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제왕 /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 보고 싶다

<드라마의 제왕>

재미있긴 한데 6회부터는 종종 피곤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끊임없는 갈등과 해소, 또다른 갈등의 등장... 경쟁작인 이병훈 드라마를 의식해서 비슷한 구도를 잡은 걸까요.

그렇다면 <마의> 주인공은 착한데 <드제> 주인공은 현실적이지만 못된 부분도 섞여있는 게 문제겠죠. :-)

 

7회에서 또다른 주인공인 성민아가 등장했는데 오지은도 발음이 매력을 깎아먹는 배우 중 하나가 되었네요. 예전에 지진희 나온 영화에서도 이런 느낌 받은 적은 있었지만.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가 실수를 해. 그 때 아마는 세상 탓을 하고 프로는 여유를 가지고 자기를 돌아보지."라는 앤서니의 대사는 명대사.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모든 TV 프로그램 제작진은 높은 시청률을 바라겠지만, 때로는 특정 시청층을 겨냥해서 제작하는 드라마들도 있죠. 청소년 드라마가 그렇고, 장르물도 그렇고요.

그렇다면 <우결수>가 호명하는 주 시청층은 누굴까요? 희한하게도 이 드라마는 내용과 출연하는 배우들의 부조화 때문에 대답하기가 애매합니다.

확실히 결혼과 사랑을 둘러싼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건 맞는데 어려보이는 배우들은 제작진이 부여한 리얼리티를 날려 버립니다.

이를 테면 이 드라마에 출연 중인 성준과 김영광은 작년만 해도 KBS <화이트 크리스마스>에서 연쇄살인의 위험을 맞는 '고등학생'으로 나왔는데

1년 만에 결혼을 앞둔 20대 후반을 연기하니 몰입하기가 힘드네요. 이 배우들은 tvN에서 만들어지는 말랑말랑한 연애드라마들이 어울릴 느낌인데 흠.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김윤철 PD의 노선 변화.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김 PD는 50%의 시청률을 기록한 미니시리즈 <내 이름은 김삼순>과 저조한 시청률의 <케세라세라>,

그리고 <늪>, <주부 김광자의 제3활동> 같은 단막극과 특집극들을 만들어왔죠.

<케세라세라> 작업 당시 도현정 작가에게 대사는 함축적으로 쓰고, 배우의 행동과 감정을 지시하는 지문은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는데

이번 드라마는 지문은 모르겠으나 대사는 전혀 함축적이지 않죠.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김수현 작가가 쓴 것으로 착각할 만큼 대사가 많고 신경질적이죠.

드라마 보면서 창작자의 의도가 궁금해진 적은 거의 없는데 이번은 좀 궁금해지더군요.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렇게 가는 것인지??

- 사실 젊은 층은 이런 속사포 대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죠. <케세라세라>가 낮은 시청률 속에서도 20대 여성의 지지를 받았던 것은 그 '함축적 대사' 탓이기도 했는데

내용과 대사는 젊은 층 취향이 아닌데 그걸 젊은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돌파하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가장 큰 문제점은 네 커플의 사랑과 결혼을 다루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내용은 특정 커플에 집중해 있다는 것.

성준-정소민 커플이 압도적으로 비중이 크며, 그 다음이 김성민-정애연 커플. 김영광-한그루, 김진수-최화정 커플은 들러리 수준이죠.

똑같이 1/4씩 배분할 필요야 없겠지만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사랑과 결혼 이야기에 치중한 나머지 명색이 직장인들인데 일하는 꼴을 거의 못 봤네요. 교사라는 혜윤이 아이들 가르치는 모습은 한 번도 못 봤고,

장난감 회사에서 일하는 정훈이 직장에 앉아있는 모습은 몇 번 눈요기 정도로 지나가죠. 나머지 인물들도 대동소이.

그나마 웨딩잡지 기자인 동비가 사진 찍는 모습은 자주 등장하지만 이건 리얼리티 확보 쪽보다는, 동비가 (자신의 옛 연인 기중과 결혼하는) 채영과 부딪히며

갈등을 만들기 위해서 나오는 것 같죠.

 

그래도 내용을 따라가면 꽤 재미있게 볼 수는 있습니다. 특히 '대놓고 속물'인 이미숙과 '우아한 척하는 속물'인 선우은숙의 대결은,

<사랑과 전쟁> 출신 작가의 필력 때문에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큼 재미있습니다. 

어제까지 절반이 방송되었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정훈과 이별을 결심한 혜윤이 헛구역질하는 통속적인 상황을 예고하면서 끝이 났지만

어떻게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보고 싶다>

지난 주에 성인 배우들이 등장했는데 예상했던 대로 네 배우를 붙여놓으니 어색하네요. 유승호 아역이 전광렬의 죽음에 관련된 줄은 몰랐는데 약간 당황.

그리고 간호사 출신인 김선경의 죽음에도 비슷한 암시가 등장하죠. 등장인물 설명에는 돈을 밝히다 파국을 맞는다던데 아무래도 유승호가 범인이 맞는 듯.

그 밖에 강간범 살인(<소년탐정 김전일> 에피소드 하나를 본딴 살인방식)도 그렇고, 정통멜로라기보다는 <백야행> 스타일로 가려나 보더군요.

 

하지만 영화 <백야행>에서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주인공들의 '순수한 사랑' 타령에 공감하기 힘들었듯이 살인, 성폭행, 복수 등과 관련 있는 주인공들의

아취 있는 사랑타령은 분열적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아무래도 판을 너무 크게 벌였어요.

    • 저는 보고싶다 만 보는데요. 국내드라마는 일년에 한두편 볼까말까한데ㅡ 이렇게 암울한 드라마가 있어도 되는건지 마는건지... 매주 두근거려하면서 보고 있어요. 일단 지금까지는 성민배우 케미가 별로인것만 빼면..
    • 아직까지는 암울한 느낌은 못 받았지만 앞으로는 암울해진 가능성이 많죠. 이 드라마는 반드시 비극으로 끝나야 합니다. <착한 남자>처럼 해피엔딩을 맞으면 어이 없을 듯.
    • 우결수 생각보다 재밌어요! 성준이 화크에 나왔던 그 고딩인줄 어제 알았...
      성준, 정소민 두 사람이 은근 귀엽게 연기를 잘 하더라고요.
      정애연? 이사람은 오지은 만큼 발음이 안좋아요. 아쉽.
      이미숙은 역할과 좀 안어울리는 듯 하고...무튼 가장 챙겨보는 드라마가 됐어요!
    • 재미는 있어요. 정애연 발음이 아쉬운 것 공감하고, 이미숙은 예전에도 저런 캐릭터 많이 했죠.
    • 보고 싶다, 여진구, 윤은혜 때문에 보려고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도대체 그 살벌한 진행이 감당이 안돼요;;;
      설정의 잔임함 뿐 아니라 재미도 그닥.. 윤은혜 정도의 어린시절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트라우마는 정말 엄청나서 성인이 되어서 과연 사회인인척 살 수는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우.결.까는..정말 김수현식 대사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재미는 있지만 가끔 쓸데없는 수다로 느껴지기도 해요. 내공이 같을 수는 없는 듯.
    • <우결수>에서 임팩트 있는 대사는 별로 없더라고요. 그게 좀 아쉽고... <보고 싶다>는 기본 설정이 무시무시해서 진짜 일본드라마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본격 추리물이라면 모를까 멜로물이라고 하기에는 수위가 굉장히 세요.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하긴 했지만 <보고 싶다>의 장점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송옥숙-박유천-장미인애가 만들어가는 유사가족 이야기 하나 뿐이죠. 이건 좋더라고요.
    • 우결수 재미있게 보고 있긴 한데 등장인물들이 다들 말을 잘해서 그게 좀 어색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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