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윗층인 6층 인간들이 쥬라기 공원에서 T-Rex가 걸어 다니듯 쿵쾅거리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이 새벽에 TV소리까지 크게 웅웅거리길래, 더는 못 참고 방금 직접 6층으로 올라간 터 였습니다.
역시나 그 집 현관문 안 쪽에서 TV소리가 웅웅대는 것 같아 치솟는 짜증을 억누르며 초인종을 한 번 눌렀는데 초인종을 누르고 보니 소리가 어째 6층이 아닌 다른 층에서 나는 것 같았죠.
하여 초인종 소리에 잠이 깬 6층 사람들이 씨바거리며 나오기 전에 후다닥(...) 7층으로 올라갔더니 역시나 소리가 좀 더 커졌고, 8층으로 올라가니 더욱 커졌고 9층에 다다르자 엄청나게 큰 TV소리가 울리고 있었습니다.
소리는 확실히 9층 집에서 울리고 있었는데, 데시벨이 집에서 TV를 볼 때 다소 크게 음량을 올려놓은 수준이 아니라 TV의 볼륨을 있는데로 다 올려 놓았을 거라는데 내 오른 손모가지와 전재산을 건다 어뗘? 쫄리면 디지시던가... 라고, 남의 집 현관 앞에서 혼자 개소리를 할 만큼 엄청난 소리였습니다.
이정도 음량이면 집에서 TV를 보는 사람도 엄청 괴로울텐데...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9층 사는 아저씨는 안면이나마 아는 아저씨인데 전혀 이런 민폐를 끼칠 타입이 아니었고 실제로 오늘 이전에는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죠.
이건 뭔가 좀 이상하다.
싶은 생각에 처음 화 났을 때의 기세도 잊고서 머뭇거리며 초인종을 눌렀는데...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몇번이고 다시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며 사람을 불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TV소리는 엄청나게 큰 소리로 울려대고...
그런 괴이한 상황에서 한참을 사람을 불러내려 노력하다가 제풀에 지친 저는 이번에는 경비실로 내려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인터폰을 부탁해봤지만 역시나 무반응...
이쯤되니 어딘가 스산한 기분마져 드네요ㅎㅎ;;
바로 이 글을 쓰기 십여분 전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TV소리가 나질 않는데...
어째 그게 더 괴이하고 으스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