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재인 후보 관련한 글에 첨부되는 노통 영결식 사진에서 엉엉 우는 그분 모습을 보면 새삼 아쉽고 그립습니다. 너무 큰 인물이라 존경하면서도 정서적인 친근감은 덜했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나네요. 세번째 민주정부가 태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고 가셨으면 좋았을텐데.
전 이해 못 하겠어요. 김대중 대통령도 노무현 대통령도 자신들이 민주화 과정에서 겪었던 탄압들을 용서한 것은 존경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두 분이 착각하시는 것이, 본인들은 본인들의 일만 용서할 수 있을 뿐 다른 이들의 과거까지 용서할 자격은 없다는 겁니다. 대통령으로 뽑아준 건 제대로 된 나라 만들어달라고 뽑아준거지 국민 개개인의 개인사까지 용서할 자격까지 부여한 것은 아니거든요. 그 때 법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이 우리 역사에서 또 하나의 선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자의적으로 하지 말고 제발 법대로!
이번에 문재인님이 대통령이 된다해도 또다시 용서할 자격이 있다는 착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법대로 처벌할 일은 처벌하고 그 다음은 국민에게 맡기고 대통령의 업무수행만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어요.보수 진보를 아우르는 거국적 통합정치를 하겠다는 것이 '너희의 죄많은 과거까지 포용-혹은 용서-하며 함께 가겠다'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우리는 이제 모두 다 알잖아요. 우리가 용서하는 것도 용서를 비는 사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요. 또, 대단한 결단으로 용서를 한다해도 지들이 잘나서 용서-라 쓰고 건드리지 못함이라 읽는다-하는 줄로 아는 무리들이라는 것도요.
제가 이해 할수 있다는건,당시 김대중을 위시한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지만,상당히 기반이 얄팍하고 여기저기 극단적인 반세력들의 눈총에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었음을 생각하면 그렇다는 겁니다. 아마 그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이전 세력들에 대한 구국의 단죄들을 단행했다면 반대세력에 의해 후폭풍이 상당했을거에요. 저는 김대중 정권의 그 결단이 김대중 전대통령 개인의 용서를 국가의 이름으로 행한건 아니라고 봐요.오히려 그건 진심의 마음보다는 보다 계산적인 행동이라고 봅니다. 바람직하지 않으니 나쁘게 볼수도 있고,정치로서의 처세라고 볼수도 있는데 저는 그냥 이해할수 있다..하는 편이에요.
김대중 전대통령 시절에 당시 야당은 김전대통령의 국정방향들이 지나치게 급진적이라고 비판하곤 했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자제하고 매우 조심스러운 행보들이었다고 보는게 맞는것 같아요. 뭐 교육개혁이나 의료법 개정등 굵직굵직한 것들,그리고 거기에 파생된 사회적 논란때문에 마치 대단한 매스를 단행한것 같이 느껴지지만. 애초 김대중 전대통령은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김종필씨를 이용했죠.박정희 시절 정보부의 수장이었던 그 김종필씨를 말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느끼기에 자신의 집권시기에 어떤이들의 열망대로 과거사를 제대로 청산하고 선을 긋는건 오히려 국정운영을 하는데 해가 될 수 있다.라고 판단한 듯 싶습니다.오히려 그들을 이용해서 피상적으로나마 '나는 적이 아니다(실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과격하다.급진적이고 현실적이지 못하다.등으로 점철되었다고 해요.후보시절..그가 독재자들과 극단적으로 싸우며 얻은 상처들이죠).그렇게 과격한 사람이 아니다.나는 통합을 하고 싶다.'하는 메세지를 반대파들에게도 전달할 필요가 있었고 그런 과정들의 일부라고 봅니다. 우린 노무현정권을 통해 옳고 곧은 신념을 재지않고 그대로 투영하는 일이 얼마나 큰 화를 자초하는지 보았잖아요.김대중 전대통령은 참으로 정치적인 판단에 밝았던 사림이니 이런저런 정황을 고려했던걸로 생각해요.
네~ 그런 면에서의 이해는 저도 하죠. 김대중 대통령의 당시 상황이나 성격을 모르는 바도 아니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용서'라는 건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고 봐요. 트롤들에게 던져줄 다른 먹이도 충분했다고 보거든요. 반민특위에서 최린이 그랬다죠. 광화문 한복판에서 날 참수하라고 그래야 다음번에 또 나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을거라고. 김대중 대통령이 한 일은 '정치적 결단'이었을지는 모르겠으나 '역사적 죄악'이라고 봐요. 어쩌면 김대중 대통령이 정맞지 않고 가려고 하셨던 길이 노무현 대통령 대에 와서는 오히려 해가 되지 않았나 싶은 마음도 듭니다. 그러다고 제가 그 사건 하나로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아니에요. kct100님만큼은 아니겠으나 저에게 마음 깊이 우러나오는 존경을 받는 몇 안되는 분이시니까요. ^^
저는 문재인후보가 이후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이 문제로 상당히 난항을 겪을것으로 예상합니다. 문재인 후보가 괜시리 '통합'을 강조하고,그네들을 포용하려는 입장을 취하려는게 아니겠지요. 아마 많은 부분에서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의 이념,자신의 이념,우리의 이념과 상반되는 어떤 결단들,우리가 보기에 역적들의 논리에 합해야 하는 결론을 수없이 해야 하는 상황에 올겁니다. 그건 어쩔 수가 없는게 우리의 정치구조가 그래야 살아남는 형태로 짜여져 있으니까요.다른 나라도 그렇겠지만 한국은 유난히 그런 극단적인 분열들이 심한편이죠. 그걸 무시하고 밀어붙이는건 누군가에겐 영웅이 될 수 있지만,정치적인 돈키호텔로 고립될 가능성이 100%죠. chloe님은 김대중 대통령의 그 길때문에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때에 해가 되었다.라고 말씀하시지만 제 입장에선 그렇지 않았다면 김대중 정권이 그만한 힘을 가지고 유지할 수나 있었을까.이후 다시 노무현 정권으로 대를 유지할 수나 있었을까 하는 의심이 먼저 들어요. 노무현정권의 그런 실패 이후 이명박정권이 말도안되는 지지로 거의 원맨쇼를 펼쳤던 상황을 보면 더욱 심증은 굳습니다.
저는 문재인후보가 이후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어느정도 우리의 바램을 그렇게 곧이곧대로 투영하지 못하고,어떤때엔 우리를 배반하더라도 어느정도 그런 정치역학관계에 대해 포용할 수 있는 대비가 필요한것 같아요. 지금은 지뢰밭,텃밭에서 조금씩 기반을 쌓는 일이 먼저인것 같고,그 과정에서 일부 이해할 수 없는 연합,단합,어떤 이율배반적인 판단들은 필수적인것 같거든요.지금의 한계죠. 그런면에서 이해 할수 있다는 거였고,chloe님이 비판하시는 지점에 대해서도 수긍할 수 있네요.
저는 문재인후보가 이후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어느정도 우리의 바램을 그렇게 곧이곧대로 투영하지 못하고,어떤때엔 우리를 배반하더라도 어느정도 그런 정치역학관계에 대해 포용할 수 있는 대비가 필요한 것 같아요.(2) 전 이 부분에 동의해요. 노무현 대통령 때 국민들이 이런 부분들에 대해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었던 것이 노무현 까기가 국민스포츠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큰 원인 중에 하나라고 보고 있고요. 바로 위에 이상한 글도 그런 원인 때문에 노무현을 증오하게 된 분이 쓰신 글로 이해하빈다;;; ^^ 하지만 우리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은 '우리를 배반하는 부분'에 있어서 용납될 수 있는 부분의 한도인 것 같아요. 전 우리나라의 모든 흑역사의 원인인 독재자와 학살자에 대한 부분에 선례를 남긴 것이 아쉽다인 것이고, kct100님은 이해할 수 있다의 차이로 마무리 하면 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