더 아프겠죠. 살아가면서 처음 아빠에게 맞은 날이지만

아마도 마지막 날은 아닐겁니다. 부디.. 꼭 매를 들어야할 때에,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아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때리자는 원칙을

세워둡니다. 항상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싶지만 애를 바른 길로 인도할 의무도 역시 부모가 져야 할 짐이라는 생각이 든 하루네요.

    • 칼리토님의 일본여행기..애독자라 태이군 얼굴이 보이네요...짜식 너 효도해야 해!!ㅠㅠ 저도 어렸을때 맞은 기억이 있어요 그때는 정말 너무 싫고 무섭고 그랬던 감정이 나이가 드니...왜 맞은지 알겠다는 ㅡㅛㅡ;;
    • 아빠 마음도 불편하시겠어요...태이도 아빠 마음 알아줄 겁니다.
      딴소리지만 저는 어릴 때 맞기보다는 항상 쫓겨났던 아픈 기억이... 차라리 그냥 때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ㅠㅠㅠ
    • 저는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이런 생각을 하면 좀 욕을 먹더라고요.
      하지만 이 글을 읽으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이에게 친구가 되어줄 어른은 많지만 아빠가되어줄 사람은 단 한사람이라는 신해철의 말이 떠오르네요. 마음 아프셨겠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를 위해 아픈 결단 하신것 같습니다.
    • 매를 거의 안 드시나봐요. 저는 더한 엄마에요. 후에 멘붕이 오곤 해요. 감정적으로 욱하는 제 모습에.
      그런 제가 할 소린 아닌 것 같지만 누운 상태에서 깨운 사람에게 발길질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ㅋ.. 맞으면 성질 나니까 잘 피하는 스킬도 필요하구요. 아이들 흥분해서 달려들다가 이나 코가 부딪힐 때 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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