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nderyears님 댓글에 대한 답변 - 박노자씨 관련

 '박노자의 강남스타일 비판' 글에 붙은 Wonderyears님의 댓글을 뒤 늦게 봤습니다.

 

http://djuna.cine21.com/xe/?_filter=search&mid=board&search_keyword=%EB%B0%95%EB%85%B8%EC%9E%90&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5031459z

 

 

예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저는 박노자씨가 스탈린 주의자라고 말한 적이 없고 스탈린 주의자라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트로츠키 주의에 가깝겠지요. 제가 그 분이 구 소비에트 체제를 그리워한다는 근거로 들은 내용은 한겨레 블로그의 그분 계정에서 읽었습니다. 지금은 찾기가 좀 힘드네요. 대신 레디앙에 최근 시리즈로 올라온 글을 읽어보시더라도 무방할 것 같아서 링크를 걸어드립니다. 여기서 소비에트 체제라고 말씀 드린 것도 스탈린 체제를 국한한 것이 아닙니다. 스탈린 체제가 소비에트 체제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박노자의 소련-미래를 향한 추억 칼럼 + 특집  http://www.redian.org/archive/category/special/noja

 

 

위 링크를 들어가면 현재까지 4개의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나는 쏘련사람이다', '공산당 당원, 특권층이었다고? 민주적이었다면 망하지 않았다', '쏘련은 폐쇄된 사회 아니었다. 노동력 판매 아닌 사회적 참여','쏘련 정말 못 살았을까? 민중, 계획경제 주체 못돼 뼈아파'

 

이 글들을 읽어보시면 그 분의 최근 생각들을 파악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일단 소비에트 체제에 대해 민중이 통치에 참여하는 민주적인 절차가 부족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서방세계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 체제를 앞으로 세계가 나아가야 할 롤 모델로 보고 있는 듯 합니다. 일부 내용을 한번 발췌해 보도록 하죠.

 

 

쏘련인들이 미국에 가서 몸과 마음을 팔 권리를 – 쏘련 공민으로 남아 있는 한 – 갖고 있지 않았지만, 쏘련 매체들이 ‘미제 지배자’와 “인플레이션, 실업, 저질 소비문화, 미래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는 일반 미국인”을 철저히 구분해 전자에 대한 비판과 후자에 대한 동정을 촉구하곤 했다.

그러기에 쏘련에서는 미국에 대해서든 그 어떤 다른 특정 외국에 대해서든 맹목적으로 혐오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 북조선이나 중국에 대한 공포와 증오심을 주류 언론들이 열심히 가르치는 남한에 비한다면, 쏘련 사회는 오히려 관용과 개방성의 표본쯤으로 보인다.

국제주의 정신이나 자본주의 시장적 고용 관계의 부정 등 쏘련의 장점을 살리되 정보 통제 같은 단점에 대해 비판적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맞는 태도일 것이다. 그리고 굳이 ‘폐쇄성’을 이야기하자면, 평양에 사는 친척들과의 가족 재결합은 말할 나위도 없고, 평양으로 전화를 걸거나 편지 쓰는 것도 불가능한 남한 현실이 특정 국가에 대한 폐쇄성의 모범을 보인다는 점부터 직시해야 할 것이다. 시장주의적 개방성이 그렇게 왕성한 남한에서, 인도주의적 의미의 개방성이 과연 조금이라도 존재하고 있는가?

 

 

물론 이 분의 의견도 사상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견강부회가 예전보다 심해졌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네요. 

      • 저도 소련과 동구권 국가를 악마화한 선전을 신뢰하는 편이 아닙니다. 소련을 절대악이었다고 생각지도 않고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아주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최소한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을 구분할 줄은 압니다. 소련 인민들이 미제국주의와 미국인을 구분해서 봤다는게 개방성과 관용의 근거라고 보긴 어려운 것 같은데요. 우리가 북한에 대해 폐쇄성을 보이는 것은 쌍방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게 오롯이 우리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지요.

        그리고 아이유를 이지은이라고 부르는게 잘못은 아닌 것 같은데요.
      • 일종의 민족주의죠. 한국식 이름을 쓰지 않았으면 한국으로 귀화했어도 너는 어차피 외부인이다라는 그런.
        • 스스로 외부인이길 바랬던 것 같습니다만.
          • 글쎄요. 러시아식 이름을 쓴다고 외부인이길 바란건가요? 한국인은 세글자로 된 이름만 가져야 하는 것인가요? 저는 오히려 좋은데요. 블라디미르 어쩌고 하는 한국 이름. 필명을 박노자라고 쓰는 것은 박태호 교수가 이진경이라는 이름을 쓰는 것처럼 볼 수 있죠. 그걸로 시비 걸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아니면 노르웨이에서 교수하고 있어서? 해외에서 직장생활하는 한국 국적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시나요?

            박노자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판단과 별개로, 님의 주장은 상당히 배타적인 민족주의 같네요.
            • 아뇨. 이름은 블라디미르든 안토니오든 상관없어요. 단지 그 분이 항상 한국인을 타자화해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한번도 '우리'라는 개념으로 접근한 것을 본 적이 없어요.
              • 글쎄요. 재미교포 1세가 미국인이면서도 미국을 타자화할 때가 생기는 경계인이듯이, 박노자씨도 태어난 국가와 귀화한 국가가 다른 이상 100% 동일시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그렇지만 항상 '국내'라는 표현을 쓰듯이 본인은 의식적으로 타자화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출발 선상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과 같은 기준을 들이밀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일 수 없다고 말하는 그런 접근이 바로 배타적 민족주의죠.
                • 그분이 이땅에서 태어나서 자란 다른 한국인과 같다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님은 타자화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보지만 전 그렇게 느껴지지 않아요. 게다가 한국인에 대한 타자화가 도덕적 우월감에 기반한 것이라 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 지식인의 대중에 대한 계몽적 시선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너는 우리를 미천한 종족으로 보는 외부인이야"라고 규정하고 들어가는거죠. 일종의 선동이에요. 그게 다른 사람들이 볼 때도 감성적으로 먹히는거니까. 솔직히 님이 이 게시판에 '박노자'가 아닌 '블라디미르~'라고 적은 것은 박노자의 타자화를 비판하는 행위라기보다는 박노자를 타자화하는 행위라 할 수 있죠.
      • 대체로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 24601//저는 24601님이 생각하는 "현실적인"이상 사회의 모습이 어떤건지 궁금해요. 소련도 싫고 미국도 싫고 그것도 똑같이. 그럼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이 무엇이 있는지. 좌파들은 혁명을 좋아하시는데 그럼 혁명으로 건설되는 사회란 대충 어떤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 24601//다소 무례할 수도 있는 위에 질문을 던진 건, 이 게시판에 좌파라는 정체성을 가지신 분들이 대체로 "혁명"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으신 것 같은데, 현실성은 다음에 두고라도 백지 위에 그리는 새로운 사회의 비전을 갖고 계시는 지 궁금해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지금의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서 생산양식을 그리고 있는게 있는지? 그게 아니라면 현대의 자본주의의 본질은 유지하면서 그 기능을 개선하자는 입장 말고는 "좌파라는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궁금했어요. 무상급식, 복지강화 정도의 주장은 지금의 새누리당도 주장할 수도 실행할 수도 있는 어젠다입니다.

      그것 말고 현 시대에서 스스로를 좌파라고 규정하는 사람들만이 지향하고 추구해 나가는 지점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요. 실현의 문제는 둘째로 놓고요.
    • mondoliquido/ 네 맞아요. 그분을 의도적으로 타자화한 것. 선행적 타자화에 대한 반발로.
      • 박노자의 도덕적 우월감, 그런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면, 그게 다른 좌파 지식인들의 계몽주의와 뭐가 다르죠?
        그걸 외부인의 타자화라고 규정하고 보는 것이 배타적 민족주의죠. 적어도 한국으로 귀화하고 지속적으로 다른 국민들과 글로나마 소통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말입니다.
        • 네 편하실대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최소한 저는 그 분의 혈통이 슬라브족이란 것에 거부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분의 90년대 저작물은 상당히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나도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같이 고민하고 바꿔가자'는 것이 아니고 '내가 있던 곳은 이러 이러했는데 당신네들은 왜 그러냐'는 것이 다른 좌파 지식인과 다른 점이죠.

          아! 그리고 그분의 2000년대 중반 이후 글은 소통이 아닙니다. 일방적인 훈계죠.
          • "내가 있던 곳은 이러했는데, 그곳은 이렇게 망가졌다. 그곳을 망친 자들과 이곳을 망치는 자들은 같은 자들이다"가 그 사람의 인식이죠. 출발점이 다르다고 했죠. "내가 있던 곳은 이러했는데"라는 말을 한다고 해서 너는 우리를 타자화하는거다, 너는 외부인이다라고 찍어놓고 규정하는 것은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은 애초에 '우리'가 될 수 없어"라고 말하는 거죠.

            훈계하는 지식인들 많아요. 훈계하는 지식인들한테는 훈계하는 태도에 대해 욕을 하면 됩니다. 박노자가 계몽주의적 태도로 훈계를 하면 그걸 비판하면 되는거라고요. 그런데 님은 "저거 봐! 쟤는 외국놈이다! 우리보고 저열하다고 훈장질이다!"라고 선동 중이고요.
            • 아뇨.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니고 그분이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티코노프 블라디미르는 귀화 전 이름이 아니고 현재 이름입니다. 그걸 부르는게 잘못된건가요? 지난 총선에도 그 이름으로 출마한 것 기억하시죠?
              • 아, 네. 저 위에서 한 얘기 또 하시네요. 이진경도 출마하려면 박태호로 해야합니다. 그것과 님이 여기서 블라디미르로 부르는 것은 별개죠.
                하긴 민족주의의 감성 정치에 말을 하면 뭐합니까. 수고하세요.
                • 그럼 이진경을 박태호라고 부르면 안되나요? 앙드레김을 김봉남이라 부르면 안되고요? 아무튼 님이 불편하시다면 바꿔드리죠. 중요한 것도 아닌데..
                • 본인 스스로 타자화를 위해 블라디미르로 불렀다고 저 위에 써놓고는 갑자기 중요한 것도 아니라고 말 돌리시네요ㅎ
    • 24601//저도 마르크스의 저작들은 자본주의에 대한 분석과 비판으로 이루어져 있고, 구체적 대안이 없다는 것 그리고 맑스 당시의 현실 대안으로 파리 꼬뮌이 참조되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파리꼬뮌과 맑스가 살었던 자본주의 사회는 이제 200년전 얘기이고, 자본주의는 200전의 그 때의 자본주의와는 굉장히 많이 달라졌고 세련(교활)해 졌습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과 노동이라는 기준의 사회 계층 구분은 많은 부분 유효성을 잃었습니다. 5억의 임금을 받는 증권사직원과 한달에 200만원도 벌까말까한 중소자영업체 사장이란 존재는 맑스의 분석틀에선 매우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겠죠. 특히나 자영업자가 엄청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전면적 새로운 지향이나 비전이 없다면 결국 기존 사회체제에서 그나마 인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디테일을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 외에 실제로 현 시점에서 "좌파"와 "우파"를 가르는 기준이 무언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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