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박정희 시대 분위기가 어떠했던 건가요??

제가 알기론 사람들도 많이 죽고 함부로 정부얘기하다 잡혀가고... 뭐 대충 암울한? 분위기로 여겼었는데

막상 그시대를 살아오신 현재 장년층? 중 대부분이 박근혜 좋아하시는걸 보면

그냥 조용히 살면 상당히 살기 좋았었단 건가요??

대학가서 시위라도 하지 않는한 일반소시민에겐 경제가 나날히 발전하고, 사람이 죽고 그런것도

언론에 거의 안나오니 그냥 좋게좋게 기억되고 있는건지요??

아니면 박정희정부의 그림자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지만, 경제발전을 이룬 자기들 세대를 부정하고싶지

않은 마음에 그냥 마음속으로 합리화를 시키고있는 건지..?

저희 아버지도 박정희가 경제발전시킨건 인정해줘야 한다고 하시던데, 제가 막 사람죽이고 탄압하고

그러지 않앗냐고 물었을때, 그닥? 별 감흥없이 대답하셨던거 같아요.. 자신과는 별 상관없다는 듯이...

박정희 시대의 분위기. 로 검색해서 나온 글 중에는 '군대' 같다는 글이 있더군요

다시가라면 절대 안가지만, 아련한 추억일때도 있다는...


    • 그당시 저는 초등학생이었는데.... 교실마다 박정희 사진이 걸려 있고(그러면서 북한에는 김일성 사진이 사방에 걸려 있다는 교육을 받았;;) 국민교육헌장을 외워야했고 어쩌다가 박정희가 탄 차가 학교 앞의 큰 길을 지나가면 모두 나가서 손도 흔들어야 했고... 불평불만이 있어도 말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이다보니 조용했죠. 괜히 부마항쟁때 탱크로 밀어버리자는 얘기가 나온게 아닙니다. 87년 이후 사회 곳곳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니 조용한 것에 익숙해져 있던 장년층들은 박정희 시대를 그리워 하는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 조용히 살면 적당히 좋은 건 어느시대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일단 박정희가 1961년에 쿠테타를 일으켰으니 그때 목숨바쳐 반대했던 청년층, 아무리 어려도 20살은 되야하니 그분들은 최소한 지금 70대입니다... 당연히 기록으로만 느끼는 연령층이 많고, 지금 과거미화극우수구층이 젊은층에 많은게 이때문이죠... 지금 장년층은 부모나 선배들에게 박통에 대한 무시무시한 일화를 많이 들은 편이지만, 2000년대 이후 뉴라이트가 장악한 박통 미화작업이 모든걸 덮어버린 거 같습니다.
    • 뭐 그렇게 살기 좋았겠습니까. 제 어머니께서는 초등학교도 졸업 못하고 어린나이에 미싱공으로 15년을 일했지만 동생들 입에 풀칠 할 수 있는 수준의 봉급이나 받으면서 살았죠.
      그나마 시골이어서 굶어 죽지는 않았지만 '좋게 좋게' 기억될만큼 참 살기 좋은 시대는 아니었다는 것. 버는 놈들 주머니에 들어갈 '한 장'이 공순이 이백명 한달 월급이었을걸요
      근데도 당시 살기 좋았다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것은 프로파간다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부지 80년대 월급 13만원.. 전두환이 박근혜에게 준 용돈 6억.-_-

      88년에 안양 그린힐 봉제공장 화재사건을 보면 여공들이 잠자던 기숙사가 한칸에 4평인데
      그 한칸에 5명에서 8명까지 쪽잠을 자야했고, 그나마도 문을 자물쇠로 잠궈 도망치지도 못하고 그 안에서 꼼짝도 못하고 비참한 일을 당했죠.
      이게 그나마 세상 많~이 좋아진 해에 일어난 일입니다. 박정희 때는 어땠겠습니까?
      대학생 형의 장발 단속이나 금주령의 기억은 잘 봐줘서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겠지만
      못사는 놈들 골수까지 쥐어짰던 건 그 시절이 배는 더 심했습니다..
    • 교장샘 훈화나 라디오, 방송에서는 항상 박통 찬양만 했던게 기억나네요. 아마 그때당시 북한의 김일성보다 더했을 겁니다.
    • 70대 노인분들 이야기 좀 하자면, 저희어무니가 대학생일때 419혁명이 일어났고, 이기붕 집 대문 쳐들어간 무리 중 하나셨죠. 그때 여대생들이 감자 쪄서 널부러져 있는 학우들 챙기러 병원이란 병원 다돌아다녔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근데 그 이듬해 군인이 정권탈취 ㅜㅜ 그분들 아직도 모임 하시는데 박정희면 치를 떱니다. 그 이후에 70년대 학생운동해서 고문후유증 있으신 분들도 있어요. 남은건 수유리 419묘자리 하나 뿐이죠.
    • 공적 영역의 언론 표현의 자유는 말할 것도 없고 87년 이후 개인의 '자유'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개선되었죠. 그러니 이후 세대로서는 감도 안 오는 게 당연합니다. (한국전쟁을 겪지 못한 저희 세대에게 전쟁이나 보릿고개가 동화속 얘기인 것처럼.)

      우선 박정희 시대는 그 무서운 전두환 때보다 더 무서웠습니다. 전두환 때 대학생이 시위를 나가면 설사 친구 따라 별 생각없이 한번 나간 것일지라도 운이 나쁘면 인생이 끝장날 수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고 그게 사실이었습니다. 시위 현장에서 전경에게 두드려 맞는 게 두려운 게 아니죠. 데모 주동자로 찍히면 (설사 오인되어 잘못 찍혀도) 학기중에 영장이 나와 군입대를 하고... 군대에서 죽지는 않아도 불구자가 되어 나오는 일이 드물지 않았습니다. 87년에 저희 어머니께서 병원에 장기입원을 하신 적이 있는데 같은 병실에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연대였나 의대생 출신이었고 자기 말로는 정말 어쩌다 한번 나간 건데 군대에 끌려가서 휠체어 신세가 되었죠. 이런 현실은 전두환을 적극 지지하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인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일단 사복형사가 주요 대학에 상주했고요. 전두환을 지지하는 부모가 대학생이 된 자식에게 데모하지 말라고 하는 건 정치관이 달라서가 아니라 자식을 잃을까 두려웠기 때문인 겁니다. 술 마시다 말 한 번 잘못해도 재수없으면 끌려갈 수 있는 사회, 그게 진짜 현실이었거든요.

      근데 박정희 때는 그 정도의 데모마저 못했던 거죠. 여러분이 생각하는 북한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진짜 '공포정치'의 파시스트 시대였던 거죠.
    • 당시에 '막걸리 보안법'이라는 말이 있었어요.
      술마시다가 정부 비판하는 이야기 하면 잡혀가던 시절이었죠.
      정부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 뿐만 아니라 그냥 개인적인 신세타령에 머물지 않고 세상탓을 해도 잡혀갔습니다.
      정부비판 = 체제전복세력 = 간첩 이라고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런게 80년대 중반까지도 세뇌당하던

      불만을 발설할 필요가 없던 사람들은 논외로 하고
      불만을 갖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은 죽음을 각오해야 자기 주장을 할 수 있던 시절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것만 말씀드리자면

      학교에서 반공교육을 하는데 그 내용이 '노조' = '빨깽이'였습니다. (1시간 분량의 영상 - 나중에 알고보니 공중파 방송까지 탔던 프로그램)
      마르크스와 김일성 초상화까지 보여주며 노동운동은 결국 공산당이 배후조종하는 것이라고 교육을 받았어요.

      툭하면 상기하자 625! 무찌르자 공산당! 때려잡자 김일성! 을 주제로 글짓기, 포스터 그리기를 했고
      추울때나 더울때나 일주일에 한번은 운동장에 모여서 한시간 동안 서서 훈시를 들어야 했고
      꼬꼬마 때부터 군대식 제식을 배워야 했어요 (앞으로 나란히, 좌향좌, 우향우....)
      신체에 대한 구속, 욕망에 대한 구속이 매우 철저했던 시절이었죠. 병영사회 맞아요.

      친하게 지내던 공장에서 일하던 동네형이 한참 안보인 적이 있었는데 술자리에서 그냥 정부욕 비슷하게 했다가 경찰서에 끌려가서 조사받고 좀 두들겨 맞고 나와서 조용히 지내던거 기억 나요.

      이미 어떤 체제가 완성된 상태였죠.
      북한이라는 악마를 설정하고 그 악마가 호심탐탐 노리고 있으니 모두 힘을 합처야 한다....는 세뇌교육을 받았고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방송에서 대한늬우스~로 세뇌되고 땡박 뉴스로 세뇌되고 (티비를 켜면 애국가로 시작해서 애국가로 끝나고 뉴스는 항상 오늘 박정희 대통령 각하는....으로 시작하고)

      지식인,작가, 예술인들이 이런 체제를 가장 못견뎌 하죠. 먹고 살만하던 안하던.... 이런 분들이 저항의 한축이 되고
      전태일같은 분은 그냥 삶의 막장으로 내몰리고 법에 보장된 권리조차 보호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죽음으로 항거하고

      물론 좋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도 많죠. 국가가 독점적인 지위를 보장해주며 손쉽게 돈벌던 기업들 (대기업이던 중소기업이던 권력과 연결만 되어 있으면 말로 안되는 임금으로 노동자들을 착취하며 어마어마한 초과이윤을 축적하던 시절, 반항하는 노조도 없고 그야말로 자본가에게는 천국같은 시절) 그 커넥션에 끼기만 하면(대충 관리직 화이트 칼러만 되도) 호의호식이 여렵지 않았으니 그 사람들이야 그 당시가 리즈시절이었죠.

      성장율이 매우 높았던 시절이었으니 눈치 빠르게 움직이면 많은 기회가 있던 시기였기도 하죠.
      노동집약형 산업 위주여서 일자리도 넘처나고, (하지만 일개미처럼 죽도록 일만해야 했던)
      그런데 사람은 개나 돼지가 아니라는게 함정이죠. 소나 돼지야 주인 말 듣고 시키는대로 하고 착하게 굴면 제 때 밥 먹고 평화롭게 잡아 먹히기 전까지 살지만, 사람은 밥만 먹고 행복할 수 없고, 또 자신은 배 부르지만 누군가 자신의 따뜻한 밥을 위하여 비인간적으로 착취 당하는걸 알게 된다면 더 이상 그 밥을 행복하게 먹을 수가 없게 되지 않을까요?

      전 그 시절을 어쩔 수 없었다고 합리화 하는 사람들을 파렴치한 공범자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무지한 사람들이거나요. 둘 다 안좋기는 매한가지이구요.
    • 박정희의 경제발전은 간단히 요약됩니다. 차관끌어와서, 재벌기업 몸집불려서, 경제구조의 재벌종속화. 물론 그 이후 전두환 노태우시대에 재벌들의 땅투기를 전국민이 따라한 덕에 수치상 경제규모가 커졌지만... 이게 지금 박통의 공으로 여겨진다니 이런 코메디가 없죠.
    • ㄷㄷㄷ... 그렇군요... 어느정도 다행이네요. 솔직히 내심 '뭐 그럭저럭 살만했어요' 등의 답변이 나오면 멘붕올것 같았거든요.
      정말 무섭네요. 엄청나게 미화되어 있군요. 그런데 도대체 왜 일베같은 애들은 박정희를 빠는것이냐!! 정말 대한민국이 너무 위태로워 보입니다.
    • 길 닦은 것, 초가지붕 개량한 것, 밥 먹게해 준 것 고맙다고 칠순 어른이 말하시던데<br /> 정치사회적으로는 독재정권이라 지식인과 학생에게는 아니었지만 소시민이 느끼기에는 <br />삶이 나아진다는 감이 있었나 봅니다
    • 지금 기준에서 보면 끔찍하지만 박정희 등장 전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나마 살만했다 이런거 아닐까요



      전쟁으로 국토는 초토화, 불안한 정국에, 전쟁을 겪은 세대들에겐 '빨갱이'는 현실적인 위협이었을테고

      급격한 성장 속에 이전보다 끼니는 거르지 않았고, 기회만 잘잡으면 신분상승도 꿈꿀수 있었고



      그 시절 살만했다는 노인들이 많은게 이상하진 않아요
      • 아, 이부분을 좀 간과하고 있었네요..
    • "감사하라"라는 말을 매일매일 한 이삼십년 줄기차게 듣다보면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 세뇌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소수겠죠.
      그들에겐 모태신앙이나 마찬가지.
    • 90년대초까지만 해도 정치범이 아니라도 고문이 일반화되어 있었습니다. 90년대 중반의 영화 투캅스에도 소매치기를 고문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그러니 정치범은 말할 것도 없죠. 자세한 사례는 '쏘우' 같은 공포영화가 우스울 정도이니 넘어갑시다. 이게 그냥 후진적 사회의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만약 4.19 이후 등장한 민간정부가 유지되고 군사정권이 들어서지 않았다면 적어도 15-20년은 먼저 시대가 좋아졌겠죠.
      전두환의 대표적 치적(!)인 삼청교육대는 일단 입소자들 선발 자체가 마구잡이였죠. 취객이 끌려갔을 정도이니 말 다했죠. 삼청교육대는 조금만 검색해 보면 얘기가 많이 나올 겁니다.
      암튼 그때 분위기는... 전두환이 대통령이 된 직후에 tv에서 전두환을 보고 할아버지께서 (할아버지는 물론이고 온집안이 박정희 전두환 팬클럽) '대통령이 대머리네'하고 말씀하시는 걸 보고 막 초등학교 입학이나 했나 싶은 꼬마였던 제가 놀라서 창문이 닫혀있는지 확인했어요. 혹시 옆집 사람이 듣고 신고할까봐 무서웠거든요.
      • ㄷㄷㄷ 뭔가 소름이 확 끼치는 일화네요..
    • 다시한번 댓글달아주신 모든 분들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런거 물어보고 이정도로 성의있는 답변을 들을수있는데는 여기밖에 없는거 같습니다 ㅎㅎ
    • 저희 이모부도 박정희 시절에 술집에서 정부 욕하다가 잡혀갔었대요. 계엄령 선포하고 온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박정희가 뭐가 좋아서 그리워하냐고 저희 아빠는 말하더군요. 박정희 시대는 자유가 없는 암흑기였다구요.
    • 그 분들은 그때가 청춘이나 한창때였으니까요. 당신 젊은 시절이 그리운 거에요.
    • 할아버지가 이북 출신이셨는데 사찰당하셨어요.
    • 저희 아버지는 41년 생이시고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의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가 될 수도 있었던 불행한 장남이셨는데 항상 하시는 말씀이 60년대 초반엔 사회전체에 희망이라는게 없었댑니다. 요즘 아프리카 극빈국들처럼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도 없는... 박정희 덕에 급격한 경제발전이 이루어졌고, 사람들사이에서 그래도 잘 살수 있다는 희망이라는걸 심어줬다구요. 덕분에 아버지도 쎄빠지게 일하시면서 식구들 건사할 수 있었구요.
      또하나는 그런 말씀도 하시죠. 그 당시는 북한의 위협이 실질적으로 느껴지는 시기였고, 박정희가 제일 잘한건 사실 국방이라구요. 얼마전에 주사파들 득실하는걸 보면 그말도 맞는말 같아요.
      박근혜 덕에 박정희가 대차게 욕먹는건 사실이지만 인정할껀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생각해서 전, 박정희가 아니라면 또다른 독재자가 등장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나마 박정희는 상당히 쓸만한 독재자였다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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