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정말 좋은데요?ㅠㅠㅠㅠ


왕십리에서 IMAX HFR 3D로 봤습니다. 이제 사운드 싱크 문제는 다 해결된 것 같으니 그 부분에 있어선 걱정 붙들어매셔도 좋을 것 같아요.


명작이라고 말하진 못하겠습니다. 올해 최고의 영화...도 물론 아닙니다. 단점이 너무 눈에 보이거든요.


일단 이야기를 너무 늘려놓은 게 티가 나요. '반지의 제왕'과 한 이야기로 묶고 싶은 욕심 탓에 강령술사와 라다가스트 비중도 높이고(정작 '반지의 제왕'에선 빼 놓고...), 프로도, 사루만, 갈라드리엘, 엘론드도 등장시키면서 좀 더 거대한 악에 대한 불안을 상정하면서 이야기를 크게 크게 몰아가는가 하면(다음 편엔 레골라스도 나온다죠?), 스란두일과 소린 간의 원한 관계를 구체적인 형태로 강조하고 진작 죽는 아조그를 소린과 깊은 원한 관계를 지닌 끝판 왕쯤으로 설정함으로써 3부작 내내 에레보르 탈환기와 더불어 큼지막하게 진행시킬 이야기 줄기들을 잔뜩 마련해 두었습니다. 문제는 원작 자체가 '에헤라디야~' '좋은 게 좋은 거지 뭐' 식으로 슬렁슬렁 이야기 전개시키면서 노래도 부르고 소동도 겪는 동화 분위기로 가던 이야기인지라(호수마을 vs 스마우그 부분이나 마지막 전쟁 부분처럼 진지한 부분은 대충 때우고 넘어가죠.), 원작에 따르는 이야기 전개와 영화에서 독자적으로 부풀려놓은 이야기들이 썩 잘 엉겨붙질 않고 늘어진다는 겁니다. 분위기도 영화로 오면서 지나치다 싶게 진지해져서 더 이질감이 들기도 하고요.

 

빌보, 간달프, 소린을 제외한 원정대원들이 병풍 수준이라는 것도, 위기 상황마다 호빗 종특빨, 운빨, 간달프빨로 대충대충 넘어가던 것도 원작의 분위기 상에선 나름 잘 어우러지던 요소들이었지만, 이렇게 거대하고 진지한 이야기에선 심하게 거슬립니다. '반지의 제왕'이랑 엮으면서 이야기 불릴 러닝타임의 반만 원정대원들 캐릭터 구축에 할애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겁니다. '반지의 제왕' 때와 같은 감독이 '반지의 제왕'과 비슷한 컨셉의 호빗+마법사+원정대원의 원정기를 '반지의 제왕'과 비슷한 분위기로 풀어냈는데, 캐릭터들의 매력은 훨씬 못 미치니까, 이야기가 더 늘어져 보이고 '반지의 제왕'의 재탕 같아 보이는 게 어쩌면 당연한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시간 50분이 지루하지가 않습니다ㅠㅠㅠ 아니, 오히려 정말 좋았어요! 톨킨이 만들고 피터 잭슨이 시각화한 그 세계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그래픽은 10년의 세월을 증명하듯훨씬 대단해졌고, 3D효과도 훌륭한데다, 병풍 캐릭터들을 데리고 펼치는 액션씬들도 연출 빨인지 몰라도 박진감 넘치고, 48프레임은 처음엔 tv 재연 다큐 같아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그 뒤부터는 그야말로 신세계더군요. 


특히나 후반부 고블린 굴 시퀀스는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이 총망라된, 이 영화의 백미였어요. 저는 여전히 올해 블록버스터 중 최고는 '007 스카이폴'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액션 시퀀스만 놓고 보았을 땐 '호빗'의 고블린 굴 시퀀스가 올해 웬만한 액션 영화는 다 발라버리는 수준이었다고 생각해요.


사실상 1편에 해당하는 분량이 원작에서 제일 조용한 분량이고, 2, 3편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스마우그와의 전투, 종족 간 전쟁 등 큼지막한 사건들이 하나씩 있는데다, 영화에서 불려놓은 이야기 전개로 보아 강령술사와 대적하는 부분도 나올 것 같고 '반지'와 엮으면서 여러 가지 큼지막한 사건들 많이 만들어낼 것 같아서, 다음 작품들은 더더욱 기대됩니다ㅠㅠㅠ




영화와는 별개로, 왕십리 아이맥스에서 매일 4회차 상영분마다 영화 시작 전에 '스타 트렉: 다크니스' 프롤로그 영상을 보여주는데, 이 영상도 참 좋았어요ㅠㅠㅠ 앞으로 예매하실 분은 꼭 4회차로 하세요!!

 

    • 전 사실 영화보면서 가장 두근거린 순간이 반지가 등장하면서 하워드 쇼어의 '그 음악'이 흘러나올때!
      아..내가 그토록 기다려왔던 그 영화를 지금 보고 있다는 감동이 밀려와서 두근거렸어요
      고블린 소굴을 헤집고 도망쳐나오는 장면에선 카메라가 크게 돌면서 깊이 있는 3차원 공간이랑 섬세한 디테일을 보여주는데 그부분도 좋았고요
      등장인물들이 타고 나오는 환상의 동물들도 참 멋있어요, 큰 사슴, 투닥투닥 질주하는 토끼들, 독수리들..
      • 아... 반지 그 장면... 좋았죠ㅠㅠㅠ 독수리야 '반지의 제왕'에서 하도 봐서 그냥 그랬는데 라다가스트 토끼 썰매는 진짜 귀여웠어요!
    • 공감되는 평이네요! 단점은 정말 눈에 띄긴 해요. 사실 소린, 발린, 킬리 이외의 호빗들에 대한 내용은 원작에서 오히려 정보가 더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도 재미있다는 게 함정ㅠㅠ 2편 3편도 너무너무 기대됩니다. 화면이나 특수효과는 골룸이 나올 때도 탄성이 나올 정도로 발전한 게 느껴졌어요. 영화 보고나선 다시 원작 읽고있고, 아까 OCN에서 반지 3부작을 해줘서 보는데 (3편만 HD긴 했지만) 반지도 더 재밌게 느껴지더라구요ㅠㅠ 이렇게 너디한 토요일을 보내다니 참ㅋㅋ
      • 저도 골룸 나올 때 진짜 놀랐어요. 표정 표현하는 것 자체가 '반지의 제왕' 때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던데요?!!
    • 저도 악평 보고 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어요. 모험의 시작 이야기는 늘 재밌는 것 같아요.

      3D효과 관련해서는 2D로 봤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아이맥스의 장점을 3D가 못살리는 것 같고.
      HFR 이 아니라 그런건지 3D 가 너무 눈에 안들어왔어요. 특히 카메라가 배경을 주욱 훑어줄 때, 눈에 하나도 안들어옵니다. 이게 3D탓인건지, 제 눈이 이상한건지;;;
      자막도 가끔 2개로 겹쳐보이고요.
      • 저 같은 경우는 딱히 눈에 안 들어온다는 느낌까지는 없었어요ㅠㅠ 그런데 3D는 자세나 좌석 위치, 그에 따른 각도의 영향도 좀 타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도 좀 꾸부정하게 앉으면 바로 자막이 두 겹으로 보여서 고쳐 앉곤 했거든요ㅠ
    • 전 반지의 제왕 1부 마지막에서 느꼈던 짜증을 똑같이 느꼈습니다.영웅주의 신파 좀 자제할 수 없겠니..
      그 외에는 흥미로웠어요.그래픽도 훌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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