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게에 종종 미용이 아닌 피부과, 성형외과 질문을 하는 분들이 계시죠. 의사들이 미용으로 개원하는 이유는 그쪽이 좀더 돈이 되기 때문인데, 이는 정부의 수가정책이 그렇게 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에요. 의료보험비는 별로 인상하지 않고 쓸 곳이 많아지면 수가를 더 낮춰야 하죠. 그러면 보험진료하는 의사들이 원가절감을 시도해 자신의 소득을 유지시키려고 하겠죠. 아니면 비보험인 미용분야로 진출해 한국은 피부비만 관리를 의사에게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되겠죠.
돈때문에 병원 못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옳은 말인데, 전 사실 지금의 건강보험 시스템이 저 공약을 견뎌낼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건강보험료를 더 많이 걷을 길을 찾던지, 아니면 의사들에게 지급되는 수가를 더 찍어눌러야 하는데 둘 다 당장 가능한 일인지... 개인적으로는 지난 5년간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폐지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안고 산지라, 그 반대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좀 안심입니다. 5년 임기 내에 상한액 100만원이 되지 않더라도 말이죠.
댓글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특히 shostakovich님 자세한 설명 감사해요. 뜻은 좋지만 실현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공약이군요. 의료수가를 낮추지 않으려면 의료보험비를 크게 올려야 할 텐데, 그러면 사보험이나 국가의료보험이나 별 차이가 없어지겠네요. 그런데 문재인 측에서는 국민 1인당 5천원 정도만 인상한다고 했으니 결국은 수가가 낮아진다는 얘기고, 분명히 의사들은 좀 더 돈이 되는 쪽으로 옮겨가겠고... 아, 어렵네요.
shostakovich/그럼 의료보험비를 크게 인상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면서 점차 사보험을 줄여나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낫지 않을까요? 아니...쓰고나서 생각해보니 의료보험비는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것인데 이걸 크게 인상해버린다면 서민 부담이 엄청 커지겠네요. 사보험은 선택의 여지나 있지.
문재인의 보건정책 담당이 지금의 의약분업을 강행한 김용익이라는 사람인게 일단 문제가 크구요.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는 보험 체계 하에서는 의사가 환자를 보면볼수록 손해입니다. 원가 보전률이 의과는 칠십프로 정도 치과는 육십프로대입니다. 그래서 먹고 살라고 준게 비보험이고 비보험으로 사는 대신에 저수가를 견디고 있는 것인데 문재인씨의 정책은 비보험을 포함해서 100만원 상한제입니다. 재원 마련이 된다면야 문제가 없겠지만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이 말도 안되는 비용이 들어갈 거구요. 결국 정부는 의사를 누를수밖에 없겠지요. 지금도 엄청 누르고 있는데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어찌될지 불보듯 뻔한 일이라...
추가로 위에서 말한 원가보전률은 의사가 밝힌게 아니라 심평원 자료구요. 2000년의 의원 초진료는 12000원이고 2010년에는 12280원. 10년간 2.33% 상승... 수가에 정상적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주지 않으니 점점 힘들어지는거죠.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서 2번 찍기는 하는데 굉장히 두렵고 그렇습니다.
저도 상세하게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의사 & 병원측에선 반대하겠죠. 비보험을 보험으로 전환하면 의료행위 하나하나에 국가개입을 의미하고, 수가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하지만 혜택을 받는 환자입장에선 중증질환의 경우 부담이 줄어드니 좋을거구요(의료질 측면을 논외로 하자면). 보험료 부과체계를 변경하고 보험료를 올려서 재원조달을 하겠다는데, 현재도 마이너스 재정상태인데 잘 될런지 저도 의구심이 있어요. 무엇보다도 의사집단에서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거라고 보고, 재정을 관리하는 국민의료보험공단이 이 정책의 현실 가능성에 대해서도 어떻게 보는지도 궁금해요.
낭랑 / 서민이 건강보험 확대를 반대하는 건 여러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일단 가난한 서민도 젊을 땐 건강하기 때문에, 당장 얼마 되도 않는 내 월급에서 건강보험료가 빠져나간다는 것 자체가 싫은 사람도 있습니다. "병 걸렸을 때 병원 못가서 죽건 말건 내 알아서 할테니까 건강보험을 강요하지 말라"는, 개인의 자유 강조파도 있고요. 세계 최대강대국이라는 미국에 제대로 된 국가 건강보험이 없고, 오바마가 도입하려고 하는데도 반대가 그렇게나 많은 걸 보면 미국인들은 정말 자유, 선택권에 대한 의지가 강한가봅니다.
관련 분야에 대해서 지식이 일천하여 어쩔 수 없이 피상적인 얘기입니다만, 한 마디 쓸게요.
빚덩어리 아파트 한 채와 17만km를 뛴 X차 덕분에 매달 29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실비보험을 매달 15만 원 정도 내고 있고요. 4인 식구 기준으로 실비보험료가(정액보장이 되는 생명보험은 성격이 다르니 제외하겠습니다.) 적어도 20만 원 이상이 될 겁니다. 게다가 이 실비보험료는 보험 수혜의 확률이 높아지는 고연령층으로 진입할 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날 겁니다.(자동갱신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이 실비보험은 특히 지금 쟁점이 되고 있는 간병비 등에 대한 수혜가 전혀 없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공약대로만 된다면 전 당장 저희 가족 실비보험을 해약할 것입니다. 그리고 건강보험료가 현재보다 50% 이상 더 오른다 하더라도 기꺼이 낼 것입니다. 간단한 산수만 하더라도 이 편이 훨씬 이익입니다. 여기에 더 이상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 집안이 풍비박산나는 불행을 지켜보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적 이익디 더해질 겁니다.
친구 중에 성형의가 있는데 이 녀석이 ㅂㄱㄴ를 찍겠다는 논리도 결국 자신이 속한 계급의 이익 때문이었습니다. 전 물론 존중한다고 말했고, 한 마디만 첨언했습니다. "문재인의 다른 공약은 다 고만고만해서 귀에 잘 들어오는데 의료비 개인 부담 상한제 하나는 기가 막히더라. 이대로만 된다면 중환자 한 명 때문에 온 집안이 거덜나는 불행은 모두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의 안위와 영달도 물론 아주 중요하지만, 누가 봐도 당위적으로 옳은 걸 선택하는 것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고민할 가치가 있지 싶네." 설득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내일 투표 결과가 알려주겠죠.
방금 고향에 계신 아버지를 설득했습니다. 짧게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막내 아들이 정보통신 쪽에서 밥 먹고 사는데, 안철수가 미는 문재인이 되어야 제가 먹고 사는 게 수월해져요." 아주 선선히 알았다고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