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에 대한 얘기가 많지 않은게..

이 영화가 어렵게 탄생하게 된 그 비화들과,정치적인 잡음들을 제외하면 정말 그렇게 얘기할 거리가 많은 영화는 아니네요.

의외로 이 영화와 관련된 영화자체에 대한 얘기들은 그렇게 많지 않아서 의아했는데 딱히 담론을 형성할 영화는 아니네요.


몇가지 인상적이었던건.



0) SNL의 영향때문에 한분이 무진장 적응 안되더군요...나올때마다 그 역할에 이입이 안되요;;

1) 애니메이션은 아무리 봐도 그렇게 과한 표현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처음 아이를 보던 어머니가 창문으로 쏘아진 총알에 맞고 쓰러지는 장면부터,뜻밖의 리듬,이질적인 표현들에 좀 놀랐는데,점점 그 수위들이 과격해더군요.

     총을 맞은 누이가 그 구멍으로 내장들을 쏟아내는 표현들이 왜 그런 분위기에서 필요한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과격한 표현들을 통해 더욱 절절함이나 시위의 폭력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였다고 보이지도 않아요.그냥 그건 의미없는(나아가서 의중이 불쾌하기까지 한) 수사처럼 보였고,더욱이 표현의 방식들이 자꾸 감각적인 일본 애니메이션들을 떠올려서 참 오묘

     하더군요.

     제가 봤을때 애니메이션은 명백한 패착이었어요.


2) 배우들 연기는 좀 괴롭더군요.입에 맞지 않는 전라도 사투리가 큰 장애물이었던 것 같고, 무생물처럼 그려진 전두환은 상황과 상관없이 계속 같은톤만 이어지니 후반부에서는 마네킹같아 보일 지경이었어요.실제 인물과 연결하는데 오히려 방해를 하더군요.


3) 만화26년은 대충 훑었었는데,영화가 만화에 비해 배우들 정리가 잘 안되는것 같습니다.진구나 한혜진을 제외하면 나머지 사람들의 전사가 선명하지 않아요.만화에서 경호실장은 강풀이 굉장히 비중을 두고 중요하게 구축했을 인물인것 같은데,영화상에서는 

     그의 의식들이 잘 그려져있지 않죠.영화적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긴 하는데 덕분에 정말 심심하고 평면적인 인물과 관계도가 되어 버렸어요.


4) 딱히 인상적인건 없는 영화인데,마지막 끝맺음은 좋더군요.설마 저렇게 끝날까? 끝날까? 했는데 정말 그렇게 끝났어요.영화 분위기 상 뭔가 실패를 상정하고,더 구구절절 얘기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가장 논란이 될 법한 그곳에서 그냥 마무리를 지어버리니 

    오히려 깔끔하게 느껴지더군요.


5) 이승환은 이 완성된 영화를 보고 어떤 마음이 들었을지 궁금해졌어요.마지막 이승환 노래를 들으며. 




    • 남영동 때도 그렇고 어떤 폭력적 묘사에 대해 유난히 반감을 드러내시는데, 납득하기 힘드네요. 80년 광주나 대공분실의 고문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신다면 그걸 묘사하는데 왜 불편함을 느끼시는지? 목적의식을 갖고 일부러 왜곡 과장한게 아니라 그게 그냥 실재했던 현실이었는데요. 그리고 이 영화들은 명백하게 정치적 의도를 갖고 만들어졌죠. 고문 고어물이나 복수극의 장르적 쾌감을 제공하는게 전부인 영화가 아니라는 거죠. 그렇다면 실재했던 것을 완화시키는 적절한 마사지가 가해져야할 하등의 이유가 있습니까? 오히려 그건 그것대로 악랄한 왜곡인데요.
      • 정치적 의도가 존재하는 영화기 때문에 더욱 그런 표현들과 방식들에 고민이 존재해야 한다고 보고요.
        특히나 노골적인 표현이나 효과들이 유흥거리로 즐겨지는 시대기 때문에 더욱 사려있는 판단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이 영화의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이 실재했던 그대로의 것이라는 생각도 안들고요.
        납득하지 않을수도 있지오.그걸 강요할 생각도 없고요.
    • 좀 반대되는 생각인데요. 애니메이션은 좋았어요. 임팩트 부재한 애니 없었으면 서사 중 과거 회상 줄줄 해야했을 테니까요. 차라리 올 애니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혜진 빼고.
    • 중요한 지적이 나온 것 같은데 폭력을 묘사하는 방식이 장르영화적 쾌감이 느껴질 정도면 연출에 문제가 있는거죠. 가령 엄마아빠를 교통사고로 잃은 소녀가장의 고된 삶을 얘기하는 영화에서 교통사고 상황을 묘사하면서 허리가 끊어지고 내장이 흩뿌려지는 식의 연출을 한다면 감독이 미친놈이죠.
      • 그건 한명이 죽은거고 이건 수천명이 죽은 역사니깐 다르죠
    • 폭력묘사사실적으로하는건매우중요하다고생각됩니다만저도애니메이션부분에서약간갸우뚱했던게소총탄맞고창자가쏟아지는누이였어요고작소구경소총탄한발맞았다고사람몸이그렇게걸레가되진않는데...
      • 군전문가한테 검사맡고 보충 글올리도록
    • 저는 26년 영화 자체는 중박 정도... 나쁘지 읺았다고 봅니다만...



      0. 이상훈씨와는 별개로 저는 임슬옹의 누나로 나오는 배우가 은근히 거슬렸어요. 안경쓴 단발컷에 세라복입은게 영락없는 이정희 총선 광고 나올때 코스튬 생각이 나서;;;; 게다가 클로즈업에선 귀뚫은 자국이 선명....



      1. 앞의 애니메이션은 킬빌의 오렌 이시이 스토리 파트를 대놓고 참고한것 같던데요. 영화 본편은 예전 조성모식 드라마타이즈드 뮤직비디오의 감성과잉이 생각났구요. 강풀이야 원래 그렇게 대놓고 쥐어짜는 심리묘사를 잘하니 원작을 존중하는 편에선 나쁜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화려한 휴가의 꼼꼼한 재현보단 이런 과장된 묘사의 이미지 쇼크가 유족들의 트라우마엔 차라리 더 가까이 접근하는 연출이겠죠. 패착까진 아니라고 생각해요.



      2. 장광씨는 비주얼 싱크로는 그럴듯한데 목소리 연기에서 이상하게 좀 부자연스럽더라구요. 성우식 발성을 문제삼고싶진 않은데 암만 봐도 저런 식의 스피치는 전직 독재자의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죠. 심지어 저는 이분의 이전 배역들을 알다보니 계속 슈렉이나 실베스터 고양이가 생각나는 겁니다(...)



      5. 꽃 노래 가사는 처음 나왔을 때 지나치게 애매모호하고 예쁘기만 했죠. 그런데 5.18의 컨텍스트에 집어넣으니 묘하게 진혼곡 뉘앙스가 풍기더군요. 당시 뮤직비디오는 에그 캐릭터와 박신혜를 주인공으로 무려 반전 주제를 다뤘었고(......)
      • 1.전 오히려 강풀이었다면 절대 애니메이션의 그런 표현은 하지 않았을거라 봐요.그 애니메이션의 표현이나 스타일은 절대 원작의 연장선은 아니었던것 같아요....

        그 애니메이션 씬은 말씀하신 일본쪽 애니메이션 계보들도 생각나는 동시에 한국영화 꽃잎을 연상하게 되는데,꽃잎에서도 같은 상황의 비슷한 충격효과를 겨냥한 장면이 등장하죠.아이를 잃어버릴까봐 묶어둔 어머니의 손,밧줄을 발과 이빨로 끊으려 애쓰며 도망치는 장면이요.(꽃잎에서의 애니메이션이 말씀하신 그 트라우마를 영상으로 형상화환것에 더 가깝기도 하고요).
        같은내용안에서 꽃잎의 상황은 온전히 그 시대의 그상황에 몰입하게 만드는 반면,전 26년의 애니메이션의 묘사들은 오히려 의미없는 감정들을 낳게 만든다고 보였어요.
        이를테면 그 누이가 총을 맞는 장면에서 중요한건 선량한 시민의 죽음과,그 상황에서 누이를 두고 도망치는 아이의 내면에 대한 소회일텐데,애니메이션이 누이가 쏟는 내장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면서 오히려 정황의 그런 절절한 감정들을 걷어내고,잔인한 묘사 자체에 대한 일차적인 충격들에 매몰되게 되는것 같거든요.앞서 다른분이 지적하셨듯 소총한방 맞고 그런 상처가 날수 있는가.하는 다른 부차적인 생각들이 끼어들기도 하고요.
    • 이 영화는 현재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을 죽이려 한다는 이야기라고 보면
      왜 영화의 주인공들이 그 사람을 '실정법'을 위반해서까지 죽이려고 하는지 당위성을 얻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도 26년이나 지난 마당에 와서 말이지요.

      그렇기에 그들의 과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만화는 그 나름의 의미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그 과거는 현실의 자료들을 참고해보면 과장된 부분도 없는 것이구요.

      대부분이 관객분들이 영화초입의 만화를 보고 치를 떠셨다는 것을 보면 그 역할을 충분히 한듯 보입니다.
      • 일단 만화의 그 표현들이 현실의 적나라한 재연과는 거리가 있죠. 만화는 상당히 스타일리쉬하게 표현되고 제가 지적하는 그 부분들도 의도적으로 과장된 연출과 기법들로 혐오를 주는 이미지들을 강조하고 있으니까요.
        다른분들이 얘기하듯 충격요법이면 모를까..
        그래서 만화를 보고 치를 떨어도 그게 꼭 현실에 대한 울분으로 이어지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적나라한 현실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그 잔혹성 자체로 역할을 하는건 26년. 이 영화와는 별로 맞지 않아 보이고,전 예전에 광주 시내에 나가면 자주 했던 사진전들이 떠오르네요.잔혹한 피해상들과 전시상황에 대한 사진들을 거리에 펼쳐놓았던 전시들이죠.그런것들은 말씀하시는 그런 역할을 하죠.
    • 저도 애니메이션 부분이 좋았어요.
      먼저 26년전에 일어난 일을 실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는영화이기 때문에, 잔혹하게 묘사해서 좀더 충격이 와닿도록하고, 또 그건 실사로 표현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애니메이션으로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더 좋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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