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듀숲) 엉뚱한 지시가 내려오니 여럿 괴롭네요 ㅠㅠ

얼마 전 사장의 지시사항이 있었습니다. 뭔가 거창하게 말하긴 했는데, 직원들의 공통된 의견은 사심이 가득한 지시사항이라는 거죠. 본인이 회사돈으로 놀고싶으니 뭔가 타이틀을 붙여 행사를 만들어서 사람들 초청하고 좀 놀아보자 이겁니다. 문제는 그런 주제에 조용히 아는 사람들이나 불러 놀 것이지, 초청 대상은 무지 빡씨게 잡아놨다는 거죠. 함부로 부르기 어려운 사람들이에요. 본인이 초청 가능한 인맥 리스트를 준 것도 아니고, 그냥 이러이러한 사람들 좀 불러봐 정도의 지시랄까요. 그것도 매우 촉박하게.

 

실무팀은 난리가 났습니다. 이리 저리 컨택해봤지만 대개 콧방귀도 안뀌죠. "우리 사장이 그걸 왜 가는데?" 혹은 "그걸 이제 연락해? 우리 사장이 한가해보이냐?" 정도의 반응. 사업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면 할수록 비웃음의 강도는 높아집니다. 제3자가 들어도 이건 제대로 된 행사가 아닌거죠. "사장 지시로 그딴걸 한다고? 후훗." 전화 돌리는 직원들은 뭐 쪽팔려 죽겠다는 반응.

 

손님이 없으니 이 행사는 나가리 되어야 할 운명. 여기서부터 예상 가능한 문제가 생기는 거죠. 이게 나가라되어야 한다는 건 모두가 공감하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 즉 직접 그 사실을 보고해야 하는 팀장 이상의 관리자들은 말단과는 입장이 다른 거죠. 죽어도 자기 입으로 그런 보고는 못하겠다는 입장인게 눈에 보여요. 어떻게든 더 확보해보라고 지시하면서 갈수록 섭외 스탠다드는 낮아지고, 시일이 촉박해질수록 초청이 점점 무뢰한 일이 되어가지만 절대 내 손으로 나가리 시키진 못하겠다는 의지!

 

팀장이 평소에 "무슨 일 있으면, 특히 안되는 일 있으면 빨리빨리 보고해라. 그래야 뭐 대책을 세우건 어쩌건 하지."라고 강조했던 사람이라, 정작 일이 잘 안되자 사장한테 보고 못하고 벌벌 떠는 모습에 뭐 말단들이야 모여서 뒷마다를 까긴 합니다만, 팀장 입장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닙니다. 겁나겠죠. 특히나 이 사업은 애초에 사장의 지시사항 자체가 무리한 거라서 본질적으로는 "니가 이상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지시를 내려서 못하겠다"는 게 보고의 결론이 되어야 하는데, 사장이 그걸 받아들일리가 있나요. "무능한 색히. 그거 하나 섭외 못해?" 하고 쿠사리 주겠죠. 에효.

 

결국 사장은 말 한마디 한마디, 지시사항 하나 하나에 신중해야 한다능. 얼마나 진지하게 내린 지시였는지 현장에 없었어서 모르겠지만, 하여간 나비효과를 제대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도 그 태풍 안에 있다는 거. 흑흑. ㅠㅠ

    • 얼마전 시마과장인가 거기서 하여간 팀장이 사장한데 "NO"소리를 못하고 거의 사비까지 들여서 캘린더 제작을 죽싸게 다시 했는데, 사장이 그걸알곤 해고했던 에피소드가 떠오르네요.
      당사자에게는 NO소리가 힘들때가있다는. 특히나 뭐만하면 나무라는 상사한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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