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가 용돈을 주셨는데 받는 마음이 편하지 않네요...

스물 다섯이 되도록 취직을 아직 못한 손녀와 손자에게 외할머니가 오늘 용돈을 주셨어요. 

 

너무 죄송하고 도저히 받고 싶지 않아서 못받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끝끝내 받으라고 하시네요. 그 돈으로 과일이라도 사 드시라도 극구 거절해도 외할머니께서는 손자손녀가 그 돈으로 놀러다니는 걸  더 바라세요.

도저히 다시 물릴 기세가 아니셔서 결국은 받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할머니 오래 못사시고 너희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어하시니 받아 둬라, 대신 가치있게 써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제 남동생은 거절은 커녕 그냥 넙죽 받더군요...걔는 제가 거절하는 걸 이해못해요. 결국은 받을 거면서 왜 거절을 하냐고 하는데 기가 막혔어요.)

 

이젠 제가 뭔가 해드려야 하는데 전 아직까지도 대학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중이고 취직 전망은 흐릿하고....ㅜㅜ

평소에는 별 생각없이 살다가도 이런 일이 한번씩 생기면 제가 너무 못나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저희 외할머니가 올해 들어 많이 편찮아지셨고 정말 이젠 오래 못 사실 것 같아요. 그냥 보기에도 그래 보이세요.

원래는 제천에 사시는데 매 달마다 대학병원에서 검진 받으시러 청주로 내려오십니다. 그때마다 사실 무심했었는데 오늘은 참 죄스럽네요.

 

내년에는 꼭 취직을 해서 더 늦기 전에 흡족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 그러세요 뭐 해드리면 아주 좋아하시죠.
    • 할머님께서는 주는 즐거움을 누리시는 중입니다. 나중에 여유가 되면 할머니 모시고 온천 다녀 오세요^^
    • 할머니의 마음이죠. 부모의 마음과는 또 다르니까요.
      그냥 감사하게 받으시고, 나중에 보답하시면 됩니다. 마음은 가볍게 책임은 무겁게.
    • 이런 마음을 가지고 계시다는것만 봐도 이미 훌륭한 손녀가 아닐까합니다
      꼭 취직 되시기를 바라고 첫 월급 받았다며 선물해 드리면 아마 굉장히 기뻐하실거에요(경험자이야기 입니다.흠흠)
    • 꼭 취직 아니더라도 원하는 일 하셔서 할머니께 선물해 드릴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요.
    • 첫월급때 어른들한테 속옷사드렸는데 다들 입이 찢어지시더군요.
      그당시엔 그냥 좋아하나보다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참 기분좋은 일이예요.
      좋은곳에 빨리 취직되시길 빌께요.
    • 하 ~ 스물다섯밖에 안되셨군요.
      세상을 집어삼킬 나이네요. ^^
    • 아직 대학생이시잖아요 부러운데요?
    • 그리고 걱정되시면 할머니한테 얼굴 비춰드리는게 더 좋은것같아요.
      예전 할머니 생전에 지방에 계신 할머니뵈러 내려가셨는데 그때마다 할머니가 많이 우시고 속상한 얘기 많이하셨어요.
      그냥 딱히 잘해드린다는것보단 얼굴보고 얘기나누는게 어르신들한텐 가장 좋지않을까해요.
      최근에 아는 분이 엄마가 웬지 죽을것같아서(90가까우심) 주말마다 내려가서 같이 식사하신대요.
      항상 잠잘때마다 급하고 후회할것같은 마음이 생기셔서요.
    • 아직 대학생이신데 죄책감 가지실 것까지야^^
      저도 비슷한 상황에 비슷한 연배인데 일단 대학교 졸업할때까지는 주시는 거 감사하게 넙죽넙죽 받자 뭐 이런 마인드로 팔랑팔랑 살거든요ㅋㅋㅋㅋ윽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정말 철없어보인다;; 근데 어차피 비싼 등록금도 부모님 돈 빌어서 내는 만큼 죄책감을 가지자면 한이 없어서.....나중에 잘되서 잘해야지,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취직준비하고 있는 친구들과도 가끔 얘기하는데, 결론은 받을 수 있을 때 받는 것도 다 복이라는 거였어요. 현재 상황에서 별 도리가 없다면, 차라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주시는 입장에서도 제 마음 불편하라고 주시는 마음이 아닐 테니까요.
    • 스물 다섯에 취업 못해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 25이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나이에요. 너무 걱정 마세요.:)
      전 제가 지금 25이기만 했으면 소원이 없겠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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