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보며 - 역시 한국 사회는 인맥? 잘해주며 살아야...

솔직히 지금껏 이른바 '코드 인사'에서 자유로왔던 정부는 하나도 없을겁니다. 앞으로도 자유로운 정부는 없을거라고 봅니다. 당선된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히 행정 업무를 처리할 사람들을 자기와 뜻이 맞는 사람으로 채우려고 하겠죠. 의식적으로 자기에게 반기를 드는 사람들도 기용하라는 건 억지에 가깝습니다. 다만 코드 인사를 하더라도 좀 말이 되는 이유로, 말이 되는 인사를 앉히라고 요구하는 것 정도가 최선이겠지요. 능력이고 나발이고 "같은 교회 다녀서" 써주는 건 암만 봐도 좀 아니잖아요? 학급 반장이 자기 친구 체육부장 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이번에 개각된 후에 신임 장관 후보들 프로필이 뜨고 있는데, 문화부 신재민 장관 후보자 이력을 보니 재미있네요.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데, 기자로 있으면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답니다. 언제? 워싱턴 특파원으로 있을 때.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명박 당시 전 의원이 워싱턴에 와 있을 때 같이 놀아준 모양이에요. 보통 사람은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을 잊지 않고, 외국 생활 하다보면 외로워서 잘해주는 사람과 급친구가 된다는데, 그 두 가지가 만났으니 제대로네요. 뭘 얼마나 잘 놀아줬는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된 후에 문화부 차관에 이어 장관까지 하게 되는군요.

 

저 높은 세계에서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속담이 매우 의미있다고 하지요? 지금은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사람도, 알고보면 그 친구들이 실세일 수 있고, 언제든지 다시 불길을 살려낼 수 있으니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는 거죠. 오히려 꺼진 불이 됐을 때 조금만 공을 들여 놀아주면, 자신이 꺼진 불 처지일 때 잘해줬던 사람들에게는 몇 배의 보은을 하고싶은 모양입니다. 남는 장사.

 

휴. 주변에 꺼진 불 좀 없나. ㅡㅡ;

    • 하다못해 운동권도 인맥이 있다고 들었지만 너무 하네요..원리원칙를 넘어서는 의리와 인맥이라니 참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30419&CMPT_CD=P0001
      그 시절 골프친구들이 지금 장차관하고 있지요.
    • 코드 인사라고 비난 듣기 시작한 게 참여정부 때였던 거 같은데, 참 말도 안되는 비난이었어요. 거기 동조하는 무뇌아들도 많았고.
      코드 인사에서 자유로울 필요도 없어요.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일해야 하는 게 당연하니까요.
      "같은 교회 다녀서"라고 하지만, 그게 별거 아닌 건 아니예요. "같은 교회에 다닌다"는 것이 그 사람의 세계관, 처세술, 계급적 이해 등 모든 것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보기엔 역겨운 코드지만, 그들에게는 소중한 코드겠죠.
    • 버니리//하다못해 흔히 말하는 운동권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 같이 술 진득하게 먹는 사람이 더 잘되더라
      이런푸념을 하더라는 적을 들었던적이 있어서 뭐 코드인사에서 자유로울수는 없지만, 살다살다
      이렇게 노골적인 코드인사는 어느정부 이래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참여정부 코드인사 운운하며 비난하는 사람들은
      어째 이번정부때의 노골적 코드인사는 왜 안 까는건지 모르겠어요.
    • 타보/ 운동권 인맥도 찾아보면 되게 재밌습니다. 그 시절 그 나물 친구들이 다른 밥에 가서 낮에는 싸우고 밤에는 어깨동무하고 있어요(....)
    • 신재민은 미국에서 친해지긴 했겠지만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좀 아니라고 봅니다.
      같은 교회다닌다고, 같이 골프쳤다고, 이런 비판은 노통때 하던 비판과 크게 다를바가 없지요.
      신재민은 박종철 사건때 유명해진 사람이고 그래서 당시 담당 검사인 안상수하고도 가까운 것으로 압니다.
      역사에 나름 기여했던 인간이 저렇게 변할 줄은 몰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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