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9] 평생 이렇게 '사랑'을 모르고 살면 어쩌죠? 무서워요.

 

아. pms의 영향인 지 갑자기 처절하게 우울합니다.

 

 

제가 하는 갖가지 일에 대한 좌절감이 들기 시작하고, 3개월 여 동안 좋아했던 짝사랑(이제 인정하려합니다)이 저를 미친듯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제 폐부를 칼로 도려 내듯이 아픕니다. 

토요일날 그룹미팅을 가질 예정인데, 거기서 벽에 밀친 후 키스를 퍼부을까요. 좋아해왔다고 날 받아달라고 고백할까요.

 

늘 이런 짝사랑 싸이클을 돌다가 역시 내 삶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건 무리라며 또 혼자 외로워지곤 했었는데,

 

eat pray love에서 말했듯, 더 큰 균형을 만들어 가는 '사랑'이라는 것을 하지도 못하고 저는 몇년 째 이 작은 그릇에서 혼자 살기도 벅차하고 있네요. 

싫은 사람이 들어오면 그대로 뻥. 좋은 사람에겐 내가 용기가 없어 뻥. 

 근 3달간 간질간질하게 하는 '누군가'가 생겨서 붕 떠 있었는데, 다시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아. 맞아. 내가 원래 이랬었지 ㅋㅋㅋ라고 새삼 깨닫네요.

 

 

 

어제도 똑같이 이런 기분을 느끼다가 못 참고 문자했는데 몇번 하다 씹혀서 그 사실이 너무 너무 너무너무 슬퍼요.

아마 몇번의 데이트 후 확실히 성적인 긴장감이 떨어지고 - 연인으로서의 가능성이 없어진 것이 겠지요.

 예전에는 늘 조잘조잘 질리도록 대화했는데. 데이트 때 예쁜 옷을 입고나가서 내숭을 부리지 않은게 후회됩니다.

아. 내 흑역사 괜히 밝혔어..........

 

하지만 이런생각도 늘 든단 말입니다.

'진정한 나'를 보여주는 게 진짜 사랑 아닐까? 

진짜 나를 보여주니 사라진다면 이건 그 사람과 나랑 맞지 않는다는 뜻이겠지?

 

 

어려워요. 진짜 어려워요.

이러다 평생 누군가와 사랑하지 못할 것 같아요. 진짜 오랜만에 온 '이 사람이다' 였는데. 

 

 

    • 진정한 나,진짜 나를 좋아해주는 건 눈에 콩깍지가 씌인 다음에도 충분합니다.초기의 내숭은 어느 정도 필요한 것도 같아요.
    • 네 그렇습니다 진정한 난 새로운 나로 거듭나 다시 도전하는거죠.
      지나면 처절한 우울도 괜찮았어요 지나면 다 그렇지만.
      • 전 이런거 였던 것 같아요.
        '이래도 날 좋아해줄꺼야?'
        '이래도? 이런 모습까지?'

        기대가 컸죠.

        상대가 제 그런 모습에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했어요 전.
    • 벽에 밀친 후 키스라는 건... 성추행일까요?
      • 그냥 뭔가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다가 뺘말때기 맞고 싶네요.
    • 지난 날의 절 보는 것 같아요.... 기운내세요. 꼭...
    • 나를 먼저 사랑하면 남들도 날 사랑해줄꺼라는 거짓말은 안칠게요. 근데 본인 싫다는 사람땜에 이렇게 멘붕하고 괴로워야할 정도로 본인이 하찮다고 생각하세요 정말?
      • ... 그건, 내가 마음먹는다고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내 마음이 좋아하는 상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의 자괴감은 말이지요...
        • 저도 그맘 잘 알죠 ㅠㅠ 저도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큼 거절당하고 차여봤으니까요. 하지만 저도 글쓰신분같은 멘붕 수도없이 겪고 난 후의 결론은 결국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땜에 망가지는 것만큼 무의미한건 없다는 거였어요
    • 왠지 막 응원을 해드리고 싶은 글이군요...

      연장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짝사랑과 외로움 조차도 다 젊어서 좋을때 할 수 있는거라는 생각이구요. (음... 김난도가 이렇게 욕먹게 되는거 군요... 어쩌면 그도 젊음이 부러워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 )

      그리고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진짜 나'라는게 딱히 있지는 않다, 뭐 이런 생각입니다. '진짜 나'를 보여주고 싶다면, '진짜 나'를 보여주고 싶은게 '진짜 나'일 것이고, '진짜 나'를 보여주고 싶지 않다면 '진짜 나'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을 따라가는게 '진짜 나', 즉 자신에게 충실하는 거라고 말할 수 있구요.
      물론 이런 논증은, 바꿀 수 없는 '내가 했던 일 = 과거'와 바꿀 수 있는 '나의 생각 = 미래'를 섞어 버린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좋아해서 그랬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 소요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 만나는 초반에 나를 다 까발리다시피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악행이 아닌 이상은요. 만나는 초반이니 서로에게 잘보이려고 노력하겠구나 정도는 감안하고 보는 것 아닐까요? 오히려 초반에 이러저러하게 행동했을 때 잘보이려고 노력할 시점에도 이런데 평소에는 더하겠다 식으로 생각해서 호감도가 떨어지지 않을지.. 저는 소개팅으로 남편을 만났어요. 남편은 속았다는 말을 자주 하죠. 만나서 착한척 귀여운척 밝은척을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정체가 밝혀진 지금도 서로 의지하고 다정하게 지낸답니다. 저는 남자친구를 대부분 소개팅으로 사귀었는데 늘 초반엔 착한척 귀여운척 밝은척을 했고 사귀고나서는 이내 정체가 밝혀졌지만 그걸로 꼬투리 잡힌 적은 없었네요. 너무 죄의식 갖지마시고 초반에는 상대방도 그럴거다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척도 하고 그러세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그러면서 그럭저럭하게 연애하고 살아가더랍니다. 연애를 오랫동안 안하고있는 친구들을 보면 연애에 대해 완벽주의가 있더라구요. 조금이라도 세속적이고 때뭍은 것은 가식적인부분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경계하는. 그런데 세속적인 것이 섞이지 않은 무언가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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