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출입기자가 페북에 올린 글이라네요.- 수정 (문재인 출입기자입니다)

1. 안 측이 민주당 쇄신과 정치혁신에 불만이 있었다면, 새정치공동선언 협상팀에서 논의하고 압박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협상팀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됐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쟁점은 ‘의원정수 축소’로 알려져 있다. 많은 비판을 받았고 안 캠프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던 사항이었지만, 안 캠프가 ‘후퇴’의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고집스럽게 이 사항을 집착했음을 시사한다. 어쨌든 새정치공동선언 협상팀도 정치혁신 내용에 합의한 뒤 발표만 앞두고 있었다. 

2. 이는 이번 단일화 협상 중단 파행이 정치혁신과는 무관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행 이후 구체적으로 민주당이 어떤 혁신적 조치를 취해야하는지를 물으면, 안 측의 답은 예의 “민주당이 잘 알거다”는 식으로 말을 돌린다. 그들도 답답할 거 같다. 말해주고 싶어도 대답할 말이 없을테니까. 안캠이 가진 정치혁신의 독자적 콘텐츠란 게 과연 있을까. 안 후보가 탐정소설 애호가로 알려져 있는데, 미스터리의 핵심적 비밀 하나가 궁금증을 유발하는 베일 속엔 사실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베일이란 장막 자체가 미스터리 효과를 내는 것이다. 

2. 파행이 발생한 곳은 단일화 룰 협상팀이었다. 이번 갈등이 정치혁신과 무관하게 단일화 승부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안 측은 아마 단일화 승부 게임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데 불만을 가진 것 같다. 딱 집어 말하면, 여론조사로 승부를 봐야하는데 여론조사가 민주당의 조직적 동원과 개입으로 왜곡되고 있고 실제 단일화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을 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에 시비를 걸고, 여론조사 응답 독려 문자메시지에 열불을 내는 것도 그래서일 거다. 정말 여론조사기관이 민심을 왜곡해 조작을 했다면, 조작의 증거를 제시할 일이다. 정당한 경쟁활동을 넘어서서 조직적으로 마타도어를 퍼트린다며 그 또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서 문제제기를 할 일이다. 그러나 안 측이 제시한 증거란 게 보잘 것 없다.

3. 안 측은 '심정적으로' 최근의 지지율 역전이 민주당의 조직적 개입에 따른 민심 왜곡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이는 민심은 자신들의 편이고, 시대정신은 자신들에게 있다는 굳은 확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방식으로 승부를 보면 당연히 승리할 것으로 굳게 믿었던 상황에서 뜻하지 않게 여론조사에서 추월 당하자, 도저히 이 현실이 납득되지 않았을 것이다. 
강한 당파적 신념은 실천의 강력한 에너지원이지만, 그 신념을 배신하는 현실을 쉽게 수용하지 못한다. 그 때 등장하는 것이 음모론이다. 민주당의 개입과 음모로 여론조사 지지율이 역전됐다는 것. 이 음모론에 빠지면 사소하고 우연적인 사건들도 그 신념을 지지하고 강화시켜주는 징표로 작용하게 된다. 강한 당파적 신념은 왜 자신들의 지지율이 떨어졌는지를 반성케하는 이성을 봉쇄하고 타인의 조작과 음모로 자신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망상을 강화시킨다. 

4. 여론조사 게임이 아무리 공정성하게 진행되더라도 이는 정치혁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 사안이다. 여론조사만으로 단일화 승부를 보겠다는 것 자체가 구태다. 민주적 의사결정을 여론조사로 결정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여론조사는 여론의 동향과 추이를 참고하기 위한 방편이지 민주적 의사결정을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자신의 후보를 직접 뽑고 싶은 유권자의 참여를 봉쇄하고, 주사위 던지기로 샘플링 된 일부 사람들, 그것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상태에서 익명의 의견만 들어 결정하는 것이 민주적 방법인가? 이것이 후보 선출의 절차적 정당성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일까. 2002년 정몽준의 몽니와 꼼수로 여론조사만의 단일화가 이뤄진 것이 매우 잘못된 선례였다. 지금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5. 안 후보는 이번 중단 파행의 “단일화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 이런 식으로 단일화하면 정권교체 할 수 없다”고 했다. 내 말이. 그 과정이 중요했다면 진작, 그러니까 10월부터 양측이 단일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했다. 충분한 논의로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며 공감대를 넓히고, 이견이 있는 부분은 토론으로 누가 더 좋은 콘텐츠를 가졌는지 경쟁해야했다. 그걸 이 때까지 피했던 사람이 누구였더라?
단일화 방식에서도 조직력에서 밀린다는 약점을 피하지 말고 원칙대로 국민참여경선을 받아야했다. 그의 출마 명분 자체가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썩은 조직을 혁파하는 것이 아니었나. 그 승부를 왜 피하는 것인가. 

6 . 안의 기조가 오락가락 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뒤늦게 411총선 패배 책임론을 꺼내 민주당의 친노 사퇴를 겨냥했다가 단일화 제의 후 한발 물러 서더니, 다시 그 책임론의 연장선에서 친노를 겨냥했다. 4 11 총선 책임으로 이미 당시 지도부는 사퇴했고, 그 이후에도 민주당 내에서 두 차례의 검증을 거쳤다. 이해찬 대표가 선출된 전당대회, 문재인 후보가 선출된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이었다. 
여전히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지 않았고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당 당원들은 이를 검증한 뒤 새로운 지도부와 후보를 선출했다. 이 대표와 문 후보는 그런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돼 있는 것이다. 

그런데 뒤늦게 이를 문제제기한다는 것은 민주당 당원 및 지지자들의 뜻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 없지 않나? 문 후보는 적어도 절차적 과정을 거친 후보지만, 안은 대체 무슨 절차적 과정이라도 거쳤던 건가. 더구나 노의 핵심 중의 핵심은 문 후보 자신이 아닌가? 이를 부정하면서 어떻게 단일화 협상에서 나올 생각은 했는가. 그가 진심으로 411 총선 책임론을 제기하고자 했다면, 진작에 출마를 선언해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어야 했다. 

7.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에 보면, ‘인간은 일반적인 경우에 잘 속지만 구체적인 경우는 잘 속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유권자들은 구체적인 말을 하지 않고, 듣기 좋은 추상적인 말을 하는 정치인을 가장 경계해야한다. 그들이 사이비 정치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읽어볼 가치가 있는 글이네요. 

올려보고 검색해보니 송용창 한국일보 기자 페북이네요. 근데 이 분 기사 읽어보니 문재인 담당기자네요.
    • 이런 글은 누가 썼는지 정확히 밝혀야 하지 않나요?
      • 검색해보니 송용창 한국일보 기자네요.
    • 찰스를 절대 지지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이보다 더 명확하게 쓴 글도 찾기 힘들 것 같네요.
    • 에이 눈버렸네요. 뭐 출입기자 따위가 대단키나 하겠냐만은..
      • 이렇게 대놓고 직업비하하는 댓글은 첨인듯...
        • 따위가 와 대단키나 사이에 '대선정국에'를 빠뜨렸네요. 그럼 비하가 아니겠죠?
          • '따위가'라는 표현이 붙은 것 자체가 비하죠. 사람이나 사물을 비하하거나 얕잡아 부르는 것이 그 표현이거든요. 듀게 회원 중에 기자들도 계실텐데 기분 좀 안 좋으실 듯
    • 잘 읽었습니다. 의원정수 축소에 아직까지 의중을 두고 있을지는 몰랐네요. 자신들도 무리수라고 생각하고 단일화 협상하면서 슬쩍 버렸을거라고 여겼는데... 자존심은 연금폐지에서 건졌구나 했구요.



      저는 누구로 단일화해도 단일화후보에 표를 주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의원수 축소를 단일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다면 아마 표심을 거두게 될 거 같습이다.



      제가 단일화 후보에게 표를 주려는 유일한 이유는 국민의 손으로 과거의 독재정치를 승인하는 꼴만은 볼 수 없기 때문인데, 그게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아가면서 까지 할 일인지큰 모르겠거든요. 국회의원이 제 일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제 일을 하게 만들 일이지 국회의원수을 1/3이나 줄여가면서 그 권력을 관료나 자본에게 뿌릴 일은 아니잖아요.
    • 딱 제 생각과 똑같네요. 특히나 마지막 "듣기좋은 추상적인 말을 하는 정치인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라는 말 100%공감합니다. 그런 일반론을 많이 했던 정치인들중 기억나는 사람은 2002년 이인제 그리고 박근혜, 지금의 안철수.
    • 듣기좋은 추상적인 말을 하는 정치인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 모든 후보에게 해당되는 말 아닙니까?
      박후보는요? 문후보는요? 안후보도 있군요.
    • 의원수 축소는 말 그대로 허공에 뜬 약속이라는 뜻의 공약으로 그냥 해버려도 되겠군요. 과반인 새누리당이 결사반대할텐데 뭔수로 의원수 정원을 축소해요. (민주당 의원들도 찬성할 턱이 없죠)

      대통령이 '의원 정수 축소해!' 하고 명령하거나 대통령이 여야 의원한테 일일히 전화걸어서 '의원수 축소 법안에 찬성해주세요' 하고 종용하면 축소되는 줄 아나보죠? 도대체 안캠프는 뭐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랍니까 참 나 원. 문재인 후보 성격이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한다는거라는데 감히 할 수 없는 약속을 공동선언하자고 하니 난감했을게 뻔하네요. 그래도 어차피 안될 거 그냥 동의해버려도 되겠습니다.
    • 씁쓸합니다. 글 내용이 별로 설득력 없다는 뜻은 아니고요. 공감가는 면도 적잖아 씁쓸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하필 안철수 출입기자가 아니라 문재인 출입기자라는 점이 훨씬 씁쓸함. 쯧쯧.
      • 문재인출입기자는 문빠라서요? 청와대출입기자는 모두 친이고 일본대사관 출입기자는 친일파인가요?
        • 쯧쯧. 좀 대꾸할 가치가 있게 말씀 좀 하시죠. 뻔히 아니라고 답할 질문을 왜해요? 문빠로 일축될 만한 글이었다면 공감간다고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한국 정치부 기자들 현실을 알기에 신선해 했다 만 건 뿐입니다. 정말 글 쓰시는 뽐새 수준 한결 같네요.
      • 문재인측 출입기자니까 문재인측의 하소연하고 시각이 좀 더 자세하게 전달될 수는 있겠죠. 근데 안철수측 출입기자는 왜 안캠프의 시각과 입장을 못 전하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전할 내용이 없어서이기 때문이겠죠.
        • 좋은 글이긴 한데 정말 그 쪽 캠프 출입 기자라는 위치라면 쓸 만한 글은 아닌데요. 뭐 페북이라고 하니 애매하기는 한데.
          • 기자 출입처가 어디라는건 사람이 한날 한시에 두군데에 있을수가 없어서 한쪽을 전담해서 소식을 전하기로 되어 있는거지 그쪽이 출입처라고 그쪽 시각을 대변한다고 보시는 건 곤란합니다. 기자가 무슨 대변인도 아니고.
            • 캡 같은 데스크도 아니고 스트레이트성 취재 담당하는 출입처 기자로서 쓸 글은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무슨 글의 저의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요. 본인의 취재원이 제한적일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죠. 안캠 출입 기자가 문 비판 글을 쓴다 해도 뜨악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 그러니까 기사로 언론의 지면에 쓰지 않고 자기 페이스북에 썼겠죠. 사적인 시각이라고.

                하지만 민주주의라는게 원래 언로를 막지 않아야 완성되는 체제인데 왜냐하면 소수가 견해로 시작해도 공감대가 높아지면 널리 퍼져 다수가 되는 길 언론의 자유를 통해서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유신치하에서 제일 먼저 막은게 자기 정치적 의사를 말하면 너 감옥 이거였잖아요. 덕분에 유신헌법도 국민투표에서 80%대 찬성으로 통과...

                기자가 자기 소감을 페이스북에 쓴걸 가지고 출입처가 저기니까 그렇게 쓰면 안된다는 말은 기자는 사적으로 말할 자유가 없다는 시각이니 수용하긴 곤란합니다. 내용을 가지고 잘못된게 이거다 저거다 지적하면 몰라도.
                • 한국 정치부 기자들과 출입처 간의 바람직하지 못한 관계 풍토를 생각하면... 안캠 기자가 저런 글을 썼다니 하고 신선해 했다가 그럼 그렇지 한 거죠. 페이스북이 애매하죠. 공지영의 트위터처럼.
    • 의원 백명 줄이면 소는 누가..아니 일은 누가 하나요. 대통령이 다 하나요 아니면 남은 의원들이 그 몫까지 하나요. 참 민주적이겠네요.
      민주당 구태가 무엇인지 쇄신의 방향은 어떤건지나 말해주면 좋겠는데 개혁한다는 이미지말고는 전부 공허한 소리 같음..
      • 그리고 한다는 말이 기득권을 국민들한테 돌려준다잖아요. 돌아버리겠어요.
        권력의 공백만 창출하고 빈 공간이 채워지지 않아 양아치와 꾼들이 난립하는 춘추전국시대가 오는, 한국 정치가 쑥대밭 되는 광경이 눈에 선하네요.
        개혁하고 혁신은 세심한 의도로 정밀하게 설계해도 될까말까인데 그냥 나 지지도 높아 내가 말하면 다 됨 ㅋㅋ 이거인가요 어휴.
    • 송기자 새누리당 출입기자입니다. 그새 출입처가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요.
      • 대선캠프야 한시적인건데 장기적인 출입처로 삼을데는 아니죠. 원래 출입처가 새누리당이었고 잠깐 문캠프에 파견되었을 가능성이 있을걸요.
    • 민심이야기를 하면 각자가 느낀 바가 다르겠지만 제 주변만 보면 지난 주 단일화 소란으로 분위기는 돌아섰습니다. 회사에서 그냥 한 마디씩 던지는 말있죠. 안철수 도대체 원하는게 뭐야. 완전 떼쟁이야. 문재인이 큰 인물이긴 한거 같아. 뭐...제 귀에 그런 소리만 쏙쏙 들어왔을 수도 있지만 분위기는 지켜보면 알겠죠.
    • dos <- 딱히 할말은 없는데 빈정대고 싶은 아쉬움은 이해하는데, 그래도 '쯧쯧'은 하지 마세요. 님이 원하는 '상대에게 정신적 데미지 줘서 앙갚음하기'라는 소기의 목적 달성은 전혀 못하고 그냥 님만 되게 후져보이거든요.
      • 그런 의도 없었는데? 암튼 안할께요. 막말 퍼레이드에 대꾸하는 스킬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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