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유치원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께 여쭤봅니다.

아래에 영어유치원 글이 올라왔는데,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계시네요.

저 역시 어린애들을 향한 요즈음의 영어 광풍이 무섭다고 생각하고, 아래 여러 분들이 지적하신 영어유치원의 부정적인 면에 대체로 동감하는 편입니다.

그 중에는 금전적인 부분도 꽤 커요. 만일 제가 무한정의 재화를 가지고 있어서 영어유치원을 보내더라도 경제적인 부담이 전혀 없다면 어쩌면 영어유치원을 택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녀의 영어교육은 어떻게 시켜야할까요?

전 제 자녀에게 다른 공부나 기타 활동에 대해선 극성으로 교육시킬 생각이 없지만, 영어교육 만큼은 적극적으로 노력해보고 싶어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제 개인적인 경험이 큽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왔거든요. 영어 때문에 너무너무 고생했습니다.

나름 외고 출신에, 상위권 대학에, 영어를 꽤 많이 접한 편이었는데도 미국에서 자존감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영어 때문에 문제가 많았어요.

어찌어찌 학점은 다 좋게 받았지만(페이퍼를 잘 쓰고 - 당연히 시간은 엄청나게 소요됩니다 - 교정을 받으면 되니까요 - 돈이 상당히 들었죠 -), 아직도 영어에 자신이 없습니다.

물론 제 주위에도 외국에 한 번도 안 갔는데도 영어를 잘 하는 친구들도 없진 않고, 미국에 와서 빠른 속도로 영어가 늘어서 매우 즐겁게 지내는 친구들도 몇몇 봤어요.

하지만 영어 때문에 고생한 유학생 친구들이 훨씬 더 많은건 사실입니다. 다들 '내 자녀에겐 이런 고통을 안겨주지 않으리라' 이런 말을 했죠.

제가 개인적인 유학 경험을 하나의 이유로 들었지만, 좀더 일반적인 상황을 보자면 영어를 잘 하면 취직이나 직장 생활 등에서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아요.

전 제 자녀에게 어느 정도 수준의 영어교육을 시키고 싶냐하면 

네이티브만큼은 힘들겠지만, 영어에 두려움이 없고 기본적인 의사소통 정도를 하며 대학생 정도(또는 대학 졸업 이후일수도 있죠)에 미국에 갔을 때

기본기가 갖춰져서 그 위에 탑을 쌓기 수월한 정도의 수준의 교육을 받게 해 주고 싶습니다.

물론 중고등학교때 영어를 어느정도 할 것인가는 본인 노력 여하에 달렸을거예요.

그렇지만 유치원 초등학교 때 제가 영어와의 만남을 어떻게 만들어주어야 할 지, 영어교육을 어떻게 이끌어야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영어유치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영어 dvd, 책 등에 대한 노출빈도만 높이면 되는건지... 어렵네요.

이렇게 생각하다보면 그냥 영어유치원에 보내는게 무난한 답인가 싶기도 하고요. 여러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 저도 개인 경험에 근거해서 영어유치원이 별로에요.



      평생 학교에서 배운거 말고는 남들 다 하는 토플이니 토익같은 것도 공부해본 일 없습니다. 직장생활 하다가 무료해져서 어느날 때려치우고 놀러나 가자~ 하고 미국에 갔다가 우연찮게 어학연수학원(?) 같은데 등록, 꼴랑 3개월 배웠습니다. 제가 지내던 곳이 마음에 들어 이후 1년여를 더 살았는데 초반에 3개월 배운걸로 다 되더라구요. 물론 학교공부에서 쓰이는 고급영어와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이지만 재밌고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한국로 돌아와 다시 직장다니는 지금도 그때 익힌 영어를 꽤 요긴하게 사용 중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제가 갖게 된 영어공부에 대한 선입견이 한 가지 있는데, 한국어 잘하면 영어 배우기도 쉽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굳이어릴적부터 영어를 배워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요.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해두면 커서 영어 공부도 쉬워지는구나 ... 라고 생각하니까요.



      아울러 영어유치원의 효용에 대해서도 극히 의구심이 많은데요, 언급하신 이전 글의 댓글들을 아직 보지못했지만 아마도 유사한 의견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영어유치원에서 배운거 오래 못가요. 길게 가야 초등학교 고학년까지가 아닌가 싶고, 그 이후로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활이 영어로 되어야하죠. 근데 "생활이 영어로" 되는 환경을 유지할만큼 부유하진 못하거든요 제가 ...
    • 글쎄요. 제가 잘 아는 영어 잘 하는 강남 어린이들의 경우를 보면 유치원은 그냥 일반 유치원 보내고 초등학교 때부터 원어민과 한국어 선생이 같이 있는 좋은 영어학원을 보내더군요. 전부 다 그랬어요.유치원에 다니는게 초등학교 때 적응하기 조금 더 수월하다고 생각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영어유치원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꼭 영어유치원을 고집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학전에는 그냥 발음이랑 단어 정도 익히게 하고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학원을 꾸준히 다니게 합니다. 여유있는 집 친구들은 방학때 외국으로 연수도 꾸준히 보내지만 꼭 영어 잘하기 위해 외국연수를 보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다녀와도 못하는 친구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연수 안 가도 학원에서 열심히 한 친구들이 영어를 잘 하는 경우도 많구요. 물론 DVD 나 책도 많이 공급하지만 아이가 책 자체를 좋아하지 않고 관리를 안 해주면 대부분의 경우 자리만 차지하는 전시품만 되죠. 차라리 스마트티비의 영어관련 프로그램을 좋아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 저도 외국생활하면서 영어 스트레스가 크고, 어린시절부터 영어 쓰는 환경에 노출되었으면 이 스트레스가 좀 적지 않을까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미국서 학교다니는 중에, 중국 유학생 중에 그런 식의 교육을 받은 애들을 봤어요. 하나같이 구식 영어 이름 (Nancy나 Jane 같은 뭐;;;)을 쓰길래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어린이 시절에 원어민 교사가 지어주었다고... 근데 또 그런 애들이 하나같이 영어가 유창하냐 하면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더군요.
    • 저도 우선 한국어만 철저히 배워도 언어에 대한 감각 익히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 다음 영어를 하던가 딴거를 하던가. 한국어로 글 못짓는 애는 영어 시키니 논리가 산으로 가더군요. 조리 있게 말하는 것부터 모국어로 철저히 시킬겁니다. 애가 생긴다면. 안 생길 가능성 높지만;;
    • 본인이 영어를 잘하 고 싶은 이유가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서 해야지
      그렇지 않고 부모가 내 자녀는 이런이런 교육을 통해 이정도 수준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자녀에게 고통을 줄 것 같습니다.
    • 저도 미국 거주하면서 직장 다니는 사람이지만 영어 스트레스가 항상 있어요. 대부분은 흔히 액센트라고 부르는 억양이나 발음의 정확성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아요. 한국에서 한창 영어 공부하던 시절에 발음까지 정확하게 읽어주는 전자 영어 사전이 있었다면 지금의 영어 스트레스가 훨씬 덜했을거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리고 비디오 가게에서 영어 외화 빌려보던 것을 시간 낭비, 돈 낭비로 생각하시던 부모님 탓을 해서는 안되겠죠? )

      조금 다른 얘기이기는 하지만 미국 대학에서 원어민인 학생들도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영어 능력이 보통의 고등학교 수준에 비해서 훨씬 높기 때문이죠. 영어 스트레스 없이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학생들은 읽고 쓰기를 즐기는 학생이거나 중고등학교 때 제대로 된 영어 작문 수업을 특별히 받은 학생들이죠. 한마디로 영어 과목의 상위권 학생들입니다.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원어민이더라도 발표나 쓰기가 요구되는 대학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베지밀님이 하신 만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 베지밀님이 미국 유학시절에 고생은 하셨지만 한국에서 받은 영어 교육이 그다지 부족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겁니다.
    • 아마 부모님의 목표에 따라 다르겠죠. 영어 자체가 목표일지 영어를 도구로 쓸 것인지. 네이티브스피커처럼 발음과 억양 위주로 하려면 어릴 때부터 노출 시키는 게 맞을 수도 있어요.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깊이 있는 영어 학습도 가능하겠죠, 아이가 영어에 취미와 소질이 있고 또 환경이 받쳐준다면. 아니라면 아이가 스트레스 받으며 모국어도 힘든데 영어까지 보태는 게 될 수도 있고요.

      도구로서의 외국어라면 모국어 구사도에 따라 외국어 사용 수준이 확실히 달라집니다. 확실한 언어의 뿌리를 다지는 게 먼저라는 거죠. 전 이게 장기적으로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본 조기 유학의 최악의 예는 초등학교 1-2학년에 와서 여기 중학교를 다니는데 학교 수업을 잘 못 알아들어서 한국인 과외 선생님을 붙였더니 한국어 수준도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라 과외도 학교 수업도 못 따라간 진퇴양난의 경우. 결국 홈스쿨링으로 한국어를 가르쳐서 한국으로 역유학을 보냈어요. 대학 진학은 포기했고, 한국은 유급 제도가 없어서 출석만 하면 고등학교 졸업이라도 가능 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한국으로 보냈죠. 이건 극도로 안 된 경우라고 할 수 있지만, 아이가 질려서 흥미를 잃으면 돈으로도 어쩔 수 없더라구요.
    • 차갑게 말하자면, 영어유치원은 부모가 '난 할일을 했다' 만족감을 갖는 기능 정도가 있을 뿐이고 위에 댓글들에서 많이 나왔듯이 효과는 미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발음 자체가 조금 네이티브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 정도..? 그게 또 부모 만족감을 주는 착시 효과를 낳죠.



      무형적인 방법이고 효과가 탁 드러나지는 않고.. 영어유치원 보내고 안도하는 것보다 훨씬 부모가 신경을 써줘야 하는, 품이 많이 드는 방법인데, 한국어 실력, 깊은 사고력, 인간에 대한 이해..? 등을 길러주는 것만이 영어 실력과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그 부분은 중고생 시절에 갑자기 늘릴 수가 없는 문제죠.



      추가로, 발음은 뭐 한국식이어도 상관없다고도 생각합니다. 어차피 우리 세대보다는 그러기도 힘들겠지요 뭐.



      이상, 외국어 흥미 많아서 외고 나왔기에 나름 영어 잘한다는, 다양한 애들의 특성(어린 시절도 들음)을 보기도 했고, 영어 가르치는 일을 다양한 종류의 사교육 시장에서 많이 해보고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 영어 유치원 자체가 아이들의 영어실력에 어떤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이 영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사실 영어유치원을 그런 환경으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주변이 온통 영어로 가득찬 그런 환경에서만 영어가 습득되는 것이지 대부분은 한국적 환경인데 수업 일부만 영어로 한다고 해서 영어가 습득될 여지는 없죠.
    • 댓글 잘 보고 있습니다.
      모국어 실력, 사고력 등을 기르는게 중요하다, 그러면 차후에 영어를 익히기가 쉬워진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으로는 외국어를 잘 하는데 있어 모국어 실력이 당연히 충분조건이 되지만, 모국어 실력이 탄탄하다고 외국어를 잘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제가 학창시절 내내 가장 자신있고 잘 하는 과목이 국어였고, 논술을 쓰면 상을 받았고 수능 언어영역도 걱정해 본 적이 없는 학생이었는데 (물론 글 쓰는 것에서 손을 뗀 지가 상당히 오래되어서 지금 유려하게 잘 쓰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영어를 너무 힘들게 배웠어요. 지금도 잘 하지 않고요. (여기서 잘 하지 못한다는건 미국에서 살 때 좀처럼 영어가 늘지 않고 대화나 페이퍼 작성시 단 한 번도 편한 마음으로 한 적이 없다는 정도입니다. 항상 바보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토익 토플 등은 점수가 좋아요) 최소한 제 모국어 실력이 정말 뛰어나진 않더라도 어디 가서 떨어지진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표본이 저 하나뿐이라 빈약할 수도 있지만요.
      그래서 여러분들께서 말씀하신 '모국어 교육을 제대로 시키면 된다'는 의견을 보고, 그럼 제 경우는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네요.
      아 당연히 모국어 교육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외국어를 능숙하게 잘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대해선 동의합니다.
      • 모국어실력이 탄탄하다고 외국어를 꼭 잘하는 건 아니라는 말은 맞는 것 같아요. 해당외국어의 방식으로 사고하는 훈련은 또 다른 거구요. 학자들중에 해외에서 석사박사를 마치고 온 사람들 중에 한국어 글은 뭔가 어설픈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에 대해 비정상적인 기대치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요. 실제로 적당한 수준에 대해서 좀 더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 한국어 잘 한다고 영어 잘하게 되는건 아니죠. 그런데 한국어 못하면 영어도 확실히 못하게 되요. 그리고 외국어를 빠르게 습득하기 어려운 건 보통 자기가 틀리는 걸 부끄러워하고 자존심 상해해서 숨기면 어려운 거 같아요...제일 이상적인건 초등학교 3-4학년쯤 가족 전부와 함께 미국에 1-2년쯤 가서 사는건데 전 이 혜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영어 잘 못 해요ㅠㅋㅋㅋㅋㅋ외국어라 힘들고 어려운 거 아닐까요. 영어를 플루엔트하게 하는 사람들도 항상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더라구요. 딴 말이지만 앞으로는 중국어가 뜨는게 자명한데 중국어 유치원은 없나요.
    • 그리고 모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얘기하시는 분들도 영어를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하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몇 살 정도부터, 영어에 어떻게 노출시키는게 효과적일까요?
    • 그런데 영어를 굳이 그렇게 잘할 필요가 있나요. 외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거나 특별히 영어와 관련된 직업을 가질게 아니라면
      입시와 취업에 지장이 없을 정도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요?(제가 영어와 별 관련없는 학과와 직종을 선택했기 때문에 더욱 이렇게 느낄수도 있지만)
      그리고 그정도는 천천히 준비해도 큰 문제 없을것 같아요.

      어차피 영어유치원 보내고 원어민 교사가 가르쳐줘도 몇년쯤 살다온 사람과 비교할때 '영어가 내 무기다!'라고 할수 있을 정도까지 잘하기는 어려울것 같고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직업중 영어를 '정말로 원어민처럼 섬세하게'다루어야 하는 일자리는 아예 원어민 수준인 사람이 꿰차고 있는 경우가 많죠.
      국내에서 영어 좀 한다 하는 사람이 업무 관련 문서를 작성해도 상대방에게 보내기 전에는 외국인이나 네이티브 스피커가 검토한다거나
      외국 고객이랑 만나는 자리에는 (관련 자료는 국내파 영어고수들이 마련하더라도) 아예 외국인이나 네이티브 스피커를 내보내는 경우 않이 봤어요.

      물론 아예 외국에서 공부하고 일해야 한다면 다른 문제지만... 그럴지 안그럴지 알수 없는 일인데 너무 많이 시간과 정성을 쏟아부을 필요가 있을까요.
      • 동감입니다. 영어를 주된 언어로 쓰는 환경에서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 거 같기에 만약 애를 가진다면 이녀석의 첫째언어가 영어가 될 거 같은데 전 영어를 좋아하지도 않고 굳이 영어를 써야만하는 환경 아니면 기를 쓰고 배워야 하나 싶어요. 간만에 한국 갔다 그 신경질적일 정도의 영어열광에 상당히 놀랐기도 하고, 주변에 한국 원어민 뛰다왔거나 혹은 뛰고 있는 친구도 많아서 보면 오우 대우가 상당하더군요. 그런데 뭔가 그렇게 쏟아붓는 핀트도 좀 이상한 거 같고 그래서 도대체 목적은 뭔가 싶고. 영어는 정말 수단이고 도구입니다. 물론 도구 잘 쓰면 좋지만 목적을 상실하는 순간 도구만 좋아서 뭘하나요. 자식이 뭘 원하고 자식에게 키워줘야할 건 무시한 채 영어영어영어. 돈 들죠. 맞벌이하죠. 시간 같이 못보내죠. (잠깐 사교육 현장에 있어봤는데 조그만 아이가 "난 엄마가 집에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에 말문이 막히더군요.) 언어를 철저히 도구로 보는 제 입장에서 저는 영어 광풍이 정말 이해가지 않습니다.
    • 외국어를 익힘에 있어서, 잡담이나 생활외국어 이상의 수준으로 가기 위해서는 모국어에 대한 이해력이 결정적이 됩니다. 저는 애기때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공포심 등등 없는데, 영어로 말할 때의 '어린이 말투' 에서 '어른 말투' 로 가기 위해서는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익힌 모국어 고등교육이 상당히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모국어 실력과 외국어 실력은 상호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거나 함께 도태됩니다. 인간의 언어체계는 언어마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 위에 여러 언어라는 소프트웨어가 크게 공유하는 코어를 중심으로 모듈화 되어 유기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 개인적인 특이 경험에 의해서 그렇게 느낀다는거예요). 외국에 평생 한 번 나가보지 않고서도 외무고시 합격할 정도의 외국어 실력을 지닌 친구 혹은 그정도는 아니어도 유려한 영문체를 쓰는 친구들 보면, 기본적으로 모국어를 통한 논리적인 사고체계가 갖춰져 있더라고요. 언어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대목이죠. 요점은 뭐냐면, 아이의 영어 교육이 걱정된다면, 어디서 뭐하다가 온건지 모를 검증되지 않은 원어민 강사에게 노출시킬 것이 아니라, 문법적으로 정확한 고급 영어로된 영화 혹은 책, 을 철저한 국어 및 수학, 논리학 공부와 병행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ㄴ 상당히 공감합니다.
    • 영어유치원은 부모 마음 편하려고 보내는 겁니다. 사실 영어실력 늘리려면 초등학교 2-3학년 정도 영어권에 보내야해요. 그 방법 외에는 믿을만한 방법이 없는 듯요.
    • 제가 보기에는 베지밀님의 기준이 너무 높은 것 같습니다. 토익 토플 점수 좋고, 성공적으로 유학생활을 마치셨다면 영어 잘하시는 겁니다. 한국인이 '똑똑한' 네이티브만큼 영어를 잘하게 된다는 건 언어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 죽도록 노력해도 이룰까 말까하는 수준인걸요.
      모국어가 탄탄하다고 외국어를 자동으로 쉽게 익히는 건 아니지만, 모국어가 탄탄하지 못하면 외국어 습득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일단 모국어가 바로 서야 외국어가 논리적으로 차곡차곡 쌓입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언어 재능의 방향이 다릅니다. 누구는 문법과 어휘가 강하고, 누구는 생활 회화가 강하죠. 근데 보통 회화가 부족하면 자기가 영어를 못한다고들 생각해요...
      아이를 이중언어 사용자로 키우는 건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가정 자체가 이중언어 환경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 언어 습득이 매우 느립니다. 어릴 때 보면 또래 아이들보다 1년은 늦는 것 같아요. 두 언어가 동시에 들어가려니 머리에 과부하 일어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두 언어 중에 한 언어가 우세하게 되는 순간, 다른 언어는 쉽게 잊혀지기 시작합니다. 한국에서 한국인 부모가 아이를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사용자로 키우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어릴 때부터 뭘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버리시고 어릴 때는 모국어 교육에 힘써 주세요. 그게 국어, 영어뿐만 아니라 그외의 모든 과목을 익힐 기반이 되니까요. 그리고 과도한 선행학습도 지양하시고요. 선행학습은 학교 공부에 흥미를 잃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아이의 미래가 미국에만 있는 건 아니에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기타등등 어느 나라든 갈 수 있어요. 저도 대학 다닐 때 너무 영어에만 연연하고 유럽으로 눈을 돌리지 않은 게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 외국어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은 5-7세에 열린다고 선전들 하더군요. 그런데 앞에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영어를 어떻게 쓰길 원하느냐에 따라 교육 방식은 다를 것 같습니다.ebs 다큐 보니까 반기문 사무총장 수락연설을 한국 어머니 그룹과 영어 사용 외국인 그룹에 들려주고 반응을 보더군요. 엄마들은 발음이 후지다,우리 애는 이보다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었고 외국인들은 감동적이었다 좋은 연설이라는 반응-이었어요. 영어를 잘한다는 기준이 뭔지 생각해보게 하더라고요. 가족 중에 초등학교 저학년 선생님이 있는데 자기 애는 안 보낼 거라고 고려도 안하더군요. 학교 빨리 보내는 것도 반대라고-.

      그렇게 비싼 줄 몰랐지만 아무튼 그 돈이면 엄마 공부도 하고 방학 때 한달 온 가족 해외여행 하고도 남겠네요.그럼 우리가 세계에 살고 있으며 영어든 뭐든 좀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베지밀 님 정도의 실력이면 아이에게

      좋은 가이드 역할하시기 충분할 것 같아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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