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에서 봉준호 감독은 어떤 얘길 하고 있는 걸까요?

어김 없이 질문글 죄송함니다ㅜㅜ


<괴물>을 텍스트로 영화 분석을 하는 과제인데요, 어떤 주제를 잡고 그걸 아주 깊게 파서 발표하면 교수님과 학생들에게 처참히 까이고 질문당하는 그런 무시무시한 수업입니다. 


이번에 제 차례가 왔구요.


그런데 너무 얘기할 거리가 많아서(?) 도대체 어떤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미국의 피식민국가로서의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식민권력에 의해 태어난 괴물. 


그 괴물은 한강에서 자라 가난한 소시민들을 위협하고 죽이죠. 그런데 국민을 보호해야할 대한민국 정부와 기관들은 아주 무력하고


이 정부를 지배하는 미국이란 나라는 있지도 않은 바이러스 타령을 해 대구요. 결국 괴물을 죽인 건 한국사회의 루저인 노숙자와 강두의 가족이죠.


저는 그 중에서 오프닝 시퀀스 :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에 붓고 - 낚시꾼들이 괴생명체를 발견하고 - 다리위에서 한강으로 뛰어내리는 가장의 모습에 대해서 분석하고 싶은데


그러면 괴물의 탄생에 대해서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괴물을 단지 지배권력의 산물로만 볼 수 있을까요? (자살남의 시체도 아마 괴물이 잡아먹었겠죠)


ㅜㅜ 사실 뭐 어떻게 분석해야 할 지 하나도 감이 안 옵니다. 


감독이 <괴물>을 통해 던지고자 했던 핵심 메세지는 무엇일까요??


저는 도대체 이걸 어떻게 구체화 시켜야 할까요???? 


제 논리에 빠져 보지 못한 것이 있다면 따끔히 알려주시길. 


아니면 저를 혼돈의 카오스에서 구제해 주시길. 


영험한 듀게의 도움 기다리겠습니다. 

    • 저도 대학생인데 제 생각 남깁니다. 괴물은 저 또한 권력에 관한 영화라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국에 대한 권력 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에서의 미디어권력이나 의료권력 정부의 권력 그리거 기득권이 된 자들의 힘 이 모든 힘들이 한국 사회에 어떤 괴물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물론 괴물이 사람을 잡아먹지만 그것을 포장하고 경계하는 것도 힘 안에서 이루어지는것인다 피해자는 소수자인 강두 가족인데 그들이 도움을 받을 곳이라고는 없었어요 그래서 직접 나선 겁니다. 민중이요 그래서 괴물이 쓰러지지만 그것이 권력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일까 하는 점을 생각합니다 민중은 식구를 얻어서 더불어 살아가게 되고 하지만 힘의 속성은 변한게 없어서 밖은 춥지만, 안에선 가족이 나름 따듯하게 뉴스를 탁 끄고 밥이나 먹는 것 같아요
    • 봉준호의 영화는 많은 시대적인 상징이 담겨 있어서 그런 이야기들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런 상징을 넘어서 이미지와 공간을 바라본다면 더 풍성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 다시 말하면 영화에 무슨 핵심 메시지가 있겠어요. 반공영화같은 게 아니고서야 핵심 메시지가 있으면 글로 썼겠죠. 메시지가 아닌 이미지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 맞아요! 그래서 저도 소위말하는 감독의 숨은 의도를 분석한다고 얘기하면 먼저 반감부터 들었던 것 같아요.

        이미지를 찾아야한다는말, 새겨듣겠습니다^^
    • 윗분들 말씀대로 미국에만 포커스를 맞추기엔 영화가 굉장히 풍부한 얘깃거리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영화를 본 게 너무 오래 전이라 세세한 부분은 모르겠습니다만, 장례식장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능청스럽게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묘사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 꼭 감독의 메세지를 밝히겠다는 의도로 접근하기 보다는 글 쓰시는 분이 영화에서 독자적으로 이끌어내는 의미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한강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괴물은 한강이 낳은 돌연변이 혹은 부작용이죠. 한국 현대사에서 한강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죠. "잘 살아보세"라는 70년대의 성장 제일주의의 구호나 "부자 되세요"라는 어구가 대표하는 뻔뻔한 21세기의 물질 제일주의를 한강만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자연물은 드물다고 봅니다. "한강의 기적"이나 "(한)강남 스타일"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죠.

      성장 제일주의는 사실 다른 나라의 자본주의 성장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사회에서 특이한 것은 성장 제일주의가 가족 이기주의랑 결합했다는 겁니다. 재벌이라는 기형적인 가족 중심의 대기업이 그 일례겠죠. 참, 최근에 33세의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 내곡동 사저 문제를 일으켰던 피맺힌 모정도 있었군요.

      가족 이기주의는 가장이 실패할 때 그 가정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국가는 똘똘 뭉친 가족에게 모든 복지랑 사회적인 서비스를 미루기 때문에 부실한 가정의 일원들은 아무런 사회적인 안전망 없이 벼랑끝으로 몰리기 일쑤죠. 그리고 가족 이기주의는 사회의 다른 구성원에게 참으로 매몰찬 사고입니다. 내 가족만 멀쩡하고 잘 되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한강이 오염이 되든 상관하지 않지요. 괴물의 오프닝 장면에서 낚시하던 가장이 우연히 유체에 불과한 괴물을 보고 가지고 놀다가 놓치면서 놓친 괴물에 대한 걱정보다는 딸한테 선물받은 머그컵을 잃어버릴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는데 그 장면이 참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의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차기작이었던 마더도 결국 가족 이기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거든요.

      괴물은 마더보다 훨씬 희망적으로 끝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송강호가 분한 아버지가 금지옥엽인 딸을 잃었지만 그 딸이 구하고자 한 어린 고아 소년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혈연에 의거한 맹목적인 가족 이기주의가 어느 정도 극복되는 것 같아서 저는 괴물의 엔딩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 제가 이끌어낸 결론!

        그렇죠 제가 봉감독이 아닌다음에야 감독님의 의도를 완벽히 파악할수 없을테니까요. 의견 감사합니다~
    • 저는 감독이 효순이 미선이 에게 바치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어른으로서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자괴감. 영화에서 보호와 응징이 중요한 요소잖아요
    • 저는 한국이 갖고있는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특성이 너무 자연스럽게 베어 있어 괴물의 의미가 꼭 반미라거나 70년대 성장의 부작용 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아주오랜 시간동안 만들어진 한국이라는 곳의 특성을 웃기게 그리고 부정적이기만 하지도 긍정적이기만 하지도 않게 그려낸 영화라고 생각해요
    • 오프닝시퀀스에 관해서 정성일씨는 이렇게 쓰셨어요. 개봉 당시에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나서 퍼왔습니다.


      아무도 <킹콩>을 보면서 왜 저렇게 커다란 원숭이가 생겨났는지 궁금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에이리언>을 본 다음 저런 기생 생물체가 가능한지에 대해서 질문하지 않는다. 그런데 봉준호는 ‘괴물’이 어디서 생겨났는지 보는 사람이 ‘잘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첫 번째 신은 주한 미8군 용산기지에서 “먼지 낀 포름알데히드”를 방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방류하는 그 수백병에 담긴 “먼지 낀 포름알데히드”를 수평 트래킹으로 찍은 다음 그걸 한강과 디졸브로 연결시켰다. 이동하는 카메라, 같은 방향으로 흐르는 한강의 물결. 그 둘을 하나로 겹쳐놓은 디졸브. 그런 다음 그걸 ‘마시면서’ 한강에서 ‘무언가’ 자라나고 있다는 것을 비오는 날 한강 낚시꾼 두 사람의 입을 빌려 설명한다. 그리고 6년8개월 뒤 그 ‘무언가’가 비오는 날 ‘하필이면’ 부도 맞은 다음 뛰어내린 윤 사장을 ‘잡아먹기 위해’ 한강 다리 아래서 기다리는 것으로 연결한다. 미군 기지와 한강, 부도 맞은 사장. 이 세개의 연속된 신은 누가 보아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 자명하다 못해 어리둥절할 만큼 노골적이다. ‘괴물’이 왜 생겨난 것인지 더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여기서 ‘괴물’은 그 어떤 비유적인 ‘억압의 귀환’이 아니라 말 그대로 미군 부대의 “먼지 낀 포름알데히드” 무단 방류에 대한 생물학적 결과이다. 그 ‘결과’가 자본주의 경쟁시장에서 낙오한 채 자살한 남자를 잡아먹는다. 생각할 만한 지적. ‘결과적으로’ 잡혀먹힌 것이 아니라 하나의 ‘결과’가 다른 ‘결과’를 잡아먹은 것이다. 약간의 과장. 자본주의 시장의 ‘결과’를 분단체제하의 반식민지국가에 상주하고 있는 주한미군 부대의 ‘결과’가 잡아먹는다. 그런데 그 결과가 한강에 있을 리 없는 괴물이다.


      출처 :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40622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40623
      • 우오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명쾌하네요
    • 모바일이라 일일이 감사댓글 못달아서 죄송해요ㅜ 정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힘내서 발표준비 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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