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는 집앞 식료품점, 뉴욕 바낭

집앞의 식료품점 겸 정육점 빅 애플 마켓이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문을 닫는다고 해도 한 달 있다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다시 문을 연다고 하니까 영영 없어지는 것도 아니거든요. 근데 오늘 들렀다가 어떤 아저씨가 가게에 대고 "잘 지내, 빅 애플 (Stay well, Big Apple)!" 하고 외치는 걸 보고 저도 마음속으로 스테이 웰, 하고 따라해봤습니다.



이곳은 그런데, 단순한 수퍼/ 정육점이 아닙니다. 가게는 두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한 쪽이 주로 공산품, 다른 한 쪽이 고기와 유제품을 팝니다. 후자의 섹션은 예전, 뉴욕의 정육지구 (Meatpacking District)가 지금처럼 팬시한 레스토랑과 부틱들이 즐비하기 전, 정말 밋패킹을 하던 그 시절(1930년대의 바로 같은 자리, 식료품점이 보입니다)의 유령입니다. 안에 들여다보면 예전에 고기를 걸던 후크 같은 것도 막 있고요 -- 오늘 가보니 싹 레노베이션을 해버렸더군요. 


저는 당연히, 밋패킹 디스트릭트의 옛날에 대한 아무 기억도 없습니다만, 뉴욕 생활을 하면서 없어지는 옛날의 문물에 대한 향수는 어느 정도 공유할 수 있게 되었어요.


다른 한편, 옆 가게에선 나른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평화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 '식료품 점'이라니, '마트'에 익숙해져버린 나에겐 왠지 모르게...
    • 손으로 쓴 'We are not closing' 참 정겹네요. 요즘은 조그만 가게를 가도 대부분 컴퓨터로 출력한 안내문을 붙여놔서..
    • 김전일/ 그저 마트라는 표현을 여기선 거의 안쓰니까요.
      아메닉/ 끝에 잘려나간 스마일리도 있어용.
    • 뉴욕이 이웃동네 같아요.ㅎ 토끼님 덕분에 말이죠.ㅎ 뉴욕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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