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 승진할수록, 미적 취향은 양보해야 할까요?

팀장을 비롯한 윗사람에 대한 불만은 여러 방면에서 늘 차고 넘치는데... 그 중에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쪼잔하다" "팀장이 숲은 안보고 나무만 본다" 는 것입니다. 보고서를 올려도 보고서의 전반적인 방향이나 방법론적인 문제 등을 제기하는 게 아니라 글자체가 마음에 안든다, 좌우정렬이 어지럽다 등의 지적을 하는 경우입니다. 예전에 보고서를 손으로 쓰던 시절에는 보고서가 올라가면 자부터 들고 줄검사부터 하고서 안맞으면 읽지도 않고 집어던지는 상사도 많았다고 하더군요.

 

저도 최근에 그런걸 좀 많이 보는 분을 만났습니다. 예전 팀장은 내용만 이상하지 않으면 디자인이나 색상 배치 등은 니 감각으로 알아서 해라 주의였는데, 이번 팀장은 보고서 표지의 배경색, 글자색, 무늬까지 일일히 본인 의지대로 수정하는 편입니다.

 

뭐 어쨌건 팀장의 권한에 속하는 문제니까 다 좋습니다. 그런데 사실 사업 기획의 내용 등은 회사생활을 해도 훨씬 더 한 팀장이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게 맞다. 이쪽으로 고치라"고 하면 따르는게 맞다고 봅니다. 결재를 했으니 책임도 본인이 지겠죠. 그런데 보고서 디자인이나 폰트 등은 사실 이러나 저러나 큰 문제는 아닙니다. 어찌보면 이건 그냥 취향의 문제죠. 그냥 직원이 최초 올린 안대로 했어도 아마 별 문제 없었을 겁니다.

 

이 때 팀장이 나서서 사소한 디테일을 간섭하기 시작하면, 전체 내용에 대한 검토 후 사족으로 붙이더라도, 경험적으로 보면 별로 좋은 소리를 못듣습니다. "아니 내가 보기엔 내가 한게 훨씬 색감도 좋고 디자인도 수려한데 완전 늙다리 취향으로 간섭이야 ㅠㅠ 받아보는 사람도 내 디자인을 더 좋아할텐데 ㅠㅠ" 뭐 이런 거. 이런걸 보면 팀장이나 더 윗사람이 될수록, 디테일은 그냥 부하직원에게 양보하는게 미덕인걸까 하는생각도 듭니다. 팀장들이 내려놓을건 내려놔야 할 문제인건지, 예나 지금이나 요즘 어린 것들이 버릇없이 기어오르는 건지 ㅎㅎ

    • 전 업무특성상 맨날 결재를 3단계로 올려야 하는데 1단계 상사가 주로 지적하는 포인트가 사실 2,3단계 상사들은 아무 관심없는 포인트인데.이걸 말할까 말까 반년째 고민중입니다.
    • 이상하게 내용 안 건들면 그게 어딘가 싶습니다.
      위에 올리기 전, 떡에 기름칠해서 보기 좋게하자... 라는 의도 정도로 받아들이면 어떤가 합니다.

      그냥 보고서 폰트 종류 정해주고 크기 통일, 볼드, 기울이기, 색은 몇 개만 허용!
      이러면 편할텐데 말이죠.
    • 팀장은 임원의 취향을 알고 있을테니 팀장 취향에 맞춰 주는게 팀원의 도리죠...(...)
      저희 파트장 입버릇은 '윗분들은 *** 좋아하신다.' 입니다.
    • 제가 일하는 데는 그래서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폰트,크기,색은 몇가지까지,애니메이션금지 등등.
      화려한 것보다는 정보전달에 중점을 둔 룰이죠.
    • 뭔가 지적은 하고 싶은데, 내용적으로 지적하기엔 아는게 없거나, 알고싶지 않거나.. 뭐 그런 유형일지도요. 저도 전에 상사가 딱 그런타입이라 무지 힘들었어요. 아웃라인이나 방법론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봐' '처음부터 찬찬히 생각해봐' 이게 업무지시고; 뭐 물어보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어?' '그게 무슨뜻이야?' 가 입에 붙어있는.. (아 너무 귀에 인이 박혀서 성대모사도 될거 같아요-_-)
      상사노릇하는건 문장 수정하거나(그것도 사실.. 개악쪽이 많았..) 여백 늘이기/좁히기.. 뭐 이런거.. 상사인지 교열자인지 모르겠더라는..

      그래놓고 나중에 안 물어본다고 뭐라 그래서 벙쪘던 기억이 나네요(...).
    • 그러고보면 파워포인트나 워드프로그램의 다양한 기능들에게 미안할 때가 있지요
      어르신들 많은 곳에서 일해본 적이 있는데 엑셀의 수식기능 따위는....
      "아니 Clancy씨 여기다 수식 같은 거 넣지 말라고 했잖아."
      엑셀은 그냥 표만드는 툴.
    • 전에 건너건너 윗분은 글머리 기호 색이 검은색으로 채워져 있냐 하얗게 동그라미만 되어 있느냐로도 회사의 미래가 걸린듯이 아랫 사람을 질타하셨었더랬죠...==;
    • 제 생각에도 팀장이 그런거 신경쓰는 이유는 그 위에서 그런거에 대해 꼬투리잡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거 같아요. 뭔가 보고서의 "예의"랄까 그런 것으로 생각이 되는... 그냥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정해놓으면 차라리 합리적이고 편하겠지만...ㅎㅎ
    • ㅎㅎ 내용도 아니고 그런 것에 지적질 하는 분들일수록,,내용은 자기도 잘 모르고 가르쳐줄수 없으니깐,,다른데서 딴지 거는거죠..전에 새로온 대리급 직원을 그냥 주는거 없이 싫다며 매일 회의실 잡아서 일일업무보고 시키는 팀장님도 봤어요. 그건 팀장님 인품이,,업무능력이 딸리는 거고,,좋게 말해서 나랑 스타일이 안맞는것 = 즉 니가 내 비위를 좀 알아서 맞춰라,,라는 것 같습니다.. 근데 그런 사람 의외로 많아요 ㅎ 그냥 대강 맞춰주시되,, 아예 포맷을 만들어서 보고서 작성 전에 팀장님,, 저번에 이러이러 하시는것 같아 제가 문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봤으니 미리 봐주세요 이러면 자기도 무안해서 더 뭐라고 안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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