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명절지난후 바낭.

1. 추석때 아버지에게도 봉투를 드리는 건가?


추석에 처가와 본가를 돌고 왔습니다.

부모님들께 봉투를 준비했는데, 여보님이 '아빠는 추석때 하는 것도 없는데 왜 드려요? 원래 아버님도 드리셨어요?' 라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울 아버지도 명절에 진짜 손 하나 까딱 안하신단 말입니다. 우리집이 큰집이 아니어서 손님 치를 일이 없으니까 그나마 다행일까..

그래도 명절이면 이것저것 명절음식을 안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집에 있을땐 어머니 준비하실때 옆에서 송편이나 만두를 빚는다거나 뭔가 잡다한 심부름이라도 했는데..

제가 결혼한 이후에는 어머니 혼자 다 준비하셨죠. 


그래서 밥을 먹다가 '아버지는 엄마 좀 도와주셨어요?'라고 물어보니 아버지가 '허허.. 난 할줄 아는게 없어서 도와준다고 하다 일만 저질러.. 안도와주는게 도와주는거야' 라고 하십니다. 아니 아버지.. 고등학교때 상경해서 10여년을 혼자 자취하신 양반이 '할줄 모른다' 라고 하시면 안되죠.. orz..


그나저나 왜 저와 제 동생은 추석과 명절때마다 아버지, 어머니께 각각 봉투를 드렸던걸까..

설이야 세배하고 드린다 치고 추석은..?


하지만 결국 장인어른께는 안드리고, 아버지께는 드렸습니다. 결혼하고 안드리면 이상하다는 여보님의 의견에 따라서.

장인어른께 좀 죄송하네요.. -.-;;;;



2. 추석때 처가를 먼저 가면 부모님이 싫어하시나?


결혼전.. 지금 여보님을 만나기도 전부터 부모님한테 명절관련해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요즘에 자식이 하나나 둘이고 출가외인이라는 말도 다 옛말이다. 니 시누이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얼굴보고 밥먹고 가라 라고 하는게 명절 스트레스중 하나란다. 딸들도 친정식구들 모일때 같이 보고 싶은게 당연한건데 시댁 위주로 명절을 치뤄서는 곤란하단다.. 우리집은 다행히 아들만 둘이니 나중에 둘다 결혼하면 스케줄 맞춰서 한번은 처가를 먼저가고 한번은 본가를 먼저 가는 식으로 해야 할것이다. 혹시나 처가가 멀어서 명절연휴에 두집다 가기 힘들면 한집씩 번갈아 오겠다.'

부모님도 일상생활에서 아주 보수적인 분들은 아니고, 주변에 자식결혼시킨 친구들 보니 니말이 맞구나.. 라고 하셔서 결혼후에 처가와 본가를 돌아가면서 먼저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처가는 큰집이라 장모님이 음식을 많이 하세요. 지난 설에는 동서댁이 입덧을 하셔서 처가에 먼저 가서 음식 하시는걸 도와드렸어요. 그리고 이번 추석 직전에 동서댁에 둘째를 보셨죠. 원래는 본가에 먼저 갈 차례인데 그럼 장모님이 그 많은 음식을 혼자 하셔야 할게 뻔하니.. 부모님께 사정이 이러이러하니 이번에도 처가에 먼저 가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여보님은 '그렇게 사정 따지다 보면 시댁에 먼저 가기 어렵다. 그냥 무시하고 가자.' 라고 하셨는데, 저희 부모님이 (정치빼곤) 꽉 막힌 분도 아니니 괜찮다고 하고 말씀을 드렸죠. 어머니가 조금 서운해 하신것도 같은데, 그게 며느리들이 해주는 음식 먹고 싶다는 것 보다는 며느리들이랑 같이 뭘 하시고 싶어하시는 듯..  평소 본가에 가면 설거지도 안시키고 아침도 챙겨주시거든요. 대신 내년에 두번 다 본가에 먼저 가겠다고 했는데 사실 그때 사정 봐서...(...)


그런데, 오늘 윗분들이랑 얘기하는데, 처가에 먼저 갔다니까 '아버님이 안서운해하셔?' 라던가, '야, 장남인데 제사는 안지내더라도 본가 먼저가야지' 라던가 '부모님 눈치 잘 봐라' 하는 식의 훈수가 들어오더군요.


생각해보니 처가와 본가를 번갈아 먼저 가겠다는 것도 겉으로는 합의였는데, 사실 제가 '요즘 세태가 이렇다' 라면서 일방적으로 통보한건가 싶기도 하네요. 동생네는 걍 아무생각 없이 '어, 형네가 그런다니까 그러자' 라고 한것 같구요. 아마 전통적(?)으로 본가를 우선시 한다고 싫어하시진 않겠죠.. 평소 말씀하시는거 보면 본가를 매번 먼저 가도 '부모님이 보고 싶어하실텐데 얼릉 가라' 라고 해주실것 같긴 합니다. 


솔직히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처가보다 본가를 아무래도 더 가게 되는데(본가까지 1시간20분, 처가는 거기에 다시 1시간 추가)...  이정도야 수용하시겠지 싶은 생각입니다. 처가 식구들은 한달에 한번 볼까말까 한데, 본가는 한달에 한번은 꼭 가거나 부모님이 오시거나 하니까요. 게다가 제가 어머니에게 전화도 거의 매일 드리니까요.  설마 속으로 꽁하시진 않을거라 믿어 봅니다... 


    • 1. 좀 이상해요. 혹시 양가 부모님께 선물도 드리고 용돈도 드리시나요?
      보통 명절에 용돈을 드리는 건 말 그대로 용돈이기도 하고, 마땅한 선물을 못 사서 대신 드리는 것이잖아요.
      명절에 아무것도 안 하신다고 안 드린다는 건, 명절에 드리는 돈이 고생하셨다는 것에 대한 대가인가? 싶기도 하네요.
      전 돈 벌면서 선물을 안 사면 용돈은 두 분께 다 드렸고, 형편이 괜찮으면 엄마한테 조금 더 드린 적도 있지만 아버지한테만 아무것도 안 한 적은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명절에 운전 말고는 손 하나 까닥 안 하시는 분이시고요
    • 정독도서관 / 저희 아버지는 운전도 안하십니다...ㅋㅋㅋ 설에는 두분다 드리는데, 추석땐 선물의 의미가 아니라 같이 명절준비하는 의미래요. 음식하려면 그만큼 돈도 들어가니... 추석선물이냐 명절준비이냐가 집안마다 다른가봐요.
    • 추석때 따로 용돈 드리고 어머님께는 음식장보는 비용을 따로 드려요.
      집집마다 다르군요
    • 저희도 부모님 용돈과 제수 비용 따로 드립니다. 봉투 3개ㅠㅠ
    • 엇..전 따로 드린다는건 상상도 못 했는데..부모님은 그러니까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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