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은 다시 봐도 재밌네요

10월 31일 날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도둑들이 나오더군요. 전 그냥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나오는건줄 알고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보니까 풀영상이었어요. 식당 아줌마한테 물어봤더니 10월 31일부터 유료서비스 되는거라고 하네요.

집에 왔더니 4천원짜리 유료파일로 올라왔더군요. 식구 중에 도둑들 안 본 사람이 있어서 다운받아서 같이 봤죠.

다시 봤는데도 역시 도둑들은 재밌어요.

전 이 영화를 어쩌다 극장에서 3번이나 봤는데 첫번째는 진짜로 보고 싶어서 본거였고 2,3번째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봤어요.

어차피 나중에 dvd나오기 때문에 영화는 몇 년 만에 재상영 하지 않는한 정식 개봉 땐 한번 보고 마는지라 낭비라 생각했죠.

그런데 이번에 파일로 풀린거 다시 보면서 느낀건 제가 2번, 3번 본게 결코 억지로 본건 아니었단거에요.

 

적어도 재미면에선 올해 나온 한국영화 중 저를 가장 만족시켰던 영화가 도둑들이에요.

대사도 찰지고 배우들 연기도 다 좋고 매력적이고 몇 번 보다 보니 처음 봤을 때처럼 후반부가 쳐진다는 느낌도 못 받겠어요.

처음 볼 땐 전지현만 보였지만 반복 관람하면서 순간순간의 감정 표현력은 확실히 김혜수가 내공있는 연기를 보여줬어요.

후반부 역사 장면에서나 후반부 홍콩에서의 전화 통화 장면, 그리고 마카오박이 5초만에 가방 열쇠 따면 태양의 눈물 다이아몬드 훔치기 작전에

껴준다고 하자, 3초! 하면서 가방 따고 김윤석이 어, 이거 반칙인데, 하니까 도둑인데 왜 뭐가 어때서? 라고 말하는 부분에서의 

응축된 연기도 좋았어요.

첫장면은 좀 어색했고 옥상에서 이정재와 대화하는 장면에서의 연기는 별로였지만 김윤석과의 멜로 연기는 30년 가까이 되는 연기 경력 허투로

먹은게 아니라는것을 증명합니다.

 

다시보면 걸리는건 역시나 전지현의 발음이죠. 발음이 뭉개질 때가 많아서.

 

김윤석이 추천해서 캐스팅 됐다는 채국희의 대사도 재밌어요.

"나야 뭐, 영화 배우 되려다 사기나 치고 다니는 시시껄렁한 인생. 그렇지만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년"

이 대사도 맛깔스럽고 채국희의 대사소화력도 마음에 들어요.

채국희는 연극에서 몇 번 본적이 있는 배우인데 연극에선 t.v에서처럼 좀 넙적하게 보이지도 않아서 한국적인 선을 가지고 있는

선하게 생긴 얼굴로 느꼈는데 방송이나 영화로 가니까 센 역도 잘 소화하네요.

근데 김윤석은 박효주가 절대 자기 입김으로 영화에 캐스팅된거 아니라고, 자기가 인맥 캐스팅으로 피해를 많이 봐서 절대

중간에 줄을 놔주지 않는다고 강하게 호소하더니만 채국희 캐스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하는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네요.

채국희 캐스팅 비화는 채시라 인터뷰에서 나왔죠.

    • 찾아보니까 이런게 있네요. 도둑들 오리지널 시나리오인가요? 그렇다면 전지현은 26살로 나온거군요.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 낮

      (슈트케이스에서 옷을 정리하는 사모님

      애완견이 짖다가 멈추는 소리에 거실로 나오면, 들어오는 뽀빠이와 펩시. 복도로 도망가는 사모님. 다시 뒤돌아 걸어나온다.

      그 뒤에 모습을 드러내는 예니콜과 앤드류. 침착하려 애쓰며 담배를 무는 사모님.

      방에는 그녀가 배우지망생이었음을 보여주는 사진들과 애완견을 찍은 사진들이 가득하다.)

      난 그냥 하라는대로 연기만 했을 뿐이에요.
      예니콜! 스물 여섯.

      가끔 아빠 지갑이나 털던애가 집안 낭비벽 못 이기고 이 바닥으로 뛰어든지 십년.

      범죄라면 언제든지 시간을 내는 여자. 팀을 배신할 가능성 80%. 전과 1범. 간통죄로.
      나? 영화배우 될려다 사기나 치고 다니는 시시껄렁한 인생.

      그래도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년.

      당신은 (뽀빠이에게) 본명 김기호. 나이는 본인도 모르고.

      고아원에 기록이 없어서. 혼자 좀도둑생활하다 84년에 특수절도로 소년원에 수감.

      2001부터 마카오박 꼬봉으로 망보는 일부터...
      말했잖아요.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대니까.

      (뽀빠이가 눈짓하자, 앤드류가 주방으로 가더니, 과도를 꺼내다가 다시 식칼로 바꿔든다.

      사모님은 고개를 돌리고 담배만 피운다. 펩시가 애완견 사진을 둘러보고는)

      카메론... 잠깐만. 카메론! 도망가.

      (펩시가 눈짓하자, 앤드류가 카메론 뒷덜미를 잡고 칼을 겨눈다. 애처로운 사모님)

      잠깐. 그 아이는 상관없잖아. 불쌍한 앤데
      걔는 놔줘요.
      • 본편에선 뽀빠이 본명이 박기호였는데, 성을 바꿨나보네요.
    • 씹던껌 숙소 / 술잔을 들이키는 펩시와 씹던껌

      내가 어릴땐 선생걸 훔쳤고 나이 들어선 남자들 걸 훔쳤는데

      그 돈을 딸내미 똥구녕에 다 쳐박고 사위자식 개자식이라고 돈 주고도 눈치봐요.

      이제는 어디서 뭐 이렇게 집어올라고 해도 오줌이 찔끔나와. 잡힐까봐. 그러니까 니가 부러워. 아직 이쁘고.
      (툭 치며) 그러니까 돈이 좀 생기면 건물을 사야돼.

      강남은 끝났고 강북에 약수동 그런데다. 융자 입빠이 받아갔고 그래야 세무조사가 없지. 자 그렇게 될라면
      근데 왜 못열까? 마카오박 얼굴이 머릿속에서 딸랑딸랑 하거든. 감정이 있는거지.
      거봐 그런 감정.
      맞아 개새끼지. 그래도 우리 돈벌어 주게하는 개새끼다.
    • 어머니께서 보고 싶다고 하셔서 집에서 구입해서 두번째로 봤네요. 처음엔 그냥 재밌었는데 두 번째는 좀더 인물들의 대사나 행동을 분석적으로 보게 되서 더 재밌었던 거 같아요.
    • 전 최동훈 작품중에는 아직도 타짜가 가장 좋은거 같아요
      이작품은 그냥 최동훈 스러움을 벗어나지 못한 작품 같았어요 ^^
    • 발음은 .. 다들 특색이 있고 정확한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라 전지현도 그냥 만족해요.
      근데 전 극장에서 호기심 채우고 나니 다시 볼 생각은 그닥..;;명장면이랄게 없네요. 김수현 전지현 둘은 다시 보고 싶기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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