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님의 질문에 간단히
양산님 질문에 간단히 답합니다.
미국의 경우 허핀달 인덱스 (Herfindahl–Hirschman Index)가 3,000을 넘으면 US Department of Justice가 기업에게 자산을 매각하거나 나누어서 시장지배력을 줄이라고 요구합니다. HH index는 각각 회사의 market share를 제곱한 후 더한 것입니다. 완전 독점의 상태라면 HH index는 10,000이 되겠죠. 이것 말고도 시장지배력을 재는 방법에는 large 4, large 50 등이 있습니다. 4년마다 모든 업계에 대해 전수 조사(sample이 아니라 population) 를 하죠.
미국이 독과점을 규제하는 anti-trust regulation을 갖고 있는 이유는 독과점이 효율을 저해하고 자원의 낭비를 가져오며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끼친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자본주의 사회이고, 독과점과 담합을 싫어합니다. 항공사 업계에서 담합논의 전화가 녹음되어 크게 벌금을 먹은 경우가 유명합니다. 독점이 좋으냐 시장이 국가 경쟁력에 좋으냐 이 문제에 대해서는 30-40년전부터 연구자들이 열심히 연구해왔죠. 기업간 경쟁이 치열할 수록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고 혁신이 일어나기 때문에, 미국이란 국가는 경쟁적인 시장을 원하고 기업은 당연히 독점을 원하죠. 다만 철도나 통신같은 업계는 특수한데, 중복투자가 이뤄지면 오히려 그것이 자원의 낭비를 불러오는 업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통신사가 난립하면 똑같은 지역을 커버하는데 중계기를 몇백대를 세우게 되니까 이런 업계에 한해서는 지나친 경쟁이 외려 비효율을 가져오는 셈이 되겠지요.
한국의 경우는 미국처럼 자본 시장의 규모나 소비자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으니까, 이 작은 판에서 고만고만한 기업들을 쪼개서 키워봤자 세계경쟁력이 있겠느냐, 그러니 대표주자로 재벌들의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논리가 있고, 그래서 재벌들이 국가주도의 경제하에서 크게 성장을 했죠. 실제로 예전에는 작동했었구요. 그러나 지금도 매출이 수익보다 더 중요한 시대이냐, 대기업 몇 개가 실업률을 좌지우지해줄 수 있는 시대냐, 값싼 인풋을 늘려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시대냐, 라는 의문이 있습니다. (제 기억이 옳다면, input driven 경제성장에 대해서, 박승 총재는 그런 식으론 더이상 안된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양산님 질문에 대한 답이고 ...... 여기부터는 사족입니다.
재벌이 잘되야 나라가 잘 산다, 대기업이 잘되어야 나라가 잘산다고 하는데 더이상 적하효과 (trickle down effect: 고소득층 수입 증대가 저소득층까지 흘러간다는 이론)가 체감되지 않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 같은 경우는 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수가 많고 부품공급자들suppliers이 많기 때문에 적하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만, 반도체같은 경우는 적하효과가 적습니다. 국민들은 전기 누진세 물어가면서, 한전은 재벌들에게 매년 값싼 전기 제공하느라 2011년도만 7792억의 손실을 감수하고, 국민들은 노후자금 희생해서 죽어라 사교육비 내서 재벌들에게 인재를 싸게 제공하고, 재벌기업 총수가 탈세에 배임을 저질러도 국가 경제에 공헌이 있으니 나와야한다고 양형을 받습니다. 홍종학 의원같은 경우는 재벌들이 1년에 정부로부터 중소기업 지원금 수조원의 대부분을 가져간다, 심지어 중소기업보다 세율이 낮기까지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는, 대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먹여살리는 가장같은 존재다 라는 국민들의 이해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더이상 대기업의 과실이 아래까지 흘러나오질 않습니다. 나가서 열심히 수출하고 국가 경쟁력 높이라고 지원해서 한국의 대기업이 지금 이만큼 온 것이죠. 그 과실의 중심에 있는 고 이병철 회장의 딸 이명희 회장은, 공정위 판단에 따르면, 자기 딸의 빵집사업에 부당지원을 해줍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부당지원 덕에 경쟁 베이커리, 중소 피자업체는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매출이 급감했다고 합니다. 고 이병철 회장의 손녀, 이명희 회장의 따님인 정유경 부사장은 배당금 12억원을 챙겨갑니다. 재벌 딸이라고 빵집을 열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맛있는 빵을 싼 값에 제공한다면 소비자들에겐 이득이 돌아갑니다. 공정한 룰에 따라 경쟁한다면 말입니다. 제가 최근에 한국 경제신문의 칼럼을 읽었는데, 일자리는 오로지 기업에서 나온다며 "밥통"이라고 꾸짖더군요. 이 경우 대기업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고용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한국 자영업자들은, 특히 요식업계 자영업자들은 이미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미국과 견줬을 때, 인구 백명당 요식업체의 숫자가, 한국은 미국의 두배입니다. 경쟁이 그마만큼 치열하다는 이야기죠. 그런데도 이 좁고 어려운 판까지 들어와 불공정한 룰로, 부당지원으로 알겨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얼마전에 다음 아고라에서 삼겹살집 가격을 두고 쌈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삼겹살집 사장님이 더 부지런하지 못하다고 못해먹겠으면 때려치라고 탓을 합니다. 정말 분노해야할 대상은 따로 있지 않은가 싶은데요. 한국사회에서 대기업이 고용창출이 아니라 고용독식을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혜자가 아니라 수혜자입니다. 이런 프레임에서는 좋은 인재들이 창업을 할 인센티브가 줄어들고 대기업에 취업하는 쪽을 선택하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홍종학 박사가 잘 말씀하시고 있으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링크 글 읽어보시면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논설실장이 못마땅해서 으르르 딱딱 거리는 순환 출자, 집단 소송제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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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이게 이제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요. 하나는 구조적으로 여태까지 재벌을 지원을 해왔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업이 독과점으로 이제 고착이 되어 있어요.
▶정관용> 그렇습니다.
▷홍종학> 그러니까 지금 기름값을 내리려고 그렇게 노력을 하더라도...
▶정관용> 정유사들 때문에?
▷홍종학> 정유사들이 몇 개 안 되니까 경쟁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바로 정부가 이게 경쟁이 많다 보면 기업들이 조그마해지고 그러면 국제 경쟁력을 낼 수가 없다고 그래서 일부러 저렇게 만들었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독과점 이윤을 어떻게 보면 정부가 보장을 해온 것이지요. 그렇다고 한다면 이제는 우리가 다시 최소한 이들 기업들의 그런 담합이라든가 이런 것은 철저하게 우리가 좀 없애야 되는 것 아니겠는가.
▶정관용> 공정거래위원회가 항상 하고 있지 않습니까? 담합 적발.
▷홍종학> 그게 지금 거의 안 되고 있는 거지요, 사실상. 그래서 이제 재벌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기에서 올리고 있고요. 이제 그러다 보니까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재벌들이 그렇게 산업을 장악을 하고 있다 보니까 중소기업들, 하청업체들이 다른 데하고 계약할 데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여기에서 바로 우리나라의 하도급 문제가 생기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미 구조상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정관용> 그럼 그 독과점 체제를 완전히 깨야 돼요?
▷홍종학> 그러니까 이제 그것을 깨지 못하니까 우리가 이제 새로운 기업이 들어가도록 열심히 해주고, 그 다음에 현재 그 독과점 체제 하에서 그 독과점 경제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되고. 그 다음에 이제 하도급 업체한테 이렇게 갑을 관계로 이렇게 수탈했다고 그럴까요, 그것을 이제 억제를 해야 되는 거고. 이게 이제 하나의 측면이라고 한다면 구조적인 문제를 과거부터 만들어왔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한쪽에서 규제를 해소를 해줘야 되고요. 아니면 이제 정부에서 지난번에 이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하듯이 그것을 자연스럽게 동반성장으로 어떻게 풀어보자. 독과점을 깰 수가 없으니까...
▶정관용> 이익공유제나 뭐 이런 방식을 통해서?
▷홍종학> 이런 방식으로 풀어보자. 이게 이제 하나의 방식이고. 또 하나는 지금도 재벌에 대해서 막대한 지원을, 그러니까 대표적으로 이 정부 들어서 부자감세를 했다거나, 그래 가지고 재벌들에게 감세를 해줬다거나 혹은 저금리 고환율 정책으로 해서 수출 대기업에게 막대한 돈을 뭐 사실상 지원해준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지요. 직접적으로는 2008년도인가 9년도인가 경제위기가 오니까 오래된 차량을 타시던 분들한테 새 차를 샀을 때 200만원인가 지원을 해준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80~90%가 지금 하나의 기업이 공급을 하고 있단 말이지요.
▶정관용> 현대기아차.
▷홍종학> 현대기아차가 하고 있으니까 그 사실 보조금이 전부 다 그 기업한테...
▶정관용> 들어가지요.
▷홍종학> 들어간 것이지요. 바로 이런 방식의 지원이 지금도 있고요. 더 중요한 것은 세금을 굉장히 많이 깎아줍니다, 우리 정부가. 이게 말씀드린...
▶정관용> 감면 제도?
▷홍종학> 예, 세금, 우리가 조세 지출이라고 공식적으로는 그렇게 되어 있는데요. 그래서 조세 지출의 규모가 지금 뭐 5조가 넘어간다는데, 그 중에, 이게 사실은 중소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한 이런 것들이 많은데, 실제로 가서 보면 대기업들이 80~90%를 가져간단 말이지요. 바로 이렇게 지금 여러 가지 다양한 차원에서, 구조적으로, 그 다음에 이렇게 직간접적으로 지원으로 인해서 우리 대기업한테 사실상 엄청난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대기업들이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하고 있느냐. 그러니까 이제 저희는 그렇다면 국가가 할 일이 도대체 무엇이냐. 국가가 재원이 있다고 한다면 이것을 계속 저렇게 대기업한테 지원해주는 것이 맞느냐. 아니면 지금 예를 들어서 삼성전자, 하나의 기업만 하더라도 세계적인 기업인데 저 기업에게 전기세 깎아주고 세금 감면해주고, 그 다음에 어디 가서 투자하면 또 투자 감면해주고...
▶정관용> 투자세액공제 이런 것?
▷홍종학> 투자세액공제해주고, 또 무슨 기업도시 만들면 거기에서 법인세 깎아주고, 이것이 맞는 이야기냐. 그래서 우리 재벌이 심지어는 중소기업보다도 세율이 낮게 되는데, 이것이 과연 합당한 현재 체제에 맞는 것이냐. 그러니까 저희는 이제 이런 이야기지요.
▶정관용> 그런데 예를 들어서 투자를 하면 세액을 좀 깎아준다든지, 고용을 하면 또 뭐 좀 감면해준다든지 이런 것은 대기업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중소기업에게도 있지 않아요?
▷홍종학> 그러니까 이제 바로 그런 제도가 아주 오래 전부터 아, 이게 우리 세액이 줄어드니까 이 제도를 없애야 된다, 그렇게 많이 이야기했는데, 아, 우리 중소기업을 위해서 이 제도를 없애면 안 된다, 라고 계속 유지가 되거든요. 그런데 실제로는 80~90%는 다...
▶정관용> 대기업 쪽에 간다?
▷홍종학> 재벌이 다 가져간단 말이지요.
▶정관용> 혜택을 다 가지고 간다?
▷홍종학> 예, 그러니까 이제 그런 것들은 우리가...
▶정관용> 그렇다고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게는 이제 그런 것 안 한다, 하기도 좀 어렵지 않을까요?
▷홍종학> 그런 걸 이제 해야 되는 거지요.
▶정관용> 해야 된다?
▷홍종학> 저희가 이야기하는 것은 이거입니다. 그러니까 대기업이 그동안에 국가로부터 받았던, 국민 경제로부터 받았던 혜택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하면 아까 말씀드린 선순환 구조가 다시 되면 좋겠다. 그런데 대기업이 그것을 하고 싶지 않다면, 그러면 이제 우리는 다른 생각을 해야 되는 것 아니겠는가.
▶정관용> 다른 생각이 뭡니까?
▷홍종학> 그게 바로 이제 그 재원을 가져다가 우리 대학생들한테 반값 등록금도 해주고, 그 돈을 가지고 우리 복지 재원으로 쓰고.
▶정관용> 그러니까 대기업에 대한 각종 조세감면제도는 없애자?
▷홍종학> 그렇지요.
(중략)
▷홍종학> 이거의 핵심은 바로 이런 거지요. 그러니까 전경련의 정치적 영향력이 경제력이 커지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력까지 커져서, 지금 일반 국민들과 재벌의 이해가 상충되었을 때 정치권에 어떤 입법이라든가 아니면 정책이 그렇게 전경련에 유리하게, 재벌에 유리하게 바뀐다는 게 사실상 핵심 중의 핵심이지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재벌한테 유리한 이런 제도라든가 이런 것들이 계속 유지가 되어 왔던 것이 뭐냐 하면,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는데 정부는 재벌들한테 엄청난 돈을 지금 퍼주고 있고. 그러니까 일반 국민들한테는 아, 저게 나한테 와야 될 돈인데, 이것조차도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안 알려져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런, 저희가 정관경언 유착, 이런 표현을 씁니다. 그래서 이제 경제가 이 모든 것들을 장악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바로 이런 것들을 언론을 통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아마 지금 재벌이 매년 수조원씩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아마 이 이야기를 들으시면 깜짝 깜짝 놀라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지금 복지 지출을 저희 당에서 늘리자고 이야기를 했더니 돈이 없다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돈이 없는 국가에서 저렇게 세계적인 대기업한테 막대한 돈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이 그 실상을 다 알고 나면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시게 될지, 그리고서 이제 이런 것들에 대해서 보도하지 않는 언론, 이런 것들에 대해서, 뭐라고 그럴까요,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관료, 이런 것들이 바로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봐야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