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1,2를 다시봤어요. (스포 有) 몇 가지 질문!

영화일기 적어놓은 거 찾아보니 대부 1은 세 번째 보고 2는 이번이 두 번째 관람이더군요.

제가 원래도 안면맹+외국인은 더 구분못함+등장인물 여럿 나오면 그냥 구분을 포기함

수준으로 인물구분을 못하는 편이라.. (초딩 땐가 중딩 땐가 해리포터가 대유행이었는데 1권에서 바로 포기..)


대부 처음 볼 땐 뉘가 뉘신지 가족관계도부터 파악이 안 돼서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대충 시작부터 끝까지 알고 다시보니까 정말 잘 만든 영화다 싶더군요.

그 전에는 관계도랑 전개 따라가는 것만으로 벅차서 그런 걸 느낄 겨를도 없었거든요 OTL


특히나 비토 꼴리오네, 마이클 꼴리오네, 톰, 소니, 프레도, 코니, 케이 같은 직속가족(?)들은 기억했어도

클레멘자나 테시오는 '뭐야 저 영감들은 어디서 튀어나온거지! 적이야 아군이야!' 하면서... 멘붕왔었는데

이번엔 다 제대로 파악하며 봤어요.


라지만 벌써 긴가민가해서 질문을 하자면



Q1. <대부 2>에서 비토 꼴리오네의 젊은 시절(=로버트 드니로)에 처음 사업을 같이 하던 남자 둘(=카펫을 훔쳐다 준 남자, 식료품 점 같은 곳 주인 아들)이 클레멘자와 테시오 맞죠?


Q2. 이건 저번에도 궁금해했던 건데, 로버트 드니로는 그 쉰목소리를 그냥 그 때 그 때 육성으로 낸 거죠? 원래 목소리는 영판 다르지 않았던가요!




그리고 이건 내용 질문은 아니지만..


이해 안 갔던 것 하나는 <대부 1> 에서 케이와 연인관계에 있었음에도, 마이클이 시실리아에 은둔하는 동안 다른 여자랑 첫눈에 반해서 결혼까지 하잖아요.

첨 보던 당시에는 '뭐 저런 나쁜 놈이!!! 나의 다이앤 키튼을 버리고!!! 우디 앨런 영화에선 그렇게 사랑스럽던 다이앤 키튼이!!' 하고 분개했는데

또 지나고 생각하니 헤어지자 말은 못했지만 몇 년 연락도 못하고 떨어져있었으면 잠정적 이별로 간주하고 그랬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요번에 다시 보니까, 마이클이 새여자와 결혼생활 하는 동안에도 케이는 전전긍긍 마이클 소식을 들으려고 꼴리오네 가에 찾아오는 모습도 나오고..

또 마이클은 몇 년만에 대뜸 나타나서 케이에게 난데없이 청혼을 하는 등 염치없는 짓들을 하더군요. 역시 분개! 물론 이게 곧이곧대로 내용만.. 이라기보다 비유하는 부분도 있겠죠?

결국 정말 불같이 사랑에 빠졌던 이탈리아 여자는 폭발로 죽고, 미국의 금발여자와 결혼하는 마이클이라는 부분이...


또 이해가 안 가는 건, 마이클이 너무 비정해서요. 비토 꼴리오네는 그래도 비정한 짓을 저지르는 게 직접적으로 나타나진 않았던 거 같은데..

마이클은 <대부 2>의 끝에서 결국 자기 형도 죽이잖아요. 이 역시 전적으로 의도한 바겠죠? 가족을 중시하던 아버지 세대와 다르게, 더욱 비정해진 가장 아래 붕괴된 가족 뭐 그런..

그래도 역시 너무해 ㅠㅠㅠ 라며..



<대부 1>,<대부 2>에서 제가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장면은 (무순) 

첫 번째에선 위에 얘기한 마이클이 새로 만난 이탈리아 여자가 자동차 폭발로 죽는 장면. 너무 갑작스럽고 충격이었어요.

두 번째는 1편의 마지막 쯔음이었나요, 비토 꼴리오네가 손자와 정원에서 잡기놀이를 하다가 푹 쓰러져서 죽는 장면이요.

너무 정적이고 평화롭고, 그냥 순박한 할아버지 같기도 하고 무슨 덩치만 큰 프랑켄슈타인 같아보여서 ㅠㅠㅠ <대부>하면 전 이상하게 그 장면이 제일 먼저 생각나요.


<대부 2>에서는, 마이클이 법정에 프랭키의 형을 데리고 와서 프랭키에게 무언의 압박을 가하던 장면이랑..

젊은 비토 꼴레오네가 자기 아버지,형,엄마의 원수에게 찾아가서 복수하는 장면이요. 그 원수도 너무 노인이 돼있어서 참...

그래도 역시 제일 슬펐던 건 프레도가 마이클의 아들 안쏘니에게 낚시를 가르쳐주는 장면. 대놓고 관객들 마음 아프라고 넣은 장면이겠지만 ㅠㅠ 

프레도는 마지막까지 동네바보형 같은 모자를 쓰고있어서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그러고보니 <대부>시리즈를 다 본 줄 알았는데 1,2편만 반복해서 봤지 <대부 3>은 보지도 않았더군요.

줄거리 찾아보니 보고싶긴한데.. 주로 호평 받는 건 1,2편이니까 상영도 1,2편만 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서 괜히 봤다 실망할까봐 걱정도 되네요.

소피아 코폴라가 딸로 나오는 게 궁금하긴 해요. 보신 분들은 어땠나요?  

    • 대부1에서 딸의 복수인가를 위해 대부를 찾아오는 그 유명한 장면이 떠오르네요.
      -이걸 심리학 책인가에서 엄청 상세히 분석해놨었던 기억.

      대부3도 저는 좋았던 기억이에요. 코폴라 딸 부분만 빼고? ㅎ
      앤디 가르시아의 가슴털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듯
      • 오 그 오프닝 장면에 대한 분석 무척 궁금해요! 내일 맑은 정신으로 검색해봐야겠어요.
        혼자 얘기하는 장의사(복수를 위해 찾아온 아빠)에서, 서~서히 줌아웃해서 비토 꼴리오네의 뒷통수가 보이고
        그 다음에서야 말론 브란도의 얼굴이 나오고 하던 카메라 워크는 볼 때마다 인상적이었어요.

        대부3 에서 코폴라 딸 부분을 빼신 건, 연기 때문인가요? ㅋㅋ
        아 혹시 궁금한 게 대부3도 오프닝이 잔치(?)장면인가요?
        • 네. [대부 3]도 축하연으로 시작합니다.

          사실 세 편의 [대부]는 중심 구조가 거의 비슷해요. 축하연으로 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돈 콜레오네"에 대한 암살 시도나 결말부의 교차편집을 통한 숙청 몽타주 같은 거.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박찬욱 감독 에세이에서 이 점을 다뤘던 것 같네요.
          • ㅋㅋㅋ 전 오늘에서야 <대부2>를 보면서 '오오 나 지금 엄청난 발견을 한 듯! 두 편 다 잔치로 시작해!'라고 혼자 기특해했는데
            돈 콜레오네에 대한 암살 시도와 결말부 등등, 듣고보니 데깔꼬마니처럼 뼈대는 그렇네요. 이번 관람에서야 코폴라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긴 영화지만 한 씬 한 씬, 숏 바이 숏으로 분석해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다면 엄~청 오래걸리겠지만요!
    • Q1. 네.
      Q2. 네.

      저도 비슷한 두려움을 안고 1, 2편만 보고 3편을 안 보다가 2편 보고 1년이 지난 후에야 3편을 봤는데, 듣기보다 훨씬 좋더라고요. 그 정도의 시간 간격이 있으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플롯이 명료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인상적인 장면은 남은 상태로, 2편과 3편 사이에 세상을 뜬 사람들의 빈 자리, 또 여전히 남아있기는 하지만 1~2편과는 사뭇 달라져 버린 사람들을 기억을 더듬어가며 만나는 느낌이 아련합니다. 특히 제게 3편은, 마이클이나 그 아랫세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앞의 두 편에서 시달렸던 두 여성 케이와 코니를 위한 자리를 마침내 마련해준 영화처럼 보여요.

      그리고 3편은 마지막 5분만을 위해서라도 볼 가치가 있습니다.

      소피아 코폴라 연기는 두고두고 욕먹고 있고, 실제로도 못 하기는 하는데(하지만 영화 보기 싫어질 정도로 못하는가 하면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좀 재밌는 게 소피아 코폴라가 스칼렛 요한슨과 많이 닮았잖습니까? 그래서 요한슨이라는 스타의 모습에 익숙한 21세기 관객의 눈으로 보니까 또 어쩐지 친근감이 있고 봐줄 만하고 그렇습니다.
      • 오, 3편 뽐뿌질 제대로 오는 댓글 감사합니다! 케이와 코니를 위한 자리-라는 점이 마음에 드는데요!
        소피아 코폴라가 스칼렛 요한슨과 닮았다는 말씀을 듣고 읭?했는데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얼굴 밖에 몰라서요ㅋㅋㅋ빨강머리앤의 매튜아저씨 같은..)
        다행히 아빠랑 별로 안 닮았군요..!! 진짜 묘하게 스칼렛 요한슨이 보여요 ㅎㅎ 신봉선-한지민-아이유 같은 느낌으로..
    • [대부 3]이 명성만큼 그렇게 실망스러운 영화가 아님을 역설한 평론가로 정성일과 박찬욱이 있습니다. 영화 보신 뒤에 읽어보시는 것도.

      정성일 : "케이블을 뒤지다 〈대부 3〉을 재발견하다" ( http://php.chol.com/~dorati/web/dvd21/thedvd200505.htm )
      박찬욱 : "피의 왕좌" (『박찬욱의 몽타주』에 수록)
      • 우오오 링크 감사합니다 3편을 볼 용기가 생겼으니 보고나서 읽어봐야겠어요. 정성일 평론가마저도 '케이블을 뒤지다 재발견'하다니 <대부 3>이 평단에서 묻히긴 묻혔었나보네요~
    • 대부 3편은 그냥 묻힌 것도 아니고 거의 생매장 수준이었죠. 개봉 당시엔 정말 좋은 평을 읽었던 기억이 없어요. ^^;
      저에겐 극장에서 개봉 당시 본 유일한 '대부'라서 특별한 의미가 있긴 합니다만. 그거야 제 사정이고;
      나중에 나이 먹고 나서 1, 2, 3편을 하루에 몰아서 보고 일주일쯤 뒤에 또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느꼈던 건
      1) 평론가들이 실망할만 하긴 하다.
      2) 하지만 욕 먹을만큼 부실한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였습니다. 1, 2가 워낙 위대한 걸작 취급을 받아서 상대 평가를 당하다보니 그런 거지 그걸 조금만 감안해주면 괜찮았어요.
      뭣보다도 이 시리즈의 마이클 캐릭터를 좋아하는 입장에선 이보다 더 완벽한 결말이 뭐가 있겠나 싶더군요.
      • 전 (어쩌면 글에서도 나타났을 거 같지만 ㅋㅋ) 마이클을 대부 캐릭터들 중에 거의 하위에 둘 정도로 별로 안 좋아하는데 (너무 비정해서 ㅠㅠ 차라리 민폐캐릭터인 프레도나 소니에게 정이 가요)
        마이클의 재발견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
    • 저도 화요일 수요일 대부 1,2 보고왔어요. 대부1,2를 영화관에서 본건 처음이었어요
      대부 1, 2편에 대한 기억을 재정비하는 기회가 되어 좋았어요. 대부3은 저도 다시 챙겨볼까합니다 ^^
      • 오 같은 곳에 계셨겠네요 ㅎㅎ 대부3이 자료실에 있는지 모르겠네요, 대부 같은 영화는 DVD로 보더라도 큰화면에서 보고싶은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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