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우리 사랑 + 편지를 쓰고 싶어요
1.
요즘엔 일을 하면서 라디오를 종종 틀어놓는데
그게 위안이 되더라고요
밀린 설거지를 하면서 듣는 음악캠프는 언제나 낭만이고요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도 말그대로 참 재밌어요 ㅎㅎ
오늘 성시경의 음악도시를 듣다가 마음을 끄는 노래가 있어서 유심히 들었는데
저는 이 노래가 무슨 '솔개'급으로 오래된 노랜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검정치마의 노래더군요
저는 젊진 않지만 이 노래를 들으며 좀 위로를 받았어요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고 관계를 맺고 사랑하는 모습이 결국엔 모두 다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2.
편지를 쓰고 싶어요 하지만 편지를 보낼 사람이 없네요
이럴 때 구여친 찬스??? 으악 ㅋㅋㅋ
그리운데 다시는 만나지 않는 것이 좋은 사람들 생각해보면
어쩐지 모두들 다 잘지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뭔가 안심이고요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고 흐린 가을 하늘 쳐다보며 편지를 쓰고 싶었지만요
가을 다 지나갔네요 언제나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고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그 계절 아무튼
갔으니 잘 지내라 안녕 가을 안녕 다시는 만나지 말자 안녕!
3.
오늘은 아침부터 일관계로 저를 만나고 싶다고 전화를 걸어온 분이 계셔서
아침에 해야할 스케쥴을 서둘러 끝내놓고 그분을 만나기 위해 약속시간보다 좀 일찍 홍대로 나갔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약속시간을 미루시더라고요
그래서 비는 시간에 속옷도 좀 사고 옷구경도 하면서 보냈는데, 결국엔 약속시간 삼십분 전에 오늘 못보겠다고 연락이 오더군요
좀 화가 났지만 뭐 화를 낸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멍한 상태로 지금 제가 해야할 일들을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정신을 어디다 두고 왔는지 오늘 산 속옷들이 든 쇼핑백을 어디다 두고 왔네요 ㅎㅎ
저는 정말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요즘 좀 멍하니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살아가는 게 맞긴 한가봐요
4.
좋은 일들은 한꺼번에 오지 않았으나 좋지 않은 일들은 언제나 한꺼번에 오는 것 같아요
그게 그냥 우연은 아니고 나름의 인과관계가 있겠죠 제가 요즘 좀 또렷하게 살지 못하니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자꾸 하나둘씩 어딘가 먼 겨울숲을 향해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그곳은 춥고 또 깊은데
뭔가 늘 제가 무언가를 잘못하는 것 같고 모두가 다 나를 미워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심지어 제가 좋아했던 식당들도 하나둘씩 문을 닫아버리고요 ^^
아무튼 아주 힘들게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되는 것을 다시 떠올렸는데요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살면 안되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되는 것들을 하며
그이외의 것들에 욕심부리지 않으며, 한동안은 그렇게 지내야겠지요 지금은 그렇게 지내야하는 시기인가봐요
요즘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지라 거리를 걷다보면 모두 다 낯설고 어색해 괜히 눈물이 나는데요 그냥 지나치면요
모두들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지만 또 생각해보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쓸쓸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쓸쓸하고 아픈 일들을 마음 속에 담고 사는 것 같아요 그런 날에는
책을 덮고 창을 열고 흐린 가을하늘 바라보며 편지를 써야되는데 가을 다 가버렸네요
편지를 보내고 싶은 그리운 사람 모두 편지를 부칠 수 없는 영구동토의 깊은 숲으로 멀리 떠나가버렸나봐요
하릴없이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이나 들으며 또 올해의 겨울을 맞이합니다
편지를 쓰고 싶은 사람이 곁에 계신 분들은 편지를 쓰면서 긴긴 겨울밤 잘 이겨내시길 바라요
잠자리 따뜻하게 해놓고 주무시고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