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쯤 돌연히
그냥 갑갑하고 짜증나
나 좀 혼자 쉴게 하더니
'동굴에 들어갔습니다.'
중간에 전화를 한 번 해서
아직도 짜증나고 답답한지 확인하고
짜증내라고 받아주겠다고 했지만
그냥 쉬겠다면서 끊더군요.
그럼 나도 귀찮게 굴 이유가 없다는 생각은 드네요.
안 그래도 원거리인데
동굴에 들어가니까 기분이 굉장히 이상해요.
제가 누군가 필요할 때 그래도 버추얼로나마 곁에 있어주었으니 그가 혼자 있고 싶어할 때 저도 꺼져주는게 맞겠지요.
하지만 지금 저는 연애를 하면서 나의 중심을 잃지 않는 능력이,
삐뚤어진 마음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자면- 상대방을 대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내 삶을 얼마나 편안케 할 것인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또 딱히 상대방을 엄청 대상화하지 않았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남자가 어떻든, 동굴에 들어가든 술주정을 하든 죽거나 헤어진 건 아니니까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음 좋겠어요.
아 저도 이제까지 최대한
너는 너
나는 나
어쨌든 나는 내 인생을 산다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냥 이 상황이 몹시 짜증나고 맘이 평안하지 않아요.
남자친구가 멀고 무심하게 느껴지면, 그 반대 방향으로 뛰라고 하더라고요 '-' 시소에 두 사람이 앉아있는 것이 연애인데, 남자가 자신의 마음을 다른 곳에 둔다면 자신의 마음도 다른 곳으로 돌려놔야 수평이 된다고요. 뭔가 더 하려고 하지말고, 잠시 마음을 빼고 다른 일에 집중하세요. :)
하루인데요 뭐, 그래도 전화도 받는 걸 보니 동굴은 아니네요. 동굴은 속세와 일체 연락을 끊고 잠수하는 것 아닌가요ㅠㅠ 1,2주 정도 연락이 없더라도 참고 기다려 주세요. 저는 수틀리면 3주씩 연락 안하는 호로*식이랑 부대끼기도 하얐기에 그 괘씸한 마음은 제가 다 이해합니다.
네 저도 이해한 건 아니었어요. 둘 다 곤조가 더럽다 보니까 관계를 자꾸 파괴하는 거져 머. 저는 그 상황에서 남자를 많이 만나고 소개팅을 가는 것으로 제 분을 풀었습니다!!!! 너가 내가 필요 없어? 나도 니 안 아쉬워! 이런 한국인의 평범한 포틀래치=.=;;
사람을 만나면 힐링이 되어야 하는데 나를 안 만나면 힐링이 된다는 거 자체가 사실 저한텐 이해가 안 되는 감각이고요, 말은 못 해도 나중에 앙금이 꾸준하게 쌓이더라구요. '너가 이러고 저랬었지? 너는 나 없이도 잘 산단 말이야, 너는 나를 내버려뒀단 말이야,' 이런 식으로요.
전 뭐 썩 힐링타입의 인물도 아니고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100% 이해하지만 말이죠...앙금 쌓이는 건 확실할 거 같아요. 너가 이랬지 저랬지, 너는 나 없이도 잘 살어, 너는 나를 내버려뒀어 이거 진짜로요. 전 벌써 생기는 거 같음...ㄷㄷㄷ아 전 정말로 솔직하고 단순하고 피곤하지 않은 관계를 지향하는데 말이죠.
괘씸하죠. 지는 뭐하는지 몰라도 당하는 쪽은 속타는 게 당연한데, 이런 내 기분은 저 사람이 만든건데 정작 그 사람은 자기 기분 관리만 하고 있는 그 상황. 저는 그런 사람 못 만나요. 그러기엔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대접 받고싶지 않더라고요. 존중은 무작정 날 내버려둬가 아니라 이러저러하니 시간을 줘. 라고 말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불안사회에서 부모도 자식에게 무한신뢰가 없는데 고작 얼마 만났다고 연인 관계에서 무한 신뢰를 달라는 건 어리광 아닌가요.
괘씸하죠. 지는 뭐하는지 몰라도 당하는 쪽은 속타는 게 당연한데, 이런 내 기분은 저 사람이 만든건데 정작 그 사람은 자기 기분 관리만 하고 있는 그 상황.2222222
아 진짜 최대한 침착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전 이걸 이해해야하는 상황으로 인정하고 들어가는 이런 분위기, 이런 연애 서적들이 너무 싫고 이젠 화나요. 이 이론의 시초나 다름 없던 화성남 금성녀의 작가가 여자였어도 그 책이 그런 내용이었을까요...그치만 또 한편으로는 혼자 있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고...뭐 그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