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 오는 밤의 가입인사.. 겸 여행 질문!
오, 한밤의 시간을 믿지 말라!
사악한 아름다움에 가득 차 있는
그 시간에 사람들은 죽음과 친해지고
오직 꽃만이 기이하게 살아 있구나.
잠이 오지 않아요. 평소에 잠이 없는 건 아닌데, 요새 이리저리 치이는 일이 많아서 잠을 줄이는 게 몸에 배여버린 것 같네요.
매사에 긍정적인지라, 뭔가 할 시간을 벌었으니까 좋은 게 좋은 거- 식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일어나 앉으니 할 일이 없는 걸요.
그래서 도통 읽은 적이 없던 먼지 쌓인 시집을 꺼내 읽고 있어요.
어릴 적에 시집은 단순히 얇아서 읽기 좋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어쩐지 지금껏 시집을 사거나 들춰본 기억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네요.
멍하니 잡히는 대로 계속 읽다가 위 구절이 보였어요. 지나이다 기피우스의 <밤의 꽃> 1연인데, 처음 읽었을 때 마지막 행은 이상한 구절이라고 생각했어요. 한밤의 시간에 꽃이 살아 있다, 라.. 보통 꽃이 잘 보일 때는 낮이나, 적어도 빛이 보일 때니까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이것도 '사람'이 꽃을 일방적으로 관찰하는 시점을 염두에 둔 거니 그리 좋은 문제제기는 아니었죠.
끝까지 읽어보니 시인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건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해설은 없지만, 아마 상식적으로 읽어볼 때 '저녁의 태양이 이파리에 빛을 던질 때' '잠에서 깨어나는 사악한 꽃'들은 비밀경찰이나 밀고자의 은유겠죠. '말없는 벽은 어둡고 따뜻하고 / 난로의 불은 꺼진 지 이미 오래건만… / 나는 꽃들의 모반을 기다리고 / 꽃들은 나를 증오하는구나.'
위의 독해가 너무 경박하다고 생각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지금처럼 혼탁한 머리로 뭔가 기발한 발상을 할 수 있을 거 같진 않아요. 그나마 그런 발상을 하나 한 게 있다면 지금처럼 듀게 첫 글이랍시고 이상한 시 얘기나 늘어놓고 있는 거죠. 아무 생각 없이 쓰기 시작한 글인데, 역시 아무 생각 없이 흐지부지됐네요. 여하튼, 이제부터 잘 부탁드려요 :)
+소심한 질문 하나.
내년 초쯤에 말레이시아 쪽으로 7일 내지 10일 정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요. 두 명이서 다녀오는 거구요.. 일단 쿠알라룸푸르에서 첫 2박3일을 쓰고 3일째에 이동한다고 치면, 어디를 둘러보는 게 가장 좋을까요? 지금 생각은 무난하게 말라카, 페낭, 그리고 추가로 카메론 하이랜즈 정도? 10일 일정이라면 하루이틀 정도 싱가포르에 들러도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