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사람들

제가 대학에 가서 건진게 있다면 그건 사람일거예요..선배들..

특히나 한학번 위 선배들은 참 뭐랄까 선배를 넘어 친구와도 같고 속깊은 정을 나누는 형제같은 사람들이예요.

우리는 언제나 서로가 서로에게 더 잘해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내가 쟤보다 돈을 더 많이 낼테야!!

내가 쟤보다 더 힘든 일을 많이 할테야!!

내가 쟤보다 더 적게 먹을테야!!는 아니구나.. 열심히 먹지..우리는....

 

지난 주말에 함께 여행을 갔더랬습니다.

홍천에 있는 모콘도로 룰루랄라.. 단풍놀이를 떠납니다..

주로 음식은 제가 합니다. 그러다 보니 메뉴에 따른 부속재료들을 집에서 많이 챙겨가게 됩니다.

떡볶기 좀 하자고 마트에서 고추장 고춧가루 설탕 소금 마늘 왠갖 재료를 다 사면 예산을 초과하잖아요..

맛있는 커피를 먹여주기 위해 그날 아침에 갈은 원두와 드리퍼도 챙겨갑니다.

아이를 데려오는 선배는 장볼때 함께 못볼거 같다면서 집에 있는 카놀라유 참기름 양파 스팸 리챔 참치캔 과자 등속을 챙겨옵니다.

차를 가져오는 사람은 냄새나는 김치나 밑반찬을 한가득 싣고 옵니다.

자취하는 선배는 나는 챙겨올게 없었다는 미안한 맘을 가득 담아 제발 회비를 더 받아 달라고 사정을 해서 안받겠다는 제게 돈을 뿌리고(읭?) 도망갑니다.

 

도착하자마자 저는 맛난 떡볶기를 오뎅탕을 감자볶음을 계란말이를 월남쌈+김쌈을 신나게 해서 해먹입니다.

나머지 셋은 서로 설거지를 하기 위해 사력을 다합니다. 타이밍을 놓칠까봐 먹던 중간에 일어나 중간 설거지도 합니다.

간발의 차로 설거지를 놓친 사람은 5살 먹은 아이와 숨바꼭질을 신나게 합니다. (애를 떡실신시켜 일찍 재우겠다는 집념이 화르륵~~)

애엄마는 미안한 맘에 남의집 콘도를 쓸고 닦습니다.

밤새 술퍼먹고 놀고 나서 일어나보면 쌓아놓은 설거지거리에서 나는 나쁜 냄새따위 없습니다.

 

차가져온 이는 헤어지는 장소 근처가 자기네 집 근처라는 이유로 우리동네 왔으니 점심은 내가 사도록 허락해줘~~~!!!라고 해서 뿌듯한 점심을 먹고 헤어져 오는 길 가방이 묵직합니다.

남은 주류와 카놀라유 참기름 참치캔 우동 월남쌈과 소스 등속은 음식하느라 고생한 후배에게 기증이라며 한가득 챙겨주십니다.

 

늘 그랬던 사람들이지만.. 어젯밤 늦은 시간 귀갓길에 주말을 떠올리니 빙그레 웃음이 지어지고 새삼스레 더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날이 갑자기 쌀쌀해져서 그런걸까요?

선배들한테 하트 뿅뿅 문자라도 한번 날려야겠어요..

    • 일단 신고 날리고요(뭐 인마!)
      여름숲님 따뜻한 마음이 자석처럼 따듯한 마음들과 만난거 아닐까요?
      부러우니까 신고합니다.
    • 부러워요 ㅠㅠ 그래서 신고!
    • 뭔가 미담사례집에 실어야할 이야기 같군요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니 ㅎㅎ
    • 근데 묘하게 먹는 이야기만 한가득 ㅎㅎ
      역시 푸지게 나누면서 먹는 즐거움과 만족감이 정말 큰건가봐요.
    • 가을잠 / 신고.. 그겁니다 ㅋㅋ
      브누아 / 우린 부끄럽다고 합니다.. 어디다 내놓기 부끄럽지만 혼자보긴 아까운 장면들이 연출되서리.
      시월의 숲 / ㅋㅋ 너무 교과서 적인가요? 아!!그러고보니 우리는 '숲'계열이군요..반갑습니다
      nomen / 놀러가면 원래 먹는걸로 시작해 먹는걸로 끝나는거 아닌가효? ㅋㅋㅋ
    • 신고했어요! 와 아름다운 사이/관계 인것 같아요. 이렇게 지낼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인생에 두고두고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줄것 같습니다!
    • 아트 / 네 그러고보니 작년 제 하늘이 무너졌을때 함께 밤을 지세워준 선배들이네요.

      WO1 / ^^*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8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5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8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6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6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5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