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미제라블 후기

먼저 저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광팬이라는 전제를 깔고요.

순전히 스크린 위의 풍광이나 배우의 연기가 아닌,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명곡들을 극장을 꽉 채우는 음향으로 들을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두고 보았답니다.

하지만 목적에는 많이 부족했네요.

아무래도 지방이라서 극장의 음향이 기대를 못 채워서이기도 하겠지만,

배우들의 노래가, 극장에서 듣던 뮤지컬 배우들의 성량을 따르지 못해서인 것도 이유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휴 잭맨, 물론 노래 잘 했었지만, who am I, 에서의 갈등이나 bring him home의 꾹꾹 누르는 슬픔의 깊음을 목소리로 표현하기는 좀...

제일 기대했던 에포닌의 on my own도 생각보다 밋밋했고요.(저는 10주년 기념앨범의 카호 시마다의 on my own을 좋아합니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듯 아름다운 목소리)

오히려 코제트의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목소리가 정말 아름다웠어요.  저렇게 노래를 잘했던가, 하고 놀랐어요.

 

자베르 역의 러셀 크로는...오. ㅠㅠ 누가 이분 좀 말려주시지 그러셨어요.

내내 진지하다가 이분이 노래만 하면 웃음이 뱃속에서 오르락 내리락.ㅠㅠ 이분은, 정말. 정말. 미스캐스팅이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너무 좋았습니다.

앤 해서웨이의 팡틴은 예쁜 걸 포기하고 인생의 절망을 그대로 담아내주었고요, 그래서 예쁜 걸 넘어서서 아름다웠지요.

휴 잭맨은 아...얼굴로 지나가는 수많은 겹겹의 희노애락이며....외모도 너무 훌륭하셔서, 코제트가 장발장을 떠나 마리우스로 가는게 이상할 지경.ㅠㅠ

시민군의 마리우스와 앙졸라스의 앙상블도 훌륭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듀게분들도 토로하셨듯이.

지금 이 시기와 너무너무 잘 맞아서...시민군은 당연히 시민들이 함께 봉기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아무도 그들에게 합류하지 않아요. 우리 뿐이라는 걸 알았을 때 부르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 은 감동...

그리고 폭풍같은 엔딩까지...

 

토요일 오후시간이어서 그랬겠지만 극장은 만석이었고, 영화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나왔어요.

정말 그 박수는 그들에게의 박수일 뿐 아니라 내일을 바라는 우리에게의 박수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여기저기 눈물을 훔치며 박수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들었습니다.

 

결론은, 음향이 더 나은 극장을 찾아서 한번 더 보아야겠다고 결심...

자베르 때문에 몰입이 떨어지긴 하지만.ㅠㅠ 엔딩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서요.

 

그리고 마지막에 자막 올라갈 때 보았던, 콤 윌킨스도 다시 눈여겨 보고 싶어요.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가장 장발장스러운 장발장이라는-그래서 콤발장이라는.ㅋㅋ- 콤 윌킨스가

이제 시간이 지나서 신부님 역할로 나오시다니. 시간은...그런거겠죠.

 

    • 정말 이 시기에 딱 떨어지는 영화더군요. 그래서 더 씁쓸하기도 하고.
      하여간 팡틴역의 앤 헤서웨이는 연기가 물이 올랐더라구요. i dreamed a dream 부르는 내내 숨막히게 몰입되더군요. 최고였어요.
      저는 에포닌 역의 배우가 이유없이 ㅋㅋ 매력적이더라구요. 90년생이던데 앞으로 쭉쭉 커나가길. 뮤지컬에서도 에포닌을 맡았다고 하던데..?
      정말 러셀 크로 아저씨의 빵 먹다 목메인것 같은 목소리 어쩔겁미까..ㅠ.ㅠ
      • 다 가수인데 혼자 음치인가 싶은

        이름값으로 캐스팅했나 생각도
    • 영화 레미제라블은 다른거 다 떠나서 앤해서웨이의 판틴때문에 다시 볼 생각입니다. I dreamed a dream 각색된 거 너무 마음에 들어요.
      • 저도 판틴 또 보고 싶어서 또 예매했어요. 그 모습, 그 목소리가 계속 되리에서 뱅뱅 도네요. ㅠㅠ
    • 제 최고의 에포닌은 레아살롱가와 2002년 한국 내한 브로드웨이팀의 에포닌이에요. 영화의 에포닌은 너무 건강하단 느낌.
      앤 해서웨이와 맨중의맨 휴잭맨은 대박이었고, 마리우스와 앙졸라도 좋았어요. 마리우스는 왜 저렇게 영국인처럼 생겼지 했는데 알고보니 진짜 영국인이더군요. 앙졸라는 멋있었어요.
      • 저는 영화속 에포닌이 맘에 들었어요.
        Samantha Jane Barks는 실제 뮤지컬무대(런던)에서 에포닌역을 맡아서 했더라구요.

        동영상은 25주년 기념공연에서 부른 on my own입니다.
      • 1996년, 2002년 내한공연팀의 에포닌은 마앤 디오니시오 입니다. 레아 살롱가와 마찬가지로 필리핀계 뮤지컬스타이고, 미스사이공의 킴도 했고, 요즘엔 팡틴을 하신다는군요.
        제게도 최고의 에포닌은 마앤 디오니시오입니다. 특히 96년 공연당시.
    • 앤 헤서웨이는 존재 자체가 정말 아름다웠고,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좋아하는 배우는 아닌데 목소리가 아름답더라구요.
      무엇보다 이 시점에 이 영화가 개봉한 걸 보면 정말 신의 각본이란게 있는게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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