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본 광경

어제 홍대에 갔다가 비도 오고해서 카페에 들러서 쉬고있었어요.

잠시 후에 옆 테이블에 어떤 남녀 대학생정도 되보이는 사람 둘이 앉더군요.

별 관심없이 있다가 조금 후에 보니 남학생은 뭔가 종이에 적으면서 조근조근 얘길하고, 여학생은 뭔가 대답을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더라구요.

아무리봐도 커플은 아니고, 그렇다고 선후배 사이도 아닌 거 같구.

그런데 남학생이 어딘가 익숙한 거예요.

내가 쟤를 어디서 봤더라 생각해보니 한달 전 쯤 전철 옆에 앉았던 사람이더라구요-_-


한달 전 쯤 약속이 있어서 전철을 타고 가는데 내릴 때 쯤 되어서 옆에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애가 말을 걸더라구요.

"어디서 내리세요?"

응?? 왜요?하고 묻자 조용한 말투로

"제가 심리상담을 하는데 시간이 있으시면 제가 심리테스트로 해드리고 몇가지 질문을 할테니 같이 내려서 잠시 이야기 할 수 없을까요?"하더라고요.-_-;

뻥쪄서는 바빠서요. 하고 다음 번이 마침 내릴 역이라 내렸는데, 옆 테이블의 남자애가 그 때 그 남자애더라구요;


둘은 뭔가 조용하면서 심각하게 뭔가를 적어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고, 30분 쯤 지나니 어떤 30대 중후반 쯤 되어 보이는,

왜 그 딱봐도 도를 아십니까 특유의 옷차림과 분위기를 띄우는 여자분이 합석하더라구요;(낮은 단화, 하얀 블라우스, 여름이라 롱스커트가 아닌 면바지, 단발머리 혹은 쪽진머리)

그리고는 셋이 소개를 하고는 뭔가 또 화기애애;;


어떤 사이인 줄은 모르겠지만, 그 여학생 참 순진하게 생겼던데;

나오면서 행여 그 여학생이 그들한테 뭔가 속아서 어느 반지하방에서 제삿상에 절을 하거나 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카페를 나왔답니다.




    • 헉, 도를 아십니까도 진화하는 건가요.
    • 으허허 언젠가 길에서 지나치는데 음료수 좀 사달라더니 제가 싫다니까 그러는거 아니라고 큰소리치던 도쟁이가 생각나네요
    •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꽤 비싸 보이는 악기를 메고있는 여학생을 포위하고 심리테스트 이야기 꺼내는 남자분도 본 적 있어요.
    • 하긴, 소비자 조사한다고, 무슨 설문지 좀 써 달라고 접근하는 종교단체는 왕왕 봤네요.
    • '그림 그리는 사람인데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엽서를 배포해 전시를 홍보하려 하는데 이 후보 엽서들 중
      당신 눈에 제일 좋아보이는 것을 골라달라'는 식의 새로운 접근법도 등장했습니다.
      도인쪽보다는 기독교 계열에서 주로 써먹는 방법입니다. 2인 1조로 다니며 카페 등에 혼자 앉아있는 사람에게 주로 접근하지요.

      심리테스트니 그림치료니 온갖 수단을 동원해 포교하려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나오고 상대해온 저인데도
      이 신기술에는 깜빡 속아 처음엔 아주 성의껏 엽서를 골라주고 의견을 얘기해주었어요.
      새로운 포교 수단이라는 걸 눈치 챘을 땐 사람의 선의를 이용하려 들었다는 사실에 화가 나더군요.
    • 체마/그렇게 위장까지 하면서까지 포교해야할까요?;;
      그리고 그렇게 위장포교하는 사람들은 그게 직업일까요? 아니면 대가없이 그저 봉사로 포교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세계입니다.
      명동 한복판에 예수천국 불신지옥 외치는 사람들은 아주 그곳 터줏대감이던데 왜 냅두는지 모르겠어요.
    • 진짜 저런 포교 방식 동의할 수가 없어요. 제가 대학생 때 설문이 필요할 일이 많아서 길거리에 설문지 들고 나간 적이 왕왕 있었는데 저런 일이 반복되면 예전같은 인심은 기대할 수 없는 거잖아요. 과거 경험때문에 대체로 간단한 설문은 응하는 편인데, 이제는 선뜻 하겠다 할 수가 없겠네요.
    • 어제 저녁 mp3들으면서 길을 가는데 "고객님 ~~에서 나왔는데요. 시간되시면 설문조사좀~~" 하길래 잽사게 훑어봤더니 단체는 엘로힘 아카데미이고 설문내용은 성경 어쩌고 되있어서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가긴 했는데, 주변에 다른 사람도 많은데 귀에 이어폰 꼽고 길 가는 사람 붙잡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어짜피 무신교긴 하지만 '엘로힘 아카데미'라는데는 찾아보니 좀 사이비틱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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