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작고 따뜻한 장면

우울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기운을 내려 애쓰고 있어요.


하지만 뭔가 생각을 하면 자꾸 축 쳐지고 나쁘게만 생각되어서...

이틀 전에 봤던 작고 사소한, 귀여운 장면을 떠올려 봅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는데 작은 여자아이가 아장아장 주방으로 들어가더라고요. 

그러자 아기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어른이 '야야야야야(こらこらこら)'를 외치며 아기를 번쩍 들어올려 안고 갔습니다.

아기는 보채지도 않고 작고 토실한 뺨을 아버지의 어깨에 대고 안겨 갔습니다. 


후후... 그 장면이 왜 그리 귀엽던지.

푸 하고 웃음이 났네요.


특별히 대단히 행복한 기억도 없지만, 그래도 이런 사소한 에피소드가 얼굴에 미소를 떠올리게 해요.



여러분에게도 작고 귀여운 기억이 있다면 좀 들려주세요. 기운을 얻고 싶어요. 


    • 조카네랑 같이 양꼬치 먹을 때 애가 자기 손으로 꼬치를 집어서 뜯어 먹을 때요. 진짜 넘넘 귀여운데 내 애도 아니라서 사진도 못 올리겟고...;0;
      • 역시 아기들은 보기만 해도 훈훈하네요 :)
    • 제가 밥셔틀 담당인 우리 꽃순냥이요. 길냥이인데, 제가 걷고 있으면 어디선가 나타나 보조를 맞춰 집으로 갑니다.
      일단 집에서 밥을 갖고 나와야 하니까 들어가려 하면 애절한 소리로 냥냥거려요.
      그리고 밥을 주면 쪼르륵 먹습니다. 다 먹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냉정하게 가버립니다. (너란 여자 ㅠㅠ)
      특이점은 밥 주기 전에는 대답을 잘 합니다. (ex 꽃순아 밥 먹었어? 배고파? 애기들은 어딨어?)
      밥 먹은 이후에는 들은 척도 안 합니다 (ex 꽃순아 맛있어? 배불러? 대답좀 해봐 ㅠㅠ)
      • 차도녀군요 꽃순냥 ㅠㅠ 가끔은 대답 좀 해주렴
    • 며칠 전 약국에 갔는데 할머니가 귀여운 손녀를 데려오셨어요. 약을 받아들고 나가는 길에 뛰어다니던 애기가 할머니 등에 덥석 업히길래 "아유 이쁜이~ 할머니 허리아프겠네." 하니까 할머니가 "그래도 애가 얼마나 영특한지 집에 가서는 지들 엄마아빠한테 '나는 할머니 힘들까봐 걸어왔어요'라고 얘기하고는 한다우."자랑하는데 할머니 표정에서 진짜 하트가 뿅뿅 나왔어요.
      • 저 그 하트 뿅뿅 알아요~ 진짜 그 뿅뿅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ㅡ^
    • 저희 어머니가 길고양이들 밥을 챙겨주는데, 여러 고양이 중에 우두머리로 짐작되는 삼색이가 있어요. 하루는 밥을 주니까 그 대장 삼색이를 포함해 다 자란 고양이들이 그릇 쪽으로 모였고 조금 밑쪽에서 어린 고양이들이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삼색이가 밥그릇을 앞발로 쳐서 엎어서는 밥주는 비탈(이래봤자 50cm?) 아래에 있던 어린 고양이들한테 사료를 뿌려줬다고 합니다. 근데 그냥 만구 저희 엄마 생각일지도요.
      • 삼색이 받고 꽃순이 하나더 추가요. 꽃순이는 발랑이라는 딸이 있어요. 발랑이는 올초에 올망졸망 네마리 낳고는 윗집 언니네로 입양되어 들어갔어요.
        근데 태생이 길냥이인지라 외출냥이가 된거죠. 지혼자 동네 한바퀴 돌고, 식빵도 굽고. 그러다 때되면 집에 들어와 아기들 보고.
        어느날 꽃순이 간식캔을 주는데 발랑이가 와서 기웃거립니다.
        발랑이 요녀석은 이제 소공녀가 되어 귀한 음식만 먹고 자라는데도, 마트 캔을 탐내더라구요.
        꽃순이는 그런 발랑이에게 캔을 양보하구요. 냥이들지만, 다 큰 자식이라도 귀엽고 챙겨주고 싶은가봐요 ^ㅡ^
    • 6살짜리 여자애에게 전일이 오빠라고 부르도록 훈련을 시켰습니다. 내가 누구지? 쩐일이 옵빠!
    • 코라코라코라~!!
      가 뭐죠?(응?)
    • 좀 전에 실가게 할머니가 참 진실하게 느껴졌어요 하나도 안귀엽지만.
    • 작년 12월에 버스를 탔는데 온통 크리스마스 장식인 거에요. 저상버스라 천장까지 달아두시려면 힘드셨을텐데. 처음으로 친절히 모시겠습니다ㅡ라는 문구와 함께 웃고있는 기사님 사진이 진짜 웃음으로 보이더군요. 버스 안에서 반짝이던 조명들처럼 제 마음도 반짝반짝했어요. 그날.
      • 팥쥐님 저도 그 버스 탄 것 같아요. 파란버스이고 번호 가운데 0자가 들어가 있지 않나용? 저는 그 때 사진도 찍어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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