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소설에 관한 뻘잡담 (스포 있음)

0. 처음에 극장에서 예고편을 봤을 때는 심드렁한 영화 중 하나였는데 듀게에서 엄청 무섭다는 이야기를 듣고나니 흥미가 생겨서 부랴부랴 보고 왔습니다.

 

1. 무섭긴 무섭네요. 특히 음향이 적절해서 더 무서웠습니다.

 

2. 유혈이 낭자하는 영화-악마를 보았다나 황해 같은-도 곧잘 보는데 이 영화는 좀 보고 있기가 무서웠어요.

귀신이 나와서가 아니라 살인방식이 다들 너무 잔인하고 반복적으로 나와서 괴로웠죠.

 

3. 이 영화의 중요한 결론 중 하나는 '배우자의 직업은 중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일터와 생활공간은 엄격하게 분리 되어야 한다가 될 수도 있고요.

에단호크가 부인이랑 싸울 때, 애슐리가 죽은 애가 불쌍해서 그림 그려주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항변할 때 뭐 이자식아! 닥쳐!! 라고 속으로 외쳤죠. -_-

 

4. 또 다른 결론 중 하나는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싼 집은 의심해 보아야 한다는 거에요. 와이프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을까요?

예전에 엄마랑 집을 보러 다닐 때 부동산에서 소개시켜 준 집에 같이 갔었어요. 남향이라 해도 잘 들고 학교랑도 가깝고 방도 널찍해서 괜찮아 보였었죠.

이미 이사 나가고 텅 빈 집이라서 이사도 원할 때 올 수 있는 이점이 있었고요. 전세는 아니었던 것 같고 월세도 뭐 그럭저럭 수긍할만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해요.

방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천장에 눈이 갔는데 뭔가 좀 이상했어요. 그리고 발견한 부적 8개....................

부적이 천장의 네 귀퉁이는 물론이고 그 사이사이에 붙어있었어요. 파리끈끈이 같은 건가 아주 잠깐 의심했지만 선명한 붉은 글씨...........................

당장 엄마한테 이 것 좀 보시라고 했더니 엄마도 이게 뭐냐며... -0-

부동산 중개인은 그냥 전에 살던 사람이 안 떼고 갔나보다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 했지만 이미 엄마와 저의 마음은 짜게 식은 상태였죠.

한참 뒤에 그 집 부근에 가 본 적이 있는데 점집이 되어 있더군요.

이건 전혀 인과관계 없는 일이고, 부적도 미신을 좀 과하게 믿는 사람이 붙인 별 일 아닌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 당시에는 꽤 충격을 받았었어요.

 

5. 근데 결론은 저도 마음에 안 들었어요. 너무 김이 빠졌어요.

초자연적 현상으로 단순하게 끝내서가 아니라 에단호크가 너무 아무 것도 캐내지 못한 상태여서 실망했어요.

이미 극 중반 즈음에 살인사건 한 건이 전 피해자 집에서 일어났었다는 걸 알아차렸잖아요? 거기서 좀 더 추리를 할 줄 알았는데 그냥 마지막에 아무개 보안관이 말해줘서 끝.

게다가 조나스 교수한테 없애버리면 끝이냐고 물어보는 건 너무 순진했다고요. 그런 게 없앤다고 없어질 줄 알았다니.

하긴 전문 장르는 범죄/스릴러 팩션이지 초자연적인 건 아니니까요......

 

6. 전 맥거핀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건지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

이 아무개 보안관이 뭔가 있는 줄 알았어요. 자꾸 방문하는 것도 그렇고 보안관의 촐싹대는 행동도 별로고 눈빛이나 표정이 좀 사이코틱해 보였거든요.

근데 아무것도 아니어서 좀 실망........... 혹시 이 역할을 맥거핀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아니라면 제가 그냥 장르영화 보는 안목이 아직 미흡해서겠죠. ㅋㅋ

 

7. 솔직히 귀신인 아이들보다 아들이 야경증 증세 보일 때가 더 무섭지 않으셨습니까? 전 정말 처음 박스에서 나올 때 비명을 지르고 싶었어요;;

 

  

    • 깨어나면 별거 아닌게 왜 꿈에서는 그토록 무서운지 8mm 필름을 보면 알 수 있죠 ㅠㅠ

      오컬트인지 사람의 짓인지 알수없도록 끝났다면 훨씬 무서웠을 것 같아요

      전 잠도 못자고... ㅠㅠ
    • 4번 얘기가 은근히 오싹하네요. ㄷㄷㄷ
    • 자두맛사탕/ 저도 상영시간대가 낮이랑 저녁이 있던데 괜히 꿈자리 뒤숭숭할까봐 1시 30분이라는 훤한 낮에 보고 왔습니다;ㅋㅋ
      beyer/ 네 수퍼8미리 영상이 정말 후덜덜했어요. 영화 보는 중에는 좀 괴로웠는데 끝나니까 무서운 것도 다 까먹고 배만 엄청 고프더군요.
      espiritu/ 뭔가 사연있는 집일 것 같은 느낌이 마구 들었죠.
    • 4번 이야기는 아무래도 경험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것 같아요.
      집값 싼 동네는 점집들이 많이 있어요. 국무-_-가 아니고서야 돈벌이가 시원스런 직업은 아닐 테니까요.
      부적을 곳곳에 붙여놓는 것도 흔한 일입니다. 나이 드신 불교 신자들은 가구나 지갑 천정 곳곳에 그런 것들을 붙여 놓죠. 무교인 경우는 절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받은 걸 수도 있고요.
      그 집에 역술인이 살았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찜찜해 해서 세가 잘 안 나간다고 옆집 주인 (다가구 주택인데 1층에 점집이 있어요)이 그러더군요.

      그러나 역시 싼 것에는 이유가 있으니 백 번 잘하신 듯합니다.
    • 방은따숩고/ 당장 저희 집도 불교를 믿어서 엄마가 해마다 입춘(?) 즈음이면 절에서 새로 부적 받아서 주세요.
      지금 살고 있는 집에도 1개 붙여 놓은 상태고 저도 지갑에 가지고 다니는 게 있고요.
      그래서 부적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방 한 칸에 8개는 좀 심하지 않나요? ;ㅁ;
    • 집주인도 참 그럴것같네요.
      사람이 산다고해서 들여놨더니 점집을 차리더라... 참 난감할것같습니다. 미리 계약서에 꼼꼼하게 체크를 해야겠어요.
      살인소설 무섭진않았는데(불신지옥같은 경우는 숨넘어가는줄 알았거든요. 역시 한국형에 약해요)
      슬금슬금 사람 기분나쁘게하는게 있어요. 하지만 간만에 보는 에단호크가 좋더군요. 스웨터 참 잘어울리지않던가요?
      극중에서 부인 참 잘자더군요.
    • dong/ 다른 것도 아니고 일종의 가게를 차린 셈인데 집주인이랑 사전에 다 협의하지 않을까요? 몰래 차리고 나서 배째라라고 나오면 암담할 것 같긴 하고요.
      전 영화에 너무 이입했는지 에단호크 정말 짜증났어요ㅋㅋ 연민도 살짝 느껴지긴 했지만 부부싸움 할 때는 정말 싫더라고요;;
      하지만 말씀하신 회색 카디건은 예뻤어요. 안경줄 달아서 늘어뜨리고 있는 것도 잘 어울렸고요. 에단호크는 이번 영화에서 티셔츠 두어장과 이 스웨터만 입고 나온 것 같네요. ㅎㅎ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1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9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5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9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4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6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53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9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3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7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41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72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8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90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