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에 대해.

제가 안철수 후보에 대해 끄응. 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즈음입니다.
당시 박원순 후보와의 단일화라면 단일화는 어찌보면 안철수 후보가 공개적으로 정치력을 보여준 일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입지를 극대화했고 그 입지를 바탕으로 박원순 후보와 논의를 했고 타협을 했고 박원순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정치력을 발휘했죠.
물론 둘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갔는 지.
누가 누구를 설득했고 타협을 위한 결정적 역할을 발휘했는 지는 모르기 때문에 당시의 일이 안철수 후보의 노련한 정치력. 
이라고만 평가하기엔 주저함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상당한 정치력을 발휘한 일이 되었죠.
물론 개인적 판단으로는 상대가 박원순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만.  :)

이런 일이 있기 이전입니다.
당시 안후보 주변에는 소위 6인 모임이라는 멘토단이 있었는데 그들 역할과는 상관없이 제 관심을 끌었던 건 다음의 대화 내용입니다.
물론 밖으로 드러난 내용이 짧기 때문에 이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오늘 인하대 강연에서 나온 놀라운(-_-) 
얘기들과 결합하면 적어도 제가 안철수 후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시너지 아닌 시너지가 발휘됩니다.  -_-;;

당시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장을 하고 싶어했지만 김종인씨가 만류를 합니다.
정치를 하려면 일단 총선 출마를 하라고 권유하면서 말입니다.
이에 대한 안철수 후보의 답변이 제가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 끄응. 하게 된 대목입니다.

"국회의원은 하는게 없잖아요."

이에 대해 김종인씨는 의원 한명이 할 수 있는 일은 상당히 많다는 설명을 합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또 이런 얘기를 합니다.

"정치는 낭비.  서울시장은 행정이니 잘할 수 있다."

당시 대화에서 윤여준씨나 법륜스님 모두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의미와 명분이 없고 에너지만 분산시킨다고.

안철수 후보에 대해 착한 이명박이란 표현이 있는데 저도 뭐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하는 것이 없고 정치는 낭비라고 생각하는 지점은 매우 애석하게도 가카의 기본 인식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가카의 여의도 혐오증이야 예전부터 유명했으니까요.
실제 가카는 퇴임 시기가 다가오는 지금까지 행정부 수반으로 입법부를 상대로 무언가를 설득하고 타협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여당이 알아서 협조하는 모습을 늘상 보였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가카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입법부보다 위에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 저의 추측이지만 그닥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 국회를 상대로 논의하고 설득하고 타협할 이유가 전혀 없겠죠.

정치.
아니 정치력에 대해 얘기를 좀 해보고 싶습니다.
정치력이란 표현이 워낙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한 문장으로 이것이다.  라고 말하는 건 상당히 무리겠죠.
그나마 근사치는 이해 세력(가치관이 다른 사람들도 포함이 되겠죠)들이 다양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리더쉽은 기본으로 깔고 가는거고.
하나 더 첨부하자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나 가치관을 다른 이들에게 설득하거나 타협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워낙 욕을 먹어서 그렇지 실제로는 하는 일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가장 기본인 입법을 좀 소홀히 하는 의원들이(-_-) 있어서 문제지만 국회의원들의 정치력이 가장 많이 발휘되는 지점은 바로 갈등 조정입니다.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고 그것에 좀더 치우진 결정이나 논의를 이끌어 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지역구에서 마구잡이로 전횡을 하지는 않아요.  
일부를 제외하면 말이죠.

보기엔 딱히 능력도 없어 보이고 언론에 노출되는 모습만 보면 한심 그 자체인 의원으로 보이는데 지역에서 계속해서 당선되는 이가 있습니다.
반대로 중앙당이나 국회 안에서 대단한 활약을 하고 언론에 보이는 모습을 보면 참 괜찮아 보이는데 재임에 실패하는 이가 있습니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바로 지역 현안 처리 능력입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국회의원은 지역구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관악 시절의 이해찬 의원이 아닌 이상 지역구를 등한시할 수 있는 의원은 
거의 없으니 이건 국회의원의 업무에 포함되어도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튼 지역구 내의 현안과 갈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좋은 조정 능력을 발휘하는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지역에서 연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지역구 내의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좋은 정치인.  괜찮은 정치력을 가진 정치인이라 평가할 수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치판이란 동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합니다.
지저분하고 속물들만 득실거리는 것 같지만 - 실제 그런 부분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 그 안에서 수많은 설득과 타협들이 오고 가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그리고 중앙에서 수많은 일들을 합니다.

또한 입법 행위를 제외하면 가장 큰 역할이라 할 수 있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
이건 정말 매우매우 중요한 포인트고 때로는 입법 행위보다 이것이 더 중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대통령 후보.
정치를 낭비라 생각하는 대통령 후보.
좀 심한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인식을 가진 분은 안철수가 아닌 그 누구라도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경력없이.  혹은 정치적 경력없이 대통령이 된다는 건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이나 지자체장이 행정가라 생각하는 듯 하지만 수장은 행정가보다 정치인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박원순 시장의 예를 들며 가능하지 않냐.  라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박원순 시장은 오랜 기간 NGO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회적 활동을 했고 그 활동들 속에는 수많은 정치적 행위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비록 정치권 밖에 있었지만 정치권과 싸우고 논의하고 설득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일들을 충분히 해온 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이분이 꽤 좋은 시장이 될 것이라 당시에 생각했었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만족하는 편입니다.

다시 안철수 후보로 돌아와서.
안철수 후보가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 역시 그 자체로 상당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 대통령 중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는 이승만 대통령 딱 한명입니다.
당선 이후 매우 당연하게도 자기 맘대로 되지 않으니 자유당을 만들어 자기 정권 유지하려고 했죠.  
그리고 이후의 일들이야 뭐.  -_-;;;;

안철수 후보가 무소속으로 당선되고 정당을 만들지 않아도. 만들어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만들지 않는다면 책임 정치가 사라지게 됩니다.
대의 민주제 아래에서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기본적으로 정당에게 책임을 묻습니다.
그런데 무소속 대통령은?
심지어 단임제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무소속 대통령의 정치에 대해 어떤 식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정당을 만든다고 해도 문제죠.
새롭게 정당을 만든다면 새누리당. 민주당에서 일단 헤쳐모여가 시작될텐데요.
이 과정이 얼마나 시끄럽고 복잡하고 소모적일까요.
물론 필요하면 해야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최소한 1년 정도는 시간이 지나갈 것이라 생각하고 현실적으로 거대 여당을 만들 지도 못할테고 
결과적으로 여당이 되지 않은 정당들의 협공에 상당한 정치적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과연 대통령 안철수가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저는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제가 박근혜 후보에 대해 딱 하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대목은 한나라당 대표를 하던 시절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과 했던 정치적 합의를 모두 지켰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 양반이 좀 안타까워요.
아버지를 기본으로 한 역사 인식만 개선되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괜찮은 정치인이 될텐데. 하는 개인적 아쉬움이 늘상 있거든요.
그리고 그것이 된다면 정치. 경제. 민주화 등 모든 것을 집약 아닌 집약하고 있는 박정희 프레임에서 우리나라가 좀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또한 그누무 좌파. 빨갱이 타령 등의 망령에서도 좀 벗어날 분위기가 형성될 것 같고.
뭐.  너무 나이브한 생각 같기도 합니다만.  -_-;;
여튼 그렇다고 제가 지지하지는 않겠지만(-_-) 그것과는 별개로 좀 괜찮은 보수 정치인과 보수 정당이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는 지라.  쫍.
하지만 끝까지 못하네요.

@ drlinus
    • "국회의원은 하는게 없잖아요."
      이거 농담으로나 하는 말 아닌가요. 진짜 하는게 없다고 생각하고 하는 말은 아닐텐데.
      • 김종인씨나 윤여준씨가 안철수 후보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대목 중 하나가 바로 국회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다. 입니다.
        한마디로 민주주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잘 모른다고 평가를 하는건데 이걸로 봐선 당시 발언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_-;;
        그게 농담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평가를 할 리가 없죠.
        또한 그들이 각각 다른 캠프에 있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 하는 소리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동감합니다. 비리나 무능함도 있지만 정치인은 분명히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또 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치면 안철수는 박선숙도, 송호창도, 김성식도 '에너지 낭비하는 사람들'이라고 한 꼴밖에는 안됩니다.
      행정가와 국회의원을 분리해서, 행정가는 할 수 있는 것이 많고 긍정적인 반면 국회의원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건 대통령 후보치고 매우 얄팍하고 단순한 사고방식이에요.

      박근혜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그나마 여태껏 그쪽에서 대표하던 사람들에 비하면, 약속을 지키는 이미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약속에 동의하고, 자신과 일치하는 비전이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던 것 같아서 의심스럽습니다.
      막말로 세종시 원안을 지킨 것이 자신의 공이었다, 민주당은 그때 뭐했냐고 물어본다면 그 당시 빈사 직전까지 단식 시위를 했던 양승조 의원은 그럼 누구처럼 보름달빵먹고 우유먹으면서 공치사 한건가요? 컨텐츠 부재의 박근혜가 소신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을 얻기에는 크게 부족해보입니다.
      • 박근혜 후보에 대해 하시는 말씀은 저도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사석이라면 사석이고 공석이라면 공석에서 이 양반을 몇번 겪은 적이 있는데 그때 느낌이 의외로 나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런 쓸데없는 개인적 안타까움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_-;;
    • 제가 송호창 의원에게 식겁했던 이유도 지역구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몇개월만에 홀라당 버리고 간 것인지 하는 겁니다. 명분이야 어쨌든 민주당, 제 1야당이란 것 보고 찍은 유권자도 엄청 많을 텐데 ㅡㅡ 이후 인터뷰 봐도 자기 지역구민이나 당원이 대한 사과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더군요. 송호창도 국회의원이 뭐하는 자리인지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 송호창 의원은 무려 전략공천으로 당선된 분이죠. -_-;;
        안철수 후보가 정치에 대해 깊은 성찰이 있는 분이라면 송호창 의원이 그런 식으로 오겠다고 해도 만류를 하는 것이 정석이었다고 생각해요.
        국회의원이 필요한 건 알겠지만 과정이 그건 정말 아니었죠.
    • 잘 읽었어요. 이런말 좀 조심스업습니다만 요즘 안철수씨의 행보를 보면서 묘하게 이승만대통령이 생각나더라구요. 물론 저는 안철수씨가 독재자가 되려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이승만대통령도 그랬겠죠. 본인이 이야기하고 있는 정치개혁안이라는 것들이 실제 한국정치에 적용하게 되면 어찌될 지 정도는 생각하고 입밖으로 꺼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예전엔 안철수씨가 철인정치를 하고자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대통령 선거가 아닌 군주 선거에 출마한 걸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망상도 들어요.
      • 이게 뭐랄까. 안철수 후보에겐 상당히 실례되는 얘기일 수도 있는데요.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부터 지금까지 나타나는 높은 지지도 때문에 안철수 후보가 무언가 붕 떠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노대통령의 후보 시절이나 지금의 안철수 후보나 어찌보면 시대의 아이콘으로 지지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그러한 현상 속에서 지지도나 인기에 취하기 시작하면 정말 유권자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 지를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치는 진정성으로 하는게 아니라 명분과 실리. 타협 등으로 하는건데 나는 이렇게 진정성이 있으니 모두 믿고 따라주세요. 하는 건. -_-;;
    • 이 글을 보니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네요. 회의에서 기대수준이 다르고 원하는게 다른 양측을 부드럽게 정리하고 타협하게 하는 능력을 봤는데 어렸을 땐 그 가치(?)를 몰랐던 능력이지요.
      • 타협이란 게 어찌보면 좀 비겁하거나 심지어 나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타협을 이끌어내는 능력이야 말로 어디에서나 필요한 것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이건 상당한 용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구요.
    • "국회의원은 하는게 없잖아요."라는 말은 선의로 해석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는 무언가 판을 주도하기엔 부족함이 있는 역할이잖아요.
      특정 당에 소속된다면, 초선의원으로서 당론에 속박되어야 할테고, 무소속 의원이라고 한다면 영향력 자체가 없겠지요.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국회의원의 수가 만만치 않게 모여 있고,
      자신이 그 집단의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모를까, 안철수가 총선에 나가서 국회의원이 되었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은 아마 거의 없었을 겁니다.

      안철수가 예전에 했던, '국민이 가장 위에 있고, 그 다음이 국회이고, 그 다음이 청와대다'라는 발언을 상기해 봐도, 그가 '국회의원은 쓸 데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국회의원 안철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이해해 봅니다.

      drlinus님의 나머지 지적들은 모두 동의하는 바입니다. 무소속 대통령 안철수가 제대로 된 행정을 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고, 신당을 만든다고 해도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지요.
      이명박의 경우처럼 대선 직후에 총선이 있다면야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총선까지는 앞으로 한참 남았습니다. 국회의원들이 굳이 지금의 당적을 버리고 안철수한테 모여들 요인도 없고,
      또 그런 식으로 모아 만든 신당이라면 어차피 '(안철수 입장에서) 기존의 구태정치를 하던' 민주당과 새누리당 의원들을 섞어서 다른 이름을 붙인 것에 불과합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시는군요^^
      • 말씀하신대로 선의로 해석할 여지는 분명 있고 초선의원의 역할에 한계가 있는 것 역시 분명합니다.
        문제는 국회의원은 하는게 없다는 안후보의 말에 의원이 하는 일이 많다는 김종인씨의 설명에 대한 답으로 나온 정치는 낭비. 라는 대목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전자의 말보다 후자의 말. 정치는 낭비라는 말에 상당히 갸우뚱했는데 오늘 발언들이 겹쳐지니 이분의 정치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_-;;
      • 단순히 '국회의원 하는 일 없잖아요'라는 말이 처음 나왔을 때의 맥락만 놓고 보면 칸막이님 말씀처럼 해석되기에도 충분합니다.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왈가왈부할때의 얘기니까 말이 앞뒤가 맞죠. 그런데 이번에 개혁안이랍시고 내놓은, 국회의원 정수를 줄인다든지 하는 이야기와 맞물리니까 drlinus님과 같은 우려(저도 마찬가지)가 저절로 터져나올 수 밖에 없는 거죠.
    • 저번에 나왔던 '청와대 이전' 발언도 그렇고, '국회의원수 줄이기' 발언도 그렇고, 안철수가 가지고 있는 정치관이 무척 피상적인 데 머물러 있다는 느낌입니다.
      국회에 대한 존중이든, 혐오든 확고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머릿속 정리가 안 되어 있는 상태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이런 상태에서 덜컥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고요.

      또 한가지 의문이 가는 것은 이런 발언들이 참모들과의 숙의를 통해 나오는 게 아닌 것 같다는 점입니다. 당장 캠프에서 반발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안철수 캠프는 시스템 상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박근혜만 잡을 수 있다면 아무나 상관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안철수로는 불안하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 그래서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경력이 없는 분이 대통령 후보가 되고 심지어 당선되는 건 상당히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밖에서 정치에 대한 현상이나 문제점을 얘기하는 건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직접 경험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정치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없는 안후보.
        그리고 자꾸만 이상적 - 개인적으로는 이상적인 얘기라기 보다는 비현실적인 얘기라 생각되지만 - 아젠다랄까. 여튼 그것들만 툭툭 던지는 것이 저도 상당히 우려스럽고 솔직히 불만입니다.

        그리고 안후보의 캠프 구성을 보면 기존 정치인들이 분명 있긴 하지만 대선이란 가장 큰 선거를 주도적으로 치뤄본 사람들이 거의 없어 보이는데요.
        선거 과정만 놓고 보면 상당한 아킬레스건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이 오늘과 같은 일을 만들어냈다고 보구요.
    • 안철수 후보를 비판하는 글은 거의 안철수는 착한 이명박에 불과하고 박근혜는 역사 인식만 아니면 괜찮은 후보다 라는 논지로 흐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 제글이 그런 논지로 읽혔다면 저의 글쓰기 능력에 문제가 있는 듯 합니다. -_-;;
        정치를 낭비라 생각하는 지점이 가카의 기본 인식과 같다고 말씀드렸다 해서 제가 안철수 후보를 착한 이명박이라 판단하는 건 아닙니다.
        가카의 그런 인식으로 인해 지난 5년간 국내 정치가 어찌 굴러갔는 지를 생각해보면.
        그리고 현 집권세력의 권력 연장을 분명하게 반대한다는 안철수 후보라면 적어도 그런 정치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쓴 대목일 뿐입니다.

        박근혜 후보는 최소한 저에게는 괜찮은 후보가 아닙니다.
        역사 인식이 개선된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괜찮은 정치인이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사회적으로 도움되는 부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란 말씀을 드린 것 뿐이랍니다.
        박근혜 후보 부분은 쓸까말까 소소하게 고민하다 조금 썼는데 역시 괜히 썼나봅니다. :)
    • 가카 재임 내내 야권의 맏형이란 이유로 무언가를 늘 요구받는 모습이 가끔은 좀 불쌍하긴 합니다.
      자업자득이긴 한데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을 향해 개혁해라. 부족하다. 이런 얘기들 하는 것을 보면 뭐랄까. 아무리 자업자득이라지만 민주당 참 만만하게들 생각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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