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무리를 지어 날아가는 새떼를 보았습니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는 걸 우선 말씀드리고 싶고요

너무 빨리 지나가서 사진을 못찍었다는 건 너무 아쉬워요

저는 처음에 한 번만 지나가고 안올줄 알았는데

여러번 지나가더라구요ㅠ

한 번 지나가는 걸 보면 조금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너무나도 우연인게

주위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둘러보니 한 다섯 명 쯤?)

청소부원들까지 합치면 한 일곱 명..

저는 그때 허리라도 펴볼까 하고 하늘을 보고 있었습니다

무슨 새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예쁘게 V자 모양을 그리며 남쪽에서 북쪽으로

날아가는 편대를 저 혼자 보게 되었습니다

놀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보려 했지만

아무도 하늘을 보고 있지 않았어요

저 혼자 이 엄청난 광경을 본 셈인데요


새들은 저 하늘을 정말 자유롭게 날아

자신의 고향 혹은 새로운 삶을 찾아 갔습니다

저도 오늘 갑자기 너무나 통속적인 문장이지만

새가 되고 싶어졌습니다

저 하늘을 날아...

모든 삶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아무것도 나를 붙잡지 않는 그런 상황을

꿈꿔보았습니다

    •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이런 게 생각나네요.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렬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낄죽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 집 근처에 성내천에 있어요. 자연하천이 아니라 콘크리트 바닥의 인공하천이죠. 그래도 물엔 물고기가 살고 주위에 희귀한 동물들도 종종 발견되고요. 무엇보다 새들이 많이 날아들어요. 오리 백조 두루미 등등. 새들이 인공하천에 사는 물고기들을 잡아먹는데 가끔 걱정이 돼요. 물고기가 오염되었으면 어쩌나 싶어서요. 그러니까... 횡설수설인데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들에게도 현실이 있다는 거예요. 긴 다리로 하천을 거닐며 사냥감을 찾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와 다를 바가 없지요.
    • 날개짓 속도를 봐야겠지만 일단 v자를 그리며 날아갔으면 쇠기러기나 큰기러기겠죠. 오리는 편대비행을 안하고 게다가 날개짓이 너무 빠르고 방정맞아서 신기한 기분이 들진 않으니;;; 사람들이 하늘을 워낙 안봐서 그렇지, 시야가 트인 곳에서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에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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