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두려움을 벗어던지는 방법을 구합니다.



지인을 갑자기 보낸 뒤, 벌써 일주일이 넘었건만 충격에서 그닥 잘 헤어나오고 있지 못합니다.
너무 많은 게 두려워지더군요.
사람이 그렇게 갑자기 없어질 수도 있구나.
내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잃을 수도, 내가 떠날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작년 친척분들이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도 많이 놀라고 충격을 받았지만
이건 정말...
갑자기 죽음이란 게 코 앞에 들이닥쳐진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외롭게 떠난 그 사람이 안타까워서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 분은 그래도 지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정말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게 된다면, 상상만 해도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벌써 일주일 넘게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본디 저는 종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와 영혼의 존재에 많은 회의감을 품고 있었던 편이고. 그게 이제 두려움으로 돌아옵니다.
다시는 그 사람과 영영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종잇장처럼 가벼운 신앙은 팔랑거리고. 두렵고 허무하고 겁이 나서. 울었다 기운차렸다

다시 울었다. 누가 봐도 정신 나간 사람처럼 그렇게 있네요.

 

나름 멘탈 보호를 위해 책도 보고 게임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일상생활은 딱히 잘 지내고 있는데, 갑자기 일이 한가해지고 허전해지는

순간 겁이 더럭 나요. 견딜 수 없어서 손이 떨립니다. 내가 과연 살아있는 게 맞는 건가. 지금 이 순간 두려운 소식이 전해지면 어쩌나.

전혀 하잘 것 없는 걱정을 사서 하고, 오히려 일상의 즐거움을 놓치고 있는게 명명백백한데. 생각이 쉬이 돌아오질 않습니다.

이게 좀더 심해지면 공황장애라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언제나 취미처럼, 숨쉬는 것 처럼 글을 써왔던 제가 일주일 넘게 한 줄 조차 안 쓰고 있네요. 뭐, 지금 이 글은 쓰고 있지만.

더 심해지면 제 가족에게 걱정을 끼치게 될까 정말 걱정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어떻게 하면 될지...

    • 저는 올해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많이 슬프더라구요.
      종교가 있어서 내세나 영혼을 믿는다면 그래 할아버지 좋은곳 으로 가셨어 라고 생각하면 될텐데 저는 종교도 없고 영혼이나 내세를 전혀 믿지 않거든요.그래서 여러 책들을 전전하다가 한 스님의 책에서 죽음을 촛불에 비유한 부분이 나오더라구요. 촛불이 타버렸다고 끝이 아니라 빛과 열이라는 형태도 변했듯이 그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고 완전한 끝은 아니고 다른식으로 이어져 있는 거라고... 그게 유전적인 유산이든 기억이든 추억이든 그가 남긴 책이나 글이든 어떤 영향력이든 그런것들이 퍼지고 퍼져서 이어지는 것들이 있다고... 사라져 버리는 육체 또한 다른 생명을 탄생시키는데 기여할거라고... 그렇게 죽음=끝이라는 관념을 덜어내니까 슬픔도 조금은 덜어지더라구요.
      그리고 앞으로도 이별같은 비극적인 일들이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 할텐데 평범한 지금의 일상은 정말 희소하고 특별한거라고 아무렇게나 보내지 말자고...그런 자기개발서의 결론 같은 생각도 들고 그렇더라구요.
      근데 너무 힘드시면 병원이라도 가시는게 어떨까요

      그리고 밑에 글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 나오는 내용이에요

      저번 날 멋진 이야기를 들었네.
      넓고 넓은 바다에서 넘실대는 작은 파도에 대한 이야기야.

      파도는 바람을 맞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
      그러다가 자기 앞에 있는 다른 파도들이 해변에 닿아 부서지는 것을 보았어.

      "맙소사, 이렇게 끔찍할 데가 있나. 내가 무슨 일을 당할지. 저것 좀 봐!"
      파도는 말했지.

      그때 다른 파도가 뒤에서 왔어.
      그는 이 작은 파도의 우울한 기분을 알아차리고 물었어.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고 있어?"

      아까 그 작은 파도가 대답하지.
      "넌 모를 거야! 우린 모두 부서진다구! 우리 파도는 부서져 다 없어져버린단 말이야! 정말 끔찍하지 않니?"

      그러자 다른 파도가 말하지.
      "아냐, 넌 잘 모르는구나. 우리는 그냥 파도가 아냐, 우리는 바다의 일부라구."
    • 너무 상심하시지 마시고 세상을 떠난 분들도 영영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을 계속 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하느님을 믿으셔도 좋고 위에 I love myself 님이 비유하신 것 같이 더 큰 그림을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지금 머리속에서 맴도는 불안과 슬픔은 우리의 "실체" 의 전부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는 것만 이해하시면 마음이 더 편해지실 것 같아요.

      우리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모르고 또 누군가 일반화를 했다 (죽으면 무로 돌아간다 어쩌구...) 하더라도 그게 자신이나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에 해당되는 얘기인지 어떤지 실제로 "죽음" 을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우리 털없는 원숭이들은 이제 겨우 자기앞가림을 하느냐 못하느냐는 단계에 와있는데 우리가 무얼 알겠습니까.
    • 저도 이런 생각 자주 해요. 그러나 누군가가 죽는다고 해도 그 사람과의 좋았던 기억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 그 사람을 만나고 시간을 공유할 수 있었던 행운을 누린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이렇게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 저도 그런데 CSI처럼 죽음을 익숙하게 다루는 사람들 이야기를 봅니다. 저렇게 죽지 않은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이고 저런 죽음을 매일 보면 죽음도 일상에 숨겨진 부분이라는걸 느끼게 되죠. 그리고 이렇게 글쓰는것도 좋습니다. 누가봐도 좋고 안봐도 좋고 그걸 털어내면 속이 편해집니다. 다른 사람들한테 털어놓는것처럼 뭐가 토해내면 그것만으로도 해소가 되는거 같아요.
      그리고 우주라는걸 보면 영혼같은게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별이 수천억개가 모인게 우리 은하계고 이런 은하계가 또 수천억개라잖아요. 거기다가 빛은 속도가 있어서 이걸 뛰어넘으면 과거로도 가고 미래로도 가고, 이런 괴상한 우주가 또 거품처럼 계속 생겨나고 있는거 보면 영혼이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자신에게 집중하는 방법은 어떤가요?전 단식을 추천해요 처음엔 공복감에 미칠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정신이 붕떴다 또렷해지면서 자신의 신체에 변화가 오는걸 느낍니다.
      저 지금 일주일째 단식중인데 기분이 나쁘지 않아요 뱃속이 리셋되는 기분
      • 개인 사정으로, 저 자신에게 그렇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 시간밖에는 없지 않을까요
      •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 꼭 잊으려고 애쓰시기 보다는 그냥 긍정하시는 건 어떠세요? 세월의 흐름은 어쩔수 없는 거고 그걸 긍정하는 모습도 나빠보이진 않습니다.
      • 그게 안 되어 글을 썼습니다... 당장 잠을 못 자고 식사를 못해서 몸이 꼴딱꼴딱 넘어가는 지경이었거든요. 이건 긍정이 아니라 포기하고 체념에 가깝네요.
    • 주변에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나눌 분 있으며 이야길 하시는것도 도움이 많이 되요. 마땅한 사람이 없다면 전문적인 상담 기관이나 듀게나 다른 인터넷 공간을 이용하시는것도 방법이고요. 모르는 사람들의 위로가 힘이 되어주도라구요.

      그리고 어떻게든 죽음을 받아들이는게 필요하더라구요. 잊으려 한다고 잊혀지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결국은 시간이 약이긴 합니다.
    • "이 또한 지나가리라" 요렇게 밖에는. 아니면..
      세상에서의 고달픔을 벗어나서 지금 편하게 쉬고 계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 제일 지나가게 하고 싶은 건 접니다...
    • 늘 역사이야기 속에 해학을 담으시던 LH님께서 힘들다고 하시니... 한층 착찹합니다. 무슨 글일까 기대하며 열었더니..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글 이외에, 힘든 감정을 발산하고 표현해내시는 LH님만의 방법을 꼭 찾으셨으면 합니다. 노래든 그림이든 운동이든.. 시간이 약이라는 윗분들의 말씀도 백번 공감하지만, 그 시간을 어떤 방식으로 보내느냐 또한 중요한 것 같습니다.
      딱히 무슨 방법을 쓰지 않아도 분명 언젠가는 그 슬픔과 외로움에서 벗어나실껍니다. 단 그때까지 영겁처럼 느껴지는.. 그 시간 동안, LH님의 힘든 마음을 '제대로' 발산하고 표현하시길 빕니다. 가족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오히려 며칠 여행이나, 잠적 등의 방식도 괜찮습니다. 멘탈은 억지로 지키려고 해서 지켜지는 것도 아니고, 가까운 지인의 부음에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비정상입니다...깊은 슬픔 느껴지실만큼 많이 가까우셨던 지인을 잃으셔서 많이 힘드실테지만, 그 분도 LH님이 이렇게 힘들어하길 원하지는 않을겁니다. 힘내세요.
    • 많은 댓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쪽지 보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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