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아련한 영화

어릴때 그러니까 90년대에 토요/일요명화(정확한 이름은 아닐 수도 있지만)를 매주 손꼽아 기다리곤 했어요. 친하지 않던 신문도 평일에 무슨 만화가 하는지와 더불어 주말영화가 뭔지 알기 위해 가끔 들춰보곤 했죠. 안방에 TV가 있었는데 특히 '초특급 기대작'이 예정된 주말이면 혹시 다른 일로 혼나서 시청권을 박탈당할까봐 부모님 눈치를 보고 필요하면 뭔가 할 일을 하는 척하다가 시간 맞춰 안방으로 뛰어들어 재롱을 피우기도 일쑤였구요.


비록 크면서 오히려 영화를 덜 보게 되었고 당시에 봤던 영화들이 점점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요몇년 전부터 가끔씩 생각나는 영화가 있었어요. 그건 단편이 아니라 적어도 3부작은 됐던 것 같아서 더 기억에 남는데 '요한 슈트라우스 형제의 이야기' 정도로만 기억에 남아있었죠. 공적으로 알려진 역사(성과)와 (어느 정도나 사실에 기반한 건지는 몰라도) 가려진 개인사(부침)를 동시에 보여준다는 면에서 뭔가 대하소설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게 뛰어난 음악가라는 점에서는 <아마데우스>와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영화였어요. 관람 포인트 중 하나로 대를 이은 음악가 집안의(아마 3형제였던 것 같은데) 각기 다른 악기에 특화된 형제들이 우애 좋게 지낼때는 환상의 하모니를 자랑하다가 나중에는 아마 한 여인을 두고 싸우거나 아니면 각기 만난 여인들로 인해 사이가 틀어지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고요.


아무튼 이 영화가 너무 다시 보고 싶었는데, 대충 검색한 걸로는 얼른 나오지 않길래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검색해봤어요. 그 결과 그 영화는 사실 TV드라마에 속하는 것이더군요. 제 기억과 달리 6부작이었고, 95년도에 KBS에서 방영했더라구요. 제목은 <슈트라우스 왕국 (The Strauss Dinasty)>이구요. (<Strauss Family>라는 70년대 작품도 있던데 아마 <Strauss Dinasty>가 제가 본 그게 맞을 거라고 생각해요.) 혹시 기억하는 분이 계실지 궁금하네요.


놀랍게도 유투브에 10분 이내로 쪼개서 올려져 있긴 하던데 제대로된 영어자막도 아닌 것 같고 무엇보다 그렇게는 보고 싶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아주 옛날이지만 KBS에서 더빙까지 해가며 방송을 내보냈다면 분명히 보관해뒀을 것 같은데... (아마도 방송국의 창고 깊숙한 어딘가에 묻혀있을 이 테잎을 개인이 대여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려나요?) 이와 비슷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영화나 TV시리즈물, 다큐멘터리 등이 있다면 공유하는게 어떨까요?



    • 너무 오래 지나면 그래요 꼭 다시 봤으면 했는데 재미가 없었던
      • 유투브 영상을 살짝보니 그런 우려가 좀 들더군요ㅎㅎ 하지만 음악이 상쇄해줄거라는 믿음으로..
    • 95년-아련이라는 말에 눈물짓는 연식 오래된 듀게인/ 여담이지만 kbs가 파업할때마다 대체 편성된 영화나 다큐가 있는데요. 그리고 예전에는 기본예능 콘텐츠가 없어서 비는 시간을 영화로 많이 채웠죠. 기억나는 건 원작을 비튼 '사랑의 학교' 주인공 엔리코가 1차대전에서 휴가를 받아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 나이와 별개로 15년 전이면 아

        련할만하지 않나요?ㅎㅎ
    • 저는 뱅골의 밤,개같은 내인생 이 두 영화를 다시 보고싶어요..
      • '뱅골의 밤'이 혹시 휴 그랜트 나오던 영화인가요? 저도 인상깊었던.
        '개같은 내 인생'은 비디오테이프로 가지고 있는데 조카 녀석들이 왔다가 플레이어 코드를 박살내 방치 상태네요.. 그래도 몇 번 봤었죠. 이 전에.
    • 95년 뿐 아니라 80년대 했던 슈트라우스 관련 미니시리즈가 있었을 거예요. 그것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음악가 미니시리즈중에서는 '베르디'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 베르디가 직접 연기를 보여준다며 데스데모나~ 데스데모나~ 하던 기억
      • 네, <Strauss Family>라고 8부작으로 70년대에 방영한게 있더라구요. 제가 봤던 걸 먼저 보고 기회가 되면 보려구요^^ (근데 그건 구하기 더 어려울수도..)
    • 전혀 기억이 없는 시리즈네..싶었는데 95년이면 서울에 없었을 때네요. TV도 없었고. 가끔 이런 블랭크가 있어요. 군대 때라던가, 자취 할 때 라던가.. 수험생, 혹은 정신 없이 바쁜 시절.. 가끔 전혀 들어 보지 못한 티비드라마나 영화이야기를 듣고 어 뭐지? 할 때.
      • 맞아요 그런 공백 누구나 있죠.ㅎㅎ 그런데 어릴때 본 저만 인상깊었던건지 오래됐다고는 해도 인터넷에 별로 자취가 없더라구요. 아마존에 dvd는 팔지만.
    • Ebs에서 해주었던 프랑스 대혁명.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Tv 드라마였나 그래요. 96 년이었던 것으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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