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여성성에 대한 공격은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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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박근혜가 이렇게 상징을 전유하는 동안 야권은 무엇을 했는가. 문재인 후보는 한심하게도 '여성 대통령'을 내세운 박근혜에 맞서 '대한민국 남자'를 내세우기에 바빴다. 비난이 일자 '대한민국 남자'는 더 이상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선거 기간 내내 문재인 캠프는 대한민국 남자로서의 나라 사랑, 가족 사랑, 아내 사랑을 보여주는 이미지에 주력했다. 문재인 후보의 사진에서 문재인은 늘 앞을 보고 있고, 그의 부인은 문재인을 보고 있었다. 어디에서든 그 이미지는 마찬가지였고 선거 공보물에서도 이는 그대로 재연되었다. 사랑으로 맺어진 안정적인 가정, 올곧은 가장이자 다소 무뚝뚝해 보여도 사랑 많은 남자와 그의 곁에서 늘 그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내. TV 광고에서는 이런 이미지가 가장 상징적으로 극대화되었다. 그는 연설을 준비하다 피곤에 지쳐 의자 위에서 잠이 들고, 아내는 그런 남편을 위해 종종 걸음으로 물을 떠다 주고 행여라도 남편이 깰까 조심스럽게 뒤에서 그의 와이셔츠를 다림질한다.
아마도 이런 이미지는 많은 남성들과 안정적인 가정을 꿈꾸든 어떤 여성들에게는 어필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이미지를 평생 자신의 일상 속에서 수행해왔던 여성들에게 이는 결코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은 안정적 가정 속에서 남편을 진심에서 우러나는 존경과 사랑으로 보살피는 문재인의 부인을 보며 부러워하거나 그녀에게 동일시를 하는 대신, 문재인을 보며 평생 자신이 챙겨줘야 했던 지긋지긋한 남편의 모습을 떠올렸을 것이다.
문재인에게 일생의 운명이자 동반자는 오랜 세월 그의 곁에서 함께해 온 부인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남성들 간의 연대와 깊은 유대의 사이에서 여성으로서의 문재인의 부인은 그저 그 옆을 지키고 그를 바라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