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세상은 짝퉁으로 가득 찬 건가요?

전 일단 돈이 없기도 하지만 옷, 가방, 신발 이런 것들은 전부 소모품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절대 비싼 것들을 사지 않습니다.

딱히 보는 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쪽으로 허영심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대충 제 취향에 맞고, 실용적이면 쉽게 만족하고요.

이렇게 저렴한 소비를 꾸준히 이어온 인생인데, 최근에 가방을 사려고 조금 찾아보다가 동생이랑 둘이 크게 좌절해버렸습니다.

 

평범한 크기의 책 한권+지갑 핸드폰 등 기본 소지품이 들어갈만한 n만원을 넘지 않는 가방을 찾고 있었고,

평소보다 빠른 시간 내에 동생과 저의 조건과 취향에 부합하는 가방을 세개 찾아내서 기뻐했어요.

그런데 어쩌다보니 이 중에서 두개가 각각 다른 브랜드의 디자인을 아주 충실히도 베껴온 제품들이라는 걸 알게 된 겁니다.

나머지 하나는 찾아보진 않았고, 제 눈에는 생전 처음 보는 디자인이지만 이것도 분명 뭔가를 따라한 제품일 것 같아요.

 

전 이때까진 뭐 브랜드 로고를 노골적으로 갖다 붙이거나 고유의 패턴을 쓰거나 이런 게 아니면

그냥 적당히(?) 알아서(?) 디자인한 제품들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거든요.(이쪽으로 깊게 생각해 본 적 자체가 없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세상의 모든 싸구려 가방들이 무언가의 짝퉁일 거라 생각하니까 이걸 도대체 어째야 하나 싶은 겁니다.

나름대로 저작권은 존중해주면서 살고 싶은데 오리지널은 말도 안되게 비싸고, 그렇다고 가방을 만들어 들고 다닐 수도 없고....

 

그냥 어차피 짝퉁으로 가득 찬 세상, 브랜드들 끼리도 서로 베끼고 따라한다는데

신경 쓰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아무 가방이나 사서 쓰면 되는 걸까요?

모르는 게 약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싶네요.

      • 이미 여러번 나온 얘기였군요. 저도 그냥 포기하고 대충 살아야 하나 봅니다.
    • 저도 최근에 시슬리 레아백?도 더 비싼 브랜드의 카피로 유명하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랬어요. 전 레아백도 손떨려서 못 사겠던데.. 그마저도 카피 같은 거라니! 차라리 정말 듣보잡 브랜드 없는 가방을 사야겠어 하면서 시선을 돌렸는데 그것도 알고보면 대부분 '질 스튜ㅇㅌ st백' 이런 거더군요ㅜ
      • 나름 ~st 이렇게 이름 붙은 것들은 피해가면서 살아왔는데 그걸로 될 만큼 인생이 단순한 게 아니군요.ㅠ
    • 적당히 카피한 가방을 안사려면 기를 쓰고 명품은 어떻게 생겼다는 걸 공부해야 할 판이에요. 참으로 피곤한 세상입니다.
      • 진짜 책보자기라도 매고 다녀야 되는 건가요.
    • ㅎㅎ 시장 옷가게 가면 아예 "xxx 스타일" "ooo 스타일" 등으로 유명브랜드를 내세운 태그를 붙여놓고 있죠. 대기업 계열 패션회사에서도 때때로 카피하기 위해 연구할 해외 명품을 왕창 사오기 위한 해외출장이 있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ㅡㅡ
      • 한섬 계열디자이너도 명품 사와서 패턴 베끼는게 일이라던데요. --
    • 디자이너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전부 다 베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걸요.
      창의적인 디자인에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니깐요.
      시스템 타임 마인 이런 중고가 브랜드조차 전부 발망이라던지 베끼기 급급합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도 나오죠.
      앤 해서웨이가 생각없이 대형마트에서 사서 입은 파란스웨터도 하이패션의 소산물임을...
      • 쓰고 보니 저랑 같은 리플이.. 명품끼리도 베끼는걸요. 가방에 비해 티가 덜나서 그렇지 의류랑 구두도 장난 아닙니다.
    • 만약 법적으로 저작권 위배 상품이라고 생각해서 꺼려지신다면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디자인 분야는 특정 디자인에 대해 특정 업체나 개인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 2011년에도 관련 판결이 하나 있었는데...로고, 천(프린팅된 천...LV 같은 거요), 지퍼 등은 저작권과 상표권이 인정되지만 그게 아니라 디자인이 유사한 것이라면(가방 크기나 주머니의 위치 전체적인 색깔 등...)....너무 가책받지 않으시는 것이.
      물론 윤리적인 입장에서 이게 카피가 아니라고? 하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지만, 컬러와 디자인같은 경우는 대체로 창조적 재활용!을 허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어요...
      • 위안 되는 댓글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짝퉁이거나 말거나 골라놓은 가방 사게 될 것 같아요.
    • 시슬리 레아백은 프라다 백을 베꼈지만 시슬리 레아백st이라고 파는 가방도 있더군요. 다들 물고 물리는 관계인가봐요.
    • 하이패션에서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신걍 쓰시면 끝도 없으니 브랜드 크게 찍힌 브랜드 말고는 그냥 사셔도 좋을거같아요.

      허영심이라는 단어가 조금 걸리는군요.
    • 디자인도 저작권 보호대상중에 하나인건 맞을텐데요. 디자인이 아예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건 잘못된 정보 같군요.
      물론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a라는게 b의 카피냐 아니냐 이건 재판에 의해서 결정되겠죠.-그게 바로 애플과 삼성의 소송 쟁점중에 하나고요-
      • 네. 디자인이 저작권 보호 대상인 건 맞아요 하지만 판례상 대부분의 패션 디자인은 표절이나 카피 판정을 받은 사례가 드물어서 드린 말씀입니다. 패션 디자인의 경우 디자인의 사후 재활용(!!!!)이 암묵적으로 관용되는 분위기입니다. 말씀드렸듯이 로고나 특정한 지퍼 레더 천 디자인은 보호를 받구요. 지금 말씀하시는 가방 디자인의 유사성은 이런 부분이 아니라 예를 들어 어깨 줄이 어떻다, 은색 버클이 어디 달려있다 이런 거잖아요? 작년에 입생롤랑이 디자인 카피 제소 당했는데 무슨 신발 디자인이었어요 그런데 신발의 디자인이나 칼라가 유사한 것이 디자인 카피라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지요.
    • 제가 패션을 잘 모릅니다만;;; 시슬리백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언급된 레아백은 원래 이탈리아 시슬리라는 브랜드에서 만드는 가방이 아닌 것 같아요.
      우리나라 어떤 기업이 시슬리라는 브랜드를 수입해서 시슬리 제품들을 팔면서 (아마도 상표 사용권을 주고) 별도의 물건을 만들어서 시슬리 로고붙여 파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시슬리에서 마음에 드는 가방을 발견해서 시슬리 본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그런 제품 없고 그런 디자인 나올만한 형제자매 물건도 없더라구요. 물론 디자인은 더 비싼 브랜드 카피가 맞고요. 이건 2배로 고민되더라구요;;;
      • 앗 맞아요! 제가 위에 레아백 댓글 쓰면서 뭐 더 쓸 게 있었는데 그게 뭐였지 (=ㅅ=) 하던 내용이 이거였는데요. 레아백이 프라다 뭐시기 백을 카피한 거란 얘기를 듣고 1차 멘붕! 저는 그냥 브랜드 이름 있으면 다 명품인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뭐야 명품백도 명품백을 카피해?!'라고 놀랜 거였는데 더군다나 시슬리는 옷도 비싸고 화장품도 비싸니까 비싼 브랜드겠거니 했는데 옷이랑 화장품이랑 가방이랑 다 다른 브랜드라면서요? 여기서 2차 멘붕. 화장품은 프랑스 회사 같고 옷은 이탈리아군요. 가방은 그냥 국내 보세브랜드 같은 건데 이름을 그렇게 지은 거라고 다른 사이트 글에서 본 거 같아요. 그래서 시슬리 본사에 전화해서 가방 문의하면 저희 거 아니라고 한대요.
    • 갑갑해서 내가 직접 만들어 들고 다녔는데... 똑같은 디자인의 명품백이 있어! 난 본 적도 없는... 이제 나의 진로는?
      • 실력을 더 갈고 닦아 에르메스 장인으로 취업하심은 어떠하실런지....?
    • 결국 트렌드라는 것에 자신들도 모르게 이쁘다의 기준이 맞춰저 버립니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들일수록 그것이 좀 빠를 뿐이죠. 패션디자이너들은 그것을 캐치하거나 혹은 예상하거나 유도합니다. 그건 기술적인 영역을 넘어선 것이고 그런 디자인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디자이너 개인의 역량이 자본과 매체와 결합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철면피한 짝퉁 말고)카피 제품들이 많은 것은 그 만들어진 트렌드라는 것 안에서 놀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 제가 생각하는 프라다의 가장 유명한 두 백인 사피아노백과 고프래백의 차이는, '고프래는 프라다 로고를 붙인 짝퉁이 많고 사피아노는 준명품에서 자기들 로고를 직접 붙인 짝퉁 디자인이 많다' 입니다. 뭐가 더 웃긴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 프라다는 정말 레아 세이두한테 한몫 떼어줘야하는거 아닌지...더더군다나 협찬도 아니고 자기가방 들고 찍은거라는데...이렇게 대박이 났으니, 사피아노백은 뭐 카피에 카피에...카피가 너무 많아서요.
      • 꼭 미션임파서블 때문만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전에도 사피아노 좋아하는 여자분들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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