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엄마랑 영화보기

저희 엄마는 드라마를 거의 안보세요. 저녁때 시간나면 꼭 저랑 영화 한 편 보십니다.

원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은 아니었고 평생에 극장간 횟수가 10회 미만일거에요.

엄마가 심심해 하시길래 엄마가 어렸을 때 좋아하셨던

소공녀 책 얘기한 게 생각나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소공녀 보여드렸어요. 

잘 만든 영화라 재밌도 있고 주인공애가 진짜 부잣집딸 같이 생겨서 진짜 있었던 일 같다고 하셨어요.

그 이후에 몽테크리스토 백작도 영화로 나온게 있냐 하셔서 짐카비젤 주연버젼도 보여드렸어요.

저는 책보다 별로였는데 감동받으시더라구요.

평소 잘하는 거 없는 딸이라 효도하는 기분으로 그 후로 엄마랑 영화 많이 봤어요.

저는 영화 혼자 보는 걸 좋아해서 엄마랑 영화보면 재미가 좀 반감돼요..

상황설명도 영화내내 해드려야해요.

 

픽사 스튜디오 작품들 거의 다 괜찮다 하셨구요. 블럭버스터들은 거의 안 좋아하셨던 거 같아요.

엑스멘 퍼스트클래스는 초능력자들 신기하다 하시다가 초능력자가 너무 많다 저게 말이 되냐며 안보시고 빨래 널으셨어요.

다크나이트는 나름 좋아하셨던 거 같은데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만큼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레이, 나의 왼발, 쉰들러 리스트 같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볼 때는 주무시는 일이 없어 좋았어요.

조금만 재미없으면 바로 주무시기 때문에ㅋㅋ

엄마가 좋아할 거라 고른건데 보시다가 주무시면 제가 영화보는 안목이 없나 좌절감이 들더라구요. 


싸이코, 현기증, 뜨거운 것이 좋아, 잃어버린 주말, 비장의 술수 같은 고전명작이 부모님이랑 보기 좋아요. 

고전영화들은 이야기 구조가 요즘 영화들에 비해 단순하고 야한 장면도 없거든요.

배우들도 미남미녀 천지. 주요인물 수가 적어 얼굴 헷갈릴 염려가 적구요. 볼꺼 없을 땐 무조건 고전영화중에 골라요.

싸이코 볼 때 저는 결말을 아는데 엄마가 자꾸 '아이고 저 할머니가 힘도 세다.. 아픈거 아니네..왜 또 저길가..'자꾸 궁시러거려서 웃겨 죽을거 같았어요. 

현기증은 중요장면에서 잘 이해 못 하시더라구요. 일시정지해놓고 얘가 그렇게 해서 얘가 그렇게 한거야 화면에다가 얼굴 가르키면서 설명하니

'충격적이다.사이코도 그러더니만 이 감독은 이런 거 잘 만드나보다' 하셨어요. 


체인질링, 그랜토리노, 밀리언 달러베이비도 좋아하셨어요. 체인질링은 어머니들과 꼭 봐야하는 작품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엄마가 그렇게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저도 놀랐어요. 영화가 10분만에 끝난 것 같다고 하셨어요.

클린트 이스트우드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그저께 좋은놈,나쁜놈,못난놈 봤는데 젊었을 때 클린트 이스트우드 너무 감탄하셔서

저 사람이 그 때 옆집에 사는 동양애들 편들어주던 할아버지야 했더니 그 사람이 그사람이냐고 놀라셨어요.

그래서 어저께는 전편 석양의 건맨 봤는데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 자태에 반하셔서 그랜토리노도 재감상 하신다고ㅋㅋ

클린트이스트우드 나오는 영화 다 볼 기세셔서 필모를 살피는데 거의 다 R등급+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이더라구요.

엄마께 보여드릴만한게 알카트라즈 탈출이랑 용서받지 못한 자 정도인거 같아요.

더티해리 시리즈도 보여드리고 싶은데ㅠㅠㅠ 민망한 장면 견딜 용기가 안나요.


듀게분들도 부모님이랑 영화자주보세요.

저는 엄마가 영화 좋아할 거라 생각도 못했거든요. 안 좋아할거라기 보다 이해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게 맞는거 같아요.

영화보기가 드라마보는 것 보다 정서적으로도 더 좋은 거 같아요. 엄마랑 정치나 경제 얘기할 때 느껴요.

엄마 또래 집단과는 많이 다르시거든요. 부모님이랑 의견이 안 맞아 힘드신 분들 영화 많이 보고 얘기해보세요.


부모님이랑 영화보기 팁인데 저처럼 민망한 장면 못견디시는 분은 등급 알아보고 영화 선택하세요.

G,PG등급은 무조건 안심.

PG-13인데 15세 관람가면 약간 안심

PG-13인데 청소년 관람불가면 imdb Parents Guide보고 선택

R인데 12세나 15세 관람가면 안심.(거의 영어 욕때문이고 번역에는 안나옴)

R등급 청소년관람불가는 무조건 피함

별 도움은 안 되는 팁이네요ㅋ





    • 전 아버지랑 영화자주봐요. 어릴때 아버지가 호소자 시리즈를 매번 보여주셨죠. 지난달에 아버지랑 버켓리스트를 같이 봤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그래서 3월에 아버지랑 둘이 중국 황산에 갑니다 ㅎㅎ
      • 부럽네요. 좋은 여행하시길ㅎㅎ 버켓리스트도 봐야겠어요.
    • 아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도 어머니께서 좋아하실 것 같아요. 다음번엔 잔잔한 일본 영화들을 소개해 주시는게 어떨런지.. ^^
      • 코레에다 감독영화는 아무도 모른다만 봤는데.. 그 영화도 엄마가 좋아할거같네요. 스윙걸즈,쉘위댄스 같은 영화들 다 좋아하셨어요.
        일본영화 쪽에 제가 관심이 없어져서 안봤었는데 엄마랑 보면 좋을 영화 몇 편 떠오르네요.^^
    • 일요일에 EBS에서 이창 해주는 걸 우연하게 엄마랑 둘이서 본 적이 있는데 무지 집중해 가지고 (저는 몇 번째 보는 건데도..) 자리에 딱 붙어서 숨도 안쉬고 봤었어요. 말 한 마디도 안하고 봤는데 재밌더라구요.
      • 저도 이창 부모님과 함께 봤어요! 히치콕 영화는 TV시리즈까지 거의 부모님과 본 듯.
      • 제가 이창 보고 있을 때 엄마도 옆에서 흥미진진하게 보시더라구요. 그땐 영화 같이 잘 안 볼 때였거든요. 근데 나는 결백하다 같이 볼 땐 그레이스 켈리 처음 보는 사람 처럼 하셔서 다시 봐야 될 거 같아요.
    • 전 영화 취미를 부모님께 물려받았어요. 이럴 적 부모님께서 EBS에서 하는 고전영화를 감독과 배우 이름과 년도까지 꼼꼼히 라벨에 적어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가 집에 한가득이었거든요. 지금은 호러 영화 등 고상한(^^) 부모님 취향에 안 맞을 영화를 제외하면 뭐든지 함께 즐긴답니다. 지금은 없어진 하이퍼텍 나다에 자주 갔고 지금은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을 가족 단위로 다녀요. 영화를 좋아하지 않거나 보고도 그닥 감상을 나누려 하지 않는 친구들과 억지로 보는 것보다 부모님과 함께 보는 게 훨씬 재밌죠.
      픽사 영화는 권하기 뭐했는데, 토이스토리3 개봉했을 때 억지로 끌고 갔더니 정말 재밌다며 놀라시더라고요.
      • 옛날 씨네 21 10주년 행사였던 거 같은데 박찬욱 감독과의 대화 갔었는데 박찬욱 감독 어렸을 때 어머니가 패니님 부모님 같으셨대요. 그래서 자연스레 영화에 관심 갖게 되셨다는.. 좋은 부모님이시네요. 나다는 저 혼자 다녔었는데 이제 엄마랑 가고 싶어도 못가는 곳이 되서 꺼이꺼이꺼이. 올해 이사갈껀데 동네에서 영상자료원 가까워요. 저도 가봐야겠어요.
    • 혹시 내 딸? 어머님 취향이 제 아내와 같으시네요^^
      • 좋은 취향 갖으신 아내분을 두셨네요. 저도 저의 엄마 취향에 놀라고 있어요.
    • 그 소공녀 실제로 재벌 딸이었는데 요새 뭐 하나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찾아봤을 때 대학생이었는데. 연기는 안 하더라고요.
      • 하얏트 집안 딸래미라죠. 저라도 안할듯. 커서 안 예쁘게 커서 그럴 수도 있구요.
        엄마한테 그 얘기해줬더니 진짜 흥미진진해 하셔서 영화보고 위키피디아 보는게 코스가 되었어요.
        영어실력도 늘 거 같아요. 엄마 고마워.
        • 지금 또 찾아봤는데 2010년에 런던에서 연극 무대 섰대요.
    • 저는 어머니와 영화 자주 봐요 자주라고 해봐야 많지는 않지만 저는 엄마 친구분들께도 영화 잘 보여주기도 해요 별거아닌걸로 생색을 낼 수있죠 음하하하하
      예매하고 좋은 자리에 맛난 밥 사드시라고 용돈까지 드리면 완벽!
      작년 천만관객든 광해나 도둑놈들도 보여드렸고 제가 보고 싶던 대학살의 신이나 하얀리본 같은 영화도 같이 봤는데 반응은 좋았어요
      • 저도 극장에 엄마랑 가고 싶은데 엄마가 영화 볼 때 궁금한게 많으셔서 못가고 있어요. 대학살의 신,하얀 리본 괜찮네요. 이제 클린트 이스트우드 3부작 다 봐서 뭘 봐야 하나 고민해야 하거든요. 계속 어머님께 좋은 영화 많이 보여드리세요. 좋은 자식들 되어보자구요.
    • 지루할 법한 영화도 집중을 잘 하시네요 어머님이. 저희 엄만 귀여운 여인 참 좋아하세요. 봐도봐도 안 질리시는 듯.
      • 영화 앞부분이 중요하잖아요. 앞부분 재미없으면(처음부터 바로 재밌어지지는 않는데) 바로 주무셔서 처음에 집중하시도록 당부하고 당부했더니 요새는 집중 잘하세요. 귀여운 여인 저희 엄마도 좋아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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