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외국에서 보니 더욱 현기증나는 한국 정치 상황

1.저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뭐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집트 시차는 한국 -7시간이고, 평일에 대체로 출근하기 위해서 7~8시에 일어나면 한국 시간으로는 14~15시, 대체로 중요한 정치 뉴스들이 터지는 시간이죠.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서 습관적으로 트위터를 볼때마다 정말 다이나믹 코리아라는게 실감이 나더군요.


박근혜 지지자인 부모님과 한때 언쟁을 벌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이민갈테니 아들 보고 싶으시면 그러지 마세요!"까지 했던 저인지라, 지금 후보 단일화 교착 상태와 안철수(저는 애초부터 이 사람이 나온다는게 정말 마뜩치 않았습니다)의 어깃장을 보면 참 답답합니다. 근데 막상 생에 처음으로 외국에 혼자 나와서 살아보니 이민 가기도 어렵고;; 그래서 마음을 비웠습니다. 뭐 최악의 경우 3자 나오면 어때요. 정말 어쩌면 전략적인 지지로 박근혜 이길지도 모르고, 행여 아니라면... 그 막말에! 그 말바꾸기에!! 그 파렴치함에!!! 대통령이 된다면 그게 한국의 수준이구나, 라고 생각할랍니다.


뭐 한국 경제는 그냥 놔둬도 조만간 심각한 위기에 쳐할거고, 새누리당 st대로 하면 완전 아작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좀 국민들도 깨닫는게 있겠죠. 차라리 훗날 수구정권이 들어서서 '잃어버린 5년' 드립을 또 치는걸 보느냐니 뼈저리게 다시 체험해보라고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요.


물론 가카와 그 일당들을 단죄할 수 없겠지만, 그 또한 국민들이 자초한 것이니까 뭐 할 말이 더 있겠습니까ㅡㅡ


그나저나 가카 치세에 3~5공의 분위기를 간접 체험하고, 87년에 태어난지라 몰랐던 당시 노태우-김대중-김영삼 출마 때의 그 느낌조차도 추체험하니 참 짧은 삶 살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는군요.


2.그리고 박선숙의 기자회견(표정과 말투가 그렇게 험악해보일 수 없었다면서요?) 이후 변듣보가 올린 일련의 트윗들 중 두개를 퍼옵니다.


안철수 캠프의 정치개혁 특보 김호기 교수, 민통의 총선 공천심사위원으로 공천실패 주범, 송호창은 박원순 계파로 낙하산 공천받아, 민통 당협 엄청 반발 샀고, 박선숙은 사무총장으로 총선참패의 주범, 이런 자들이 무슨 민통개혁 떠듭니까.


박선숙 본부장은 "두 조사 방식의 편차와 등가성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며 "실무팀의 신속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 편차와 등가성이 아무런 상관성이 없는 두 조사를, 그냥 산술적으로 합치겠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변듣보는 팔로 안하고 그냥 보고 듣는 것만 있는데 이렇게 공감이 가는 상식적인 말을 할줄은 몰랐네요. 아...


3.저는 어느 당원도 아니지만 민주당 지지자입니다(진보정의당이 좀 더 제대로 만들어지면 당원 되려고요). 근데 왜 이리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지 모르겠어요. 새누리당은 온갖 패악질을 해도 152석, 가카 대통령 된 이후에는 180석 넘게 밀어주면서 여당을 견제하는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까면 어쩌라는 겁니까. 여론을 모아주면 모를까, 빨아도 걸레인 새누리당이랑 비슷한 구태 세력 취급까지 받으면 솔직히 제가 민주당원, 의원이라고 해도 일하기 싫겠어요. 물론 민주정부 10년 간 시대정신을 제대로 못 읽었고 정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지만 IMF의 주범이었던 한나라당이 그때 정권을 잡았으면 더 잘했으리라고 생각들 하나 봐요? 사실 지금 이 후보 단일화 참사도 민주당의 위상과 역할을 지나치게 깎아내려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4.오늘은 여기 주말(금, 토)인지라 늦게 잘 예정인데 아침에 일어나면 이 지긋지긋한 단일화 공방도 어떻게든 마무리가 되겠군요. 물론 엔딩은 12월 19일에 나겠지만, 일단 플롯은 확실해 지니까요. 한 주를 마무리 짓는 하루를 시작하는 듀게인들 다들 힘 내시고 좋은 하루 보내시길.


(추가)5.듀게분들이 문재인 후보가 단일화가 파토날 것 같으면 사퇴해서 안철수로 단일화되리라는 예상들을 하신걸 봤는데. 그렇게 절대 안 될껄요? 안철수가 이렇게까지 나왔다면 민주당 지지자들을 그렇게 투표장으로 끌어 들이리라고 보기는 난망해 보입니다. 어짜피 안캠이 몽니를 부리고 행패를 부리고 있는걸 강조하면서도, 안철수는 되도록 공격하지 않아야 그나마 표가 결집될껄요?

    • 3. 민주당의 원죄라면 원죄는 2004년 탄핵 정국 이후 있었던 총선에서 의회 과반을 획득했지만 소위 4대 개혁입법을 누더기로 전락시키며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해요.
      물론 당시 한나라당의 극렬한 저항과 민주당 내부 안개모(-_-)의 방해 때문에 어려움은 많았지만 그것이 실패하면서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개혁에 대한 동력을 모두 잃었죠.
      이후 열린우리당은 자중지란에 빠지고 이후 재보궐선거에선 연패를 계속했고 탈당 러쉬 있었고 뭐 그렇게 줄줄줄. -_-;;
      급기야 노대통령은 한나라당에게 그 유명한 대연정을 제안했지만 한나라당은 단박에 거절했고 진보진영은 호되게 비판.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노대통령은 자의반 타의반 관료들에게 함몰되었다고 생각해요.

      뭐. 이런 일들과는 상관없이 저도 안타깝기는 해요.
      개혁을 할 수 있도록 화끈하게 밀어준 적도 없으면서(2004년도 냉정하게 따지면 개혁하라고 과반을 줬다기 보다는 탄핵 정국 덕분이었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항상 기대치는 높죠.
      그래서 2004년 저때가 두고두고 아쉽긴 하지만요. 쫍.
    • 3. 새누리당 지지세력은 아에 포기했으니 무조건 깐다면, 민주당 지지세력은 잘하면 진보쪽으로도 표를 주지 않을까 싶어서 깐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민주당에 매번 표를 주는 사람들도 무조건 민주당 찬양하는 사람은 잘 못봤어요. 비판적 지지자랄까.
    • 저도 다음 대선은 외부에서 순수하게 스토리 전개 자체를

      즐기고 싶군요. 내부에 있으면 무시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서...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1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3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2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